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상담은 냉장고 청소와도 같다(2)

2회 차 상담 일지

by 소연
이번 주는 어떻게 지냈나요?

이번 주는 어떻게 지냈더라... 비어있는 시간이 두려워서 약속으로 꽉꽉 채운 한주였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쉬는 시간에 대한 자책감과 불안감에 관해 풀어놓기 시작했다. 무슨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는 시간 동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갔다.


내가 하고 있는 일, 교통사고와 같았던 상사와의 만남, 그의 입에서 나왔던 배설물 같았던 말들을 하나씩 선생님 앞에서 늘어놓았다. 퇴사하길 잘했다고, 본인은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 다행이라고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참 섬세한 사람이라, 남들은 잘 캐치 못하는 시그널을 잘 캐치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했다. 나는 그 점이 참 피곤하다고 답했다. 그래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내 일을 할 땐 이 부분이 큰 역할을 해준다. 남들이 못 보는 인사이트를 낼 수 있으니까.


그러다 나는 왜 쉬는 나 자신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왜 나는 계속 성장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왜 나는 연봉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하는 것일까. 왜 그런 것일까.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나쁜 것은 아니나, 그 이유가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의해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선생님과 나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성장 욕구가 벅차서 그 욕구에 끌려다니면 문제가 된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장 욕구가 엄마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얘기만 하고 싶었는데 결국 가족 얘기를 하고 말았다. 불편했다. 서로 연관되어 보이지 않는 사건들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결국 나는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잘 살고 있다고 증명하고 싶었나 보다.

KakaoTalk_20250626_194105634.jpg 조금은 속이 시원해졌다

이렇게 얽힌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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