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려 애쓰는 마음의 그늘
요즘 나는 회전근개 통증으로 어깨와 팔이 하루 종일 아프다. 낮에도 욱신거리고, 밤이 되면 통증은 더 또렷해져 잠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돌아누울 때마다 느껴지는 찌릿한 감각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대신,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가 없으니, 나는 늘 괜찮아 보이는 사람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얼마나 아픈지, 가장 가까운 가족들조차 잘 모른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함께 약해진다. 평소 같으면 웃어넘길 일에 괜히 마음이 걸리고, 아무 말 아닌 한마디에도 오래 머문다. 그런데 이틀 전부터는 알러지까지 생겼다. 얼굴과 목이 붉어지고, 좁쌀처럼 오돌토돌한 것들이 올라왔다. 가렵고 화끈거리는 피부를 마주할 때마다 거울 속의 나는 더 예민해 보였다. 몸이 보내는 신호들이 겹쳐질수록, 나는 점점 혼자서 견디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다. 통증도, 붉어진 피부도, 그리고 이유 없이 쓸쓸해지는 이 마음까지 함께.
거울 앞에서 목의 알러지를 보여주며 남편에게 말했다. 마침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던 때였을 것이다. 그는 내 이야기를 들었지만, 곧바로 “점심은 뭐 먹을까?”라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 부인이 팔 통증으로 힘들어하고, 알러지까지 생겨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 사실보다, 점심 메뉴가 더 먼저 떠오른 것 같아서.
그가 일부러 그랬다는 건 안다. 악의도, 무심함도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그 순간, 나는 내가 혼자 아픈 사람처럼 느껴졌다. 늘 ‘그러려니’ 하며 살아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넘기려 했지만 마음 한쪽이 유난히 서늘해졌다. 아픔을 설명해야만 이해받을 수 있고, 설명해도 가볍게 지나쳐지는 관계가 문득 버겁게 다가왔다.
사실 내가 바라는 건 거창한 위로나 해결책이 아니다. “많이 아프겠다”라는 말 한마디, “괜찮아?” 하고 잠시 멈춰 서는 눈빛이면 충분하다. 내 아픔을 고쳐주지 못해도, 알아봐 주는 마음 하나면 다시 버틸 힘이 생긴다.
오늘도 나는 아픈 어깨를 조심스레 감싸 쥔 채 하루를 보낸다. 붉어진 목을 옷깃으로 가리고 밥을 먹으며 웃는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바란다. 내 아픔을 알아주는 남편이기를. 말하지 않아도, 혹은 말하는 그 순간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기를.
아픔은 언젠가 지나가겠지만, 그 시간을 함께 건너는 태도는 오래 남는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그 태도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