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할 때, 코리빙 하우스 어때요?
서울시내 한 코리빙 하우스에서 이제 꼭 1년을 채우고 이사 준비를 한다.
코리빙 하우스란 Cooperative Living의 줄임말이라 하는데, 예전 외국에서 산 적이 있던 셰어하우스처럼 공용 공간이 존재하고, 이 외에 독립 공간(방, 화장실)은 셰어하우스보다 확실하게 분리되어 있는 주거 형태다.
이런 코리빙하우스를 처음 알게 된 건 이곳에 먼저 살고 있던 친한 언니 덕분이었다. 풀퍼니시드라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나는 침대, 에어컨, 냉장고부터 전자레인지, 테이블, 소파 하나도 사지 않고 정말 단신으로 이 공간에 입주했다. 인테리어도 제법 예쁘게 갖춰져 있고, 침대나 소파, 가전도 꽤 괜찮은 상품들이며 2층 공용 공간에는 회의실, 카페, 스타일러, 헬스 시설까지 그야말로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좋았다.
1년을 살고 이제 이사 나갈 준비를 하며 코리빙 하우스에 직접 살아보니 어땠는지 한 번 풀어보고자 한다.
에피소드 (링크)
에피소드는 성수동을 시작으로 강남, 서초, 수유, 신촌 등에 위치해있다. 인테리어가 꽤 잘되어 있고 수납공간이나 공용 공간도 잘 구비되어 있는 것 같다. 성수 에피소드를 가장 먼저 알아봤는데, 당시 내가 입주 가능한 방이 복층이라는 점과 주차가 기계식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라이프온투게더 (링크)
스카이라운지와 루프탑이 유명한 선정릉 라이프온투게더. 이곳은 직장과 거리가 가까워 관심 있게 지켜본 코리빙하우스 중 하나였다. 대부분 코리빙하우스 가격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85~200 사이로 다양한 방이 있는데, 아무래도 강남 한복판이다 보니 방이 작은 편이다.
지웰홈스 (링크)
지웰홈스는 동대문, 서초, 왕십리에 위치해있고 내가 가장 먼저 알아본 곳이었다. 건설사 신영에서 운영하는 코리빙하우스 브랜드인데, full-furnished room에 있는 가전/가구들이 꽤 괜찮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브랜드보다 '코리빙'이라는 이름에 조금 맞지 않게(?)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는 적은 편인 것 같다.
장점
✔ 다양한 부대시설 (카페, 운동, 재택근무 가능한 회의실 등) 이용 가능
✔ 입주민만 출입이 가능해 보안이 확실함
✔ 독립된 공간(방, 화장실)과 공용 공간의 분리로 좁은 집을 좁지 않게 살 수 있음
✔ 대부분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함
✔ 회사에서 운영해 월세 및 관리비 세금계산서 등이 투명하게 거래됨
단점
✔ 가격 (보증금 1,000만 원 / 월세 80~200만 원 선) 대비 좁은 독립 공간
✔ 비싼 관리비
✔ 층간소음 (어디나 문제겠지만)
나는 사실 코리빙하우스의 장점을 그다지 누리지 못했다. 다른 입주민과 소통은 '나눔' 같은 걸 통해서 몇 분 만나 뵌 정도고, 가장 놀랍고 즐거웠던 순간은 같은 건물 내에 내 독자님이 계셨단 사실이었다.
그 외에는 커피를 무료로 내려 마실 수 있고, 한 달에 한 번 여사님께서 방 청소를 해주신다는 점 외에는 같은 가격의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월세와 비교했을 때, 큰 장점을 느끼긴 어려웠다. 또한, 나는 이 집의 첫 입주인지라 가전, 가구가 모두 새것이라는 게 정말 좋았는데 몇 세대가 거치고 나면 이 가전/가구들의 상태가 잘 관리될지가 관건인 듯하다.
첫 독립이거나 단기 임대로 (1년 내외) 살아보기엔 정말 좋은 경험인 듯하다. 나도 이곳에서의 1년이 나의 독립 인생 중 가장 편하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