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빗방울과 나, 그리고 커피 한 잔

오래된 노래와 스치는 추억

by 애나 강


창밖에 비가 잔잔히 내린다. 주룩주룩, 일정한 리듬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라디오에서는 7080 발라드가 흐르고, 노래 속 멜로디와 가사가 내 마음을 살짝 스쳐 간다.

오래전 추억들이 떠오르고, 웃음과 눈물이 뒤섞여 잠깐 마음이 흔들린다.


세월은 빠르게 흘렀고, 나는 어느새 나이를 먹었다. 남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쓰고 싶지만, 삶은 늘 평탄하지 않고 걱정거리는 끊이지 않는다. 머리로는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는 걸 알지만, 마음은 쉽게 따라주지 않는다.

누군가는 걱정을 5분만 하라고 하지만, 막상 시간을 재면 마음은 자꾸만 더 길게 머문다.


혼자 생각하며 답답해하는 내 모습이 싫을 때도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 늘 맑은 얼굴을 하려고 애쓰지만, 내 마음속은 늘 맑지만은 않다.

단순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은 자꾸 꼬이고 마음은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이런 순간에도 작은 위안이 있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 향을 맡고, 오래된 노래를 듣는 지금,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그냥 느낄 수 있다는 것.


삶이 완벽하지 않아도, 오늘의 나 자신에게 잠시 쉼을 줄 수 있다는 것.


가끔은 걱정을 내려놓고, 창밖 빗방울과 커피 향, 그리고 노래에 마음을 맡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잠깐 마음을 쉬게 하면, 조금 더 단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삶은 늘 계획대로 흐르지 않는다. 걱정과 고민도 함께하지만, 그 안에서도 작은 평온을 찾는 순간이 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스치는 추억을 곁에 두고,

나는 그저 나로 존재해도 괜찮다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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