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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국 Jun 03. 2020

강의 수강료는 30만 원입니다

 얼마 전부터 듣고 싶은 재테크 강의가 있었다. 수강 신청을 하고 수강과 관련된 안내사항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수강료가 명시되어 있었다. 


 '5시간 강의에 수강료는 30만 원입니다'


 메시지를 다 읽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해당 강의는 하루 동안 진행되는 5시간의 강의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꽤 인기 있는 강의로 입소문이 난 모양이다. 10명 이내로 수강자를 받는 이 강의는 공지가 나면 5분 이내로 마감된다. 나 역시 해당 강의를 무척 듣고 싶었다. 며칠을 기다린 끝에 해당 강의의 수강자 모집 공고를 확인하고 수강 신청에 끝내 성공했다. 수요가 높은 강의의 수강 신청에 성공했다는 마음에 조금 우쭐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강연자가 안내한 수강료는 30만 원이었다.


 과거,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강의를 들으며 지급한 5만 원의 수강료도 부담스럽게 느껴진 내게, 30만 원의 수강료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영역의 금액이다. 하루 동안 진행되는 5시간의 강의에 3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에 식은땀이 흘렀다. 해당 강의의 수요도와 강사의 인지도, 후기 등을 보면 금액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이성적으로 했지만, 30만 원이라는 현실은 결코 쉽게 넘지 못할 것 같았다.






 나는 어떤 물건을 손에 넣는 것에 대해 일종의 난이도를 부여한다. 가장 높은 난도는 물건에 희소성이 붙은 경우이다. 수요가 많거나 물건의 수량이 적은 경우, 대가 혹은 값은 상승하고 경쟁도 수반해야 한다. 반면 가장 난도가 낮은 경우는 단순히 값을 치르고 손에 넣을 수 있는 경우이다. 이 강의의 수강권을 얻는 것은 내 기준에 가장 난도가 낮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결국, 출근길에 자기반성을 했다. 결혼 전, 1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다니고, 남들에게 잘 먹고 잘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의미 없는 지출을 일삼았던 과거의 나를 꾸짖었다. 지금의 나는 분명 과거의 내가 만들었다. 조금 더 나은 미래의 나를 위해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30만 원의 수강료는 결국 지급하지 못했지만 300만 원의 깨달음을 그렇게 얻었다.






 그래도 분명 30만 원은 큰돈이 맞습니다. 저희 집에서 한 달 식비로 사용하는 생활비가 30만 원이고, 제가 가지고 싶은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 슬림 모델의 가격이 30만 원대임을 고려하면 결코 쉽게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은 여전히 아닙니다. 사고 싶지만 살 수 없는 플레이스테이션4 처럼 이 강의도 결국 듣고 싶지만 들을 수 없는 강의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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