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번갈아가며 육아하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어린이집이 강제 휴원에 돌입했다. 그것은, 맞벌이 부부인 우리에게 시련이 닥쳤다는 뜻이다.
"걱정스러운 때잖아요. 혹시 모르니 건강이 염려되긴 하지만 별 탈 없기를 바라는 수밖에요... 저희가 책임질 수는 없어요."
나의 육아 동지여, 말 안 해도 안다. 집에 하루 종일 있으려니 무기력하고, 좀 쑤시고, 우울하고... 그 와중에 끼니는 금방 찾아오고, 꿀순이는 울고 놀아달라 보챘지? 그런데 잠은 잘 자지 않았지?
"누워만 있지 마. 집안일하고 음악 틀고 캔들 피워놓고 그러니 좀 낫더라. 힘내."
그래도 침대에 누워 있으면 안 된다. 한시도 틈을 안 주고 내 몸을 덮치는 우울함. 안돼! 벗어나야 해!
일어서서 음악을 틀고, 설거지를 했다. 빨래를 돌리고 밥을 안치고 거실을 정리했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던 옷가지들을 정리해 넣었다. 정돈이 될수록 깔끔해지는 마음.
"이 시간이면 회사에선 오후 근무를 시작할 때군. 맡기고 온 동영상 썸네일은 잘 제작되고 있을까?"
그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놀아주지도 않는 나 같은 엄마는 천하의 나쁜 엄마라 생각했다. 그 생각에 우울해졌다.
그때 택한 게 산책이다. 무조건 밖으로 나갔다. 유모차에 꿀순이를 태워 동네를 한 바퀴 돌고 가끔씩 아니 거의 매일 시댁 가게에 가서 아기를 맡겼다.
"코로나 사태를 보니 미세먼지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
'엄마, 엄마도 나보다 더 젊은 그 나이에... 아빠 돌아가시고 우리 안 버렸잖아. 고향도 아닌 제주에 남아 우리 돌봤잖아. 나도 어쨌든 여기가 삶터니 살아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