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칼국수

구수한 콩가루

by 애나 강




콩가루 한 줌,
따뜻한 물 한 그릇.
엄마는 그것으로
세상을 반죽하셨다.

큰 도마 위,
밀대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 삼남매의 웃음소리가
밀가루처럼 흩날렸다.

칼끝에서 채처럼 썰려 나온
국수 한 가닥 한 가닥,
그건 엄마의 손길이었고
사랑의 모양이었다.

보글보글 끓는 육수 속으로
면발이 춤을 출 때,
온 집안이 엄마의 향기로 가득했다.

이제는 그 부엌도,
그 손도 멀리 있지만
아직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그리운 엄마의 손맛,
콩가루 칼국수 한 그릇 속에
내 어린 날이 따뜻하게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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