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톱을 먹어줄 쥐, 과연 어디에
밤에 손톱 깎지 말아라
왜 어른들이 밤에 손톱을 깎지 말라하셨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밤에 손톱을 깎으면 쥐가 그 손톱을 먹고 내 행세를 한단 내용의 전래동화를 들은 적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고된 직장인인 나는 일부러 밤에 손톱을 깎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부러라 할 수는 없는 게, 그냥 아침엔 정신이 없고 저녁에 씻고 손톱을 보면 "아, 깎을 때 됐는데!" 하면 시간이 열 시는 된다.
언제부턴가 일이 많아지면서는 제발 지나가던 쥐가 내 손톱을 먹어주길 바랬다.
나 대신 일을 시키고, 나는 그 쥐가 벌어 온 돈이나 축내며 살고 싶어서.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분명 밤에 손톱을 깎긴 했는데 아직도 쥐가 나타나서 나라고 우긴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마 내가 그 쥐가 아닐까 싶다.
호기심에 인간 손톱을 먹었다가 톱니바퀴 대신 마우스를 굴리는 미니마우스.
월요병을 앞둔 일요일 밤, 푸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