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서민들의 1등 유흥지 <동전노래방>

긍정미의 만년필 그림일기

by 개꿀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60603112840_4_crop.jpeg 오늘의 이야기는 <동전 노래방>


어제 신랑이랑 <동전노래방>에 다녀왔다.


난 동전노래방은 10대만 가는 줄 알았다.

그런 곳을 30대인 우리가 가다니!!!

더군다나 단골이라니!!!!


각시야 동전 노래방 갈까?


<동전노래방>은 신랑의 유일한 유흥이다.

길 가다 동전노래방이 보이면 가자하고,

내가 기분이 언짢아 보이면 가자하고,

그동안 많이도 나를 꾀었다.


아, 싫어!


그때마다 나는 거절했는데

요즘 유행가를 잘 모르기도 하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예전엔 노래방 죽순이였다.

고딩 때는 용돈 생기면 혼자 노래방가서

내 차례 기다릴 필요 없이

모든 유행가를 다 부르곤 했다.

(이 경험은 동화 <시인래퍼>에 등장함)


다 옛날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두달 전)

회사 동료 때문에 빡친 날이었다.

6시 퇴근하자마자 가방 던져놓고

다른 동료랑 회사 앞에서 치맥을 먹었다.

날 데리러 온 신랑도 이자리에 합류했더랬다.


각시야 동전노래방 갈까?


집에 가는 동안에도 분이 안 풀린 내게

신랑이 넌지시 동전노래방을 권유했다.


동전노래방이 파라다이스라도 되는 것마냥!


나는 그날따라 신랑의 말에 도취되어

동전노래방으로 향했다.


신랑이 천원어치 4곡을 부를 때까지

나는 팔짱을 끼고 열받는 일을 곱씹었다.

좀처럼 훌훌 털어버릴 수 없었다.


각시도 한 곡 불러


신랑에게 마이크를 건네 받은 나는

우물쭈물하다 애창곡 1번 <친구여>를 불렀다.


조pd의 랩과 인순이 파트의 노래까지

완벽 (?)하게 소화하다보니

신기하게도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


그 후로 나는 추억의 노래들을 연달아 불렀고

동전을 다 쓴 우리는 아쉬운 마음으로

노래방을 나섰다.


우리 노래방 또 가자!


둘은 죽이 잘 맞아,

결국 동네 노래방으로 향했고

무한 서비스를 받으며 노래를 불렀다.


부르고 부르고, 더 이상 부를 노래가

없을 때까지...


신랑은 목이 쉬었고, 나는 지쳤다.

그날 우리는 집에 돌아와서 숙면을 취했다.


어제, 회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각시야, 동전 노래방 갈까?


평상시 같으면 이럴 때 신랑을 혼냈을텐데

나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왜냐고? 열라 재밌거든
가성비도 짱!


우리는 동전노래방에 가서

3천원어치를 부르고

집에 와서 두 발 뻗고 잤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서민들에게

<동전노래방>만한 곳이 없다.


비록 서비스는 없지만

진득하게 한곡 다 천천히 불러도 되고,

1000원에 4곡이나 부를 수 있고

쾌적한 방도 제공되고...깔끔하고!


그리하여 우리 부부가 강추한다!


열받을 때! 스트레스 쌓일 때!

소리 지르고 싶을 때는,


서민들의 1등 유흥지 <동전노래방>으로

가세요오오오오오오. (에코)



keyword
작가의 이전글(12) 성격이 급하면 사람을 웃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