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참 별일 없이 바쁜 날이었다.
아침엔 밥을 하고, 아이 등원시키고, 일하다가
점심도 대충 때우고, 저녁엔 가족들 식사 준비에 설거지,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머릿속은 하루종일 분주했고
몸은 저녁이 되자 바닥이 났다.
문득 생각했다.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데 누군가의 도시락에 담긴 반찬 하나,
아이가 건넨 "엄마 오늘도 고마워요" 한마디,
남편의 짧은 “수고했어”라는 말 속에서
하루가,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주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다.
살아가는 건 거창하거나 눈부시기만 한 게 아니구나.
이렇게 촘촘하게, 조용히 이어지는 일상 속에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이 숨겨져 있다는 걸
나는 그날 또 한 번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