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긴 여행길에서

by 애나 강



인생은 어느 날 문득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누구에게도 미리 알려주지 않은 여정. 우리는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이곳에 오고, 부모의 품에서 사랑을 받으며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엔 온 세상이 놀이터 같고,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다 점점 자라고, 배우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세상을 조금씩 알아간다. 학교에 들어가고, 친구를 만나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삶’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하나씩 맞춰간다.

어느 순간, 우리는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고,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기도 한다. 결혼이라는 또 다른 시작점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며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흘러간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 보면 아이들이 자라 어느새 자기 삶을 찾아 떠난다. 이제 다시, 나와 남편 혹은 혼자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삶은 그렇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이제 나는 무엇으로 하루를 채워야 할까?
어떻게 살아가야 ‘나답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구나 인생이라는 반복된 흐름 안에서 기쁨과 슬픔, 기대와 실망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어떤 날은 행복으로 가득하지만, 또 어떤 날은 가슴 한쪽이 텅 빈 듯 외롭고 허전하다. 불안하고 답답한 날도 있고, 그저 조용히 누군가의 온기가 그리운 날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이, 살아있다는 증거 아닐까.
사랑도, 상처도, 그리움도, 다 지나고 보면 인생의 소중한 조각들이 된다.

우리는 그렇게 살다가, 언젠가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태어나기 전 그 고요한 세계로. 그 돌아가는 길이 너무 아프지 않길, 너무 외롭지 않길, 지나온 날들이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길 바란다.
살면서 많은 것을 겪었지만, 그래도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마지막엔 그저 편안하게, 고요하게, 그렇게 돌아가고 싶다.

인간이란 아마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사랑하고, 아파하고, 또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그게 삶이고, 그게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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