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늘 벚꽃으로 시작된다
벚꽃이 피는 계절이 오면
사람들은 늘 같은 말을 한다.
“벚꽃 보러 가야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벚꽃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조금씩 다른 마음이 담겨 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사진을 찍고 싶어서 오고
누군가는
잠깐 쉬고 싶어서 벚꽃 아래를 걷는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벚꽃이 보고 싶어서 온다.
사실 벚꽃은
그렇게 오래 피어 있지 않다.
일주일,
길어야 열흘.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하얀 꽃잎이
조용히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벚꽃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진다.
우리가 붙잡고 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그렇게 오래 남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일,
사람,
마음,
그리고 시간.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벚꽃과 닮아 있는지 모른다.
한 번 피고
잠깐 환하게 빛나다가
어느 순간
조용히 흩어진다.
그래서일까.
벚꽃이 피면
괜히 사진을 찍고 싶고
괜히 사람을 만나고 싶고
괜히 웃고 싶어진다.
지금 이 순간이
생각보다 소중하다는 걸
벚꽃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벚꽃이 피는 날이면
조금 천천히 걷는다.
조금 더 보고 싶어서.
조금 더 느끼고 싶어서.
우리의 인생도
아마 이렇게
잠깐 피어 있는 순간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