“연산군이 역질로 죽었습니다. 죽을 때 다른 말은 없었고 다만 폐비 신씨를 보고 싶다 하였습니다.” (중종 실록 1년)
연산군 사망을 상부에 보고한 이가 강화도 교동 수직장 김양필과 군관 구세장이었다. 이후 대부분의 공무원 임기를 함경도에서 보낸 구세장은 실록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리는데 죄다 나쁜 짓이다.
_ 술 먹고 난동
_ 세금 도둑질
_ 접경 지역 주민 불법 이주를 도움
세금 도둑질은 정평 부사로 있을 때 저지른 일인데 백성들이 납부한 벼 30석, 콩 70석을 장부에만 기록한 후 떼먹었다. 이 사실이 함경도 관찰사 허굉에게 발각되어 곤장 1백 대와 유배 3천 리를 세트로 획득했다. 탐관오리들 명부인 장오안에 이름을 올리는 수치도 당했다.
조선 정부가 가장 엄하게 다루었던 세 가지 범죄가 있다.
반역죄
강상죄(綱常罪) - 패륜
장오죄(贓汚罪) - 공무원 범죄
반역죄야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심각한 죄. 재미있는 것은 패륜 행위와 공무원 범죄를 엇비슷하게 두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장오죄를 저질러 장오안에 기록되면 연좌제가 적용된다. 자손들의 공직 생활에 치명타를 끼치는 것은 물론 아예 공무원 시험 응시 기회도 제한된다. 말하자면 아빠 페널티.
아빠 찬스가 있으니 아빠 페널티도 있어야 한다는 것, 조선에선 상식이었다.
- '1센티 인문학 2' (2022년 출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