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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ero Aug 06. 2021

살다 보니 정우성 님께 위로 메시지를 받았다

난민만 살리는 줄 알았는데 나도 살려 주셨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데요



 얼마 전, 죽기로 마음먹고 미포 해변가에 나갔다가 시끄러운 훼방꾼들 덕분에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

 내가 묵는 숙소 1층에서 정우성 배우님을 마주쳤고  길로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있다.


 ‘살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네싶어 너무 신기해서 브런치에 글을 썼고 (링크​)  작은 반도의 천사에게 구원받은 기분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싶어 용기 내어 인스타그램을 찾아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우주 대스타이므로 수많은 팬들의 메시지가 하루에도 수십만 개씩 쏟아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내 메시지를 읽어줄 거라는 기대도, 그리고 그 메시지에 답장이 올 거란 기대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들과 함께 브런치에 쓴 글을 메시지로 묶어 보냈다.


 안녕하세요, 감사 인사드리고 싶어 메시지 드립니다.
 조금 전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던 사람입니다.

 사실 저는 심한 우울증 때문에 회사를 떠나 한 달간 부산에 사는 중이었고, 이제 끝나는 날이 며칠 남지 않아서 오늘도 해운대 바다 끝자락에 앉아서 뛰어들 용기를 내려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시끄럽고 훼방꾼이 많아서 실패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배우님을 뵙고 “살다 보니 이런 일이 다 있네” 싶어서 이렇게 가기엔 세상에 어떤 일들이 더 있을지 모르지 생각했어요.

 아는 척하고 싶었는데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길 내내 불편하실 것 같아 굳이 인사도 못했습니다.

 오늘의 일기에도 배우님 이야기를 썼어요.
 제 인생에 갑작스러운 이벤트를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밤,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가 울렸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데요


 나는 그때도 혼자 앉아 있었는데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라서 손이 덜덜 떨렸다.

 내가 지금 제대로 본 게 맞나? 싶어서 보낸 사람의 프로필을 들어가서 다시 확인하고를 다섯 차례쯤 반복했다.


 답장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작은 마음에 메시지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언젠가 또 이렇게 우연히 뵙게 될 날을 기다리며 항상 응원하겠다고 답장을 보냈는데, 곧이어 다시 메시지가 이어졌다.


 “우연히  봐도 본인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끼고 본인에 대한 응원을 평생 아끼지 마세요.”


 이름을 물어봐 주시고 이내 “OO 씨 소중한 사람이에요!”  주신다.

 심지어 내가 엘리베이터에 타기 전 담배를 태운 것도 알고 계셨다.. (이 부분은 조금 창피하다.)


 도대체 몇 사람을 살리시는 거냐고 되묻는 나의 말에는 또 그 외모만큼이나 완벽한 답을 해 주셨다.

 “내가 살린  아니라 OO 씨가 하나의 의미 부여로 자신을 돌본 거죠.”


 정답이다.

 사실 정우성 배우님은 그날 죽으려던  앞에 계획적으로 나타난  아니라, 그냥 그가 향하는 곳이  숙소였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있었을 이다.

 나는 이걸  삶의 연장에 대한 목적으로 만들기 위해  위해 하늘이 보내주신 천사라고 의미를 부여 것이다.


 배우님께 다시 뵙게 되면 건강한 모습으로, 그때 그게 저였다고 말씀드리겠다 하니 꼭 약속해달라 하셨다.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과 친구들까지 몽땅 그에게 한번 더 반해서 94년 데뷔작부터 정주행 하자고 했다.



 아, 대신 엄마에게는 조금 혼이 났다.

 “정우성을 만나는 기회가 그냥 오는 게 아닌데, 싸인 한 장, 사진 한 번 찍자고 했어야지! 동네방네 자랑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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