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주 작은 균열이 삶의 방향을 바꾼다.
우리 가족에게 그랬다.
바쁜 하루를 버티고, 아이들을 재운 밤이면
남편과 나는 조용히 서로에게 물었다.
"이대로 괜찮을까?"
살아는 가고 있었지만, ‘살고 있다’는 느낌은 점점 희미해졌다.
도시의 속도는 빨랐고, 아이들은 점점 경쟁에 내몰렸고,
우리의 하루는 “빨리”라는 단어에 늘 쫓겼다.
어느 날, 막내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 학교 안 가면 안 돼?”
그 말 한마디가 귓가에 오래 맴돌았다.
그 애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 “쉬고 싶다”였을 것이다.
어른들만 힘든 줄 알았는데, 아이도 이미 지쳐 있었다.
그때부터였다.
다른 삶의 방식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더 가지기보다, 덜 잃어버리는 삶.
빠르게 성장하는 대신, 천천히 행복해지는 삶.
그 질문이 우리를 캐나다로 이끌었다.
이민을 결심한 건
더 나은 나라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우리 가족’이 되고 싶어서였다.
물론 두려움도 많았다.
언어, 문화, 직업, 미래까지… 모든 게 불확실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계속 살 순 없다는 건 확실했다.
그 확실함 하나만 붙잡고
우리는 떠나기로 했다.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보며 다짐했다.
“누구의 인생도 아닌, 우리 인생을 살아보자.”
그 결심 하나로 지금 이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오늘,
비록 여전히 낯설고 서툴지만
우리는 조금 더 우리답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