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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국 Aug 14. 2020

어느 투자자의 투자 방법

투자와 투기의 차이

 코스피가 2,400을 돌파했다. 시장에는 유동성이 넘쳐흐른다.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부동산으로 가지 못하는 투자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개인들은 동학개미를 넘어 시장을 이끄는 주체가 되었다. 포털사이트 기사에서 바이오주, 언텍트, 해외주식 같은 키워드는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두 달이 흘렀다. 투자를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하며 고민하는 것은 오직 하나다.


어떤 종목을 언제 사서 언제 팔 것인가?

 흔히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고 말한다. 말은 쉽다. 무릎에서 어깨까지 오로지 수직상승만 하는 종목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어깨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종목도 있다. 그런 위험을 안고 하는 것. 그것이 주식투자다.






 나는 가치투자를 지향한다. 기업의 주가는 이익을 수렴한다는 원칙을 전제로 가치와 가격에 괴리가 생긴 종목을 매수한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바이오주나 언택트주에는 적용하기 힘든 보수적이고 지지부진한 투자 방법이다. 누군가의 종목이 기록적으로 상승할 때, 내가 선택한 종목은 철저하게 소외되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나는 내가 선택한 투자 원칙과 방법을 믿고 지킨다. 단지 테마가 있다고, 상승추세에 있다고 내가 모르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여 언제 하락할지 모르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보유하는 것 자체가 곤욕스러운 일이다. 우연히 수익을 얻었다 한들 그것은 나의 실력이 아니라 단지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매수매도 일지를 매일 작성하는 어떤 분의 글을 투자를 시작하기 전부터 꾸준히 보았다. 당시에는 이분이 작성하는 글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투자를 시작한 지금은 흥미롭게 보고 있다. 이분은 내가 추구하는 가치투자와 상반되는 기술적 투자를 한다.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여 좋은 가격에 종목을 매수하는 것이 아닌, 상승세에 있는 종목 가운데 골든크로스 상태에 있는 주식을 매수하여 데드크로스에 매도한다. 지극히 간단한 방법이다. 주가가 상승을 하든 하락을 하든 데드크로스 상태가 아니라면 이분은 해당 종목을 매도하지 않는다. 가치투자를 공부한 투자자라면 상당히 위험한 투자 방법이라 생각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투자 방법으로 이분은 수익을 실현한다. 내가 종목을 선정하기 위해 증권사 리포트를 읽고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는 동안 이분은 상승세를 탄 종목 가운데 각 이동평균선의 간격이 큰 골든크로스 상태의 주식을 매수한다. 내가 일시적으로 손실이 발생한 계좌를 보며 고민할 때, 이분은 오로지 데드크로스의 발생 여부만을 확인한다. 나의 투자 방법을 되돌아보았다.






 가치투자 이론을 창시한 위대한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전과 충분한 수익을 약속받는 행위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이다.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선택한 가치투자는 오답은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내게 투자를 가르쳐준 스승들은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오답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타인의 투자 방법과 수익률을 비교하기보다 내가 선택한 종목과 근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내가 선택한 투자 방법이다. 투자는 결코 목표수익이 빠르게 다가가기 위한 경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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