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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fJesse Jul 09. 2023

AI 번역기가 있는데 왜 영어 공부를 해?

완벽에 가까운 AI 번역 기능에도 불구하고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요즘 번역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요즘 핫한 Chat GPT 뿐만 아니라, 파파고, DeepL 등 정확도가 높은 번역기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Chat GPT의 경우, 영문에서 국문으로 번역하는 경우 정확도가 90% 이상으로 굉장히 높다. 국문에서 영문으로 번역은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선될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공부를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AI 통번역기의 등장과 발전으로 통번역 시장이 줄어드는 것이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비단 통번역 시장뿐만 아니라, 운전사, 의사 등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인력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는 컴퓨터 계산기가 보급된 후 주산암산기능 자격의 인기가 떨어진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격증의 인기가 떨어졌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듯 우리가 살아가면서 암산의 가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 실시간으로 통역을 하는 장치가 등장한다. 실제로 이런 장치가 나올 날도 머지않았다. 동시에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 모두가 비대면 회의에 익숙해졌고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만약 완벽에 가까운 온라인 통번역 장치 또는 서비스가 개발이 된다고 해도 영어 공부를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 


언어 속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나는 영어 공부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그러하듯,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면 생각의 확장이 일어난다. 언어는 단순히 정보교환을 위한 툴이 아니다. 언어 속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에 다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의미는 그 나라의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자신이 속해 있는 문화와 새로운 문화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작업은 사고의 확장을 불러일으킨다.


'싫으면 시집가.', '어쩔티비', 등은 어떻게 번역될 수 있는가?


    '이 애니메이션은 원어로 보면 훨씬 재미있다.', '이 (번역된) 소설은 원문을 못 따라간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가끔씩 하는 말이다. 실제로 영화를 보다 보면 각본가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이는 문화적인 차이를 번역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싫으면 시집가.', '어쩔티비' 등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들은 원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번역될 수 있겠는가?


평생 서울에 살았던 사람이 경상도 사람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물론 한 나라의 문화를 우리나라의 문화만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평생 서울에 살았던 사람이 경상도 사람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하고 있고 이 상태는 적어도 향후 2~30년간은 유지될 것이다. 미국 서부의 문화와 동부의 문화는 우리나라의 서울과 경상도 보다 더 큰 문화의 차이를 가지고 있겠지만, 핵심이 되는 언어가 동일하고 개신교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개신교와 가톨릭 문화를, 즉 기독교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연합 설립 시 이들의 가장 큰 기반이 되었다. 


    이처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는데 첫걸음이 된다. 따라서 AI번역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확장과 문화 이해를 위해 영어 공부의 중요성은 퇴색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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