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가 있었다.
일도 안 하고, 청소도 미뤘고,
전화도 안 받고, TV도 틀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며
텅 빈 시간 속에 나를 맡겼다.
처음엔 이 시간이 ‘낭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으니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오래 나를 돌보지 않았구나.’
텅 비어 보였던 그 시간 속에서
마음은 서서히 채워졌다.
사소한 감사들, 잊고 있던 감정들,
지나간 일들에 대한 새로운 시선들로.
그날, 아무 일도 없었지만
나는 나를 다시 만났다.
가끔은 이처럼 비워내는 시간이
삶을 가장 따뜻하게 채우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