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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운 May 11. 2016

홍콩 여행자를 위한 소소한 경험담

홍콩 여행을 준비하면서 책도 찾아보고, 이것저것 준비하기 바빴는데 막상 가보니 아쉬운 점은 여전히 남더군요. 그게 여행의 매력이긴 하지만 저는 즉흥적인 여행보다는 아주 조금이나마 미리 준비해서 여행지에서 좌충우돌하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고자 하는 타입입니다. 짧은 시간을 가능한 알차게 보내고 오자는 주의인 거죠. 지금 홍콩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현지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몇 가지 소소한 팁을 전달해보겠습니다.

스타의 거리에서 바라본 홍콩 컨벤션센터


1. 아는 만큼 줄이는 시간과 돈! 홍콩 공항에서 도심 가기

홍콩 공항에서 도심으로 입국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선택한 방법은 AEL이라는 고속 철도를 타고 20분만에 도착하는 방법. 숙소가 위치한 홍콩섬이나 카오룽 등지로 골라 내릴 수 있고, 고속 철도에서 내린 후에는 예약한 호텔 근처까지 AEL 전용 버스를 이용해 추가 요금 없이 갈 수 있다. 참고로 일반 기차인 MTR을 이용하면 도심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고.

AEL 타는 곳. 입국장에서 매우 가깝다.


AEL은 왕복으로 구매할 경우 티켓을 할인해주는데, 홍콩익스프레스 등에서는 아예 비행기 내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편도 티켓을 구매할 때는 100달러 정도고, 왕복 티켓을 끊고 할인까지 받으면 162달러에 구매 가능하므로 대략 40달러 정도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거기에 3인 이상이면 단체 할인 요금도 적용받을 수 있다. 시내 교통 카드인 옥토퍼스 카드 충전 시 기본 디파짓이 50달러다. 아낀 비용으로 시내 교통카드를 살 수 있다면 괜찮은 딜이다. 기내에서 영수증을 받으면 잘 가지고 있다가 입국 수속을 모두 마친 후 서비스 데스크에 가서 바로 티켓으로 교환하면 된다. 서비스 데스크는 수하물 찾고 나가면 바로 보인다. 기다리는 시간 없이 30초 정도만에 티켓 교환 완료. 왕복 티켓은 플라스틱 카드 형태로 되어 있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찰구에서 센서에 터치하면 입장할 수 있다.

AEL 왕복 티켓과 홍콩의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


AEL 왕복 티켓을 따로 구입하지 않을 경우에는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에 금액을 충전한 뒤 똑같이 찍고 타도 된다. 홍콩 공항을 왕복하지 않고 다른 데서 비행기를 타거나 편도만 이용할 때는 이 방법을 쓴다. 참고로 옥토퍼스 카드 안의 최초 디파짓 50달러도 충전 금액 소진 후에는 사용 가능하다. 기본 지하철 요금이나 트램 요금이 1.5~2.5달러 정도부터 시작하니 공항에서 아낀 요금으로 시내 여행에 사용해보자.


2. 덥다! 갈아입을 옷은 충분히 챙긴다.

홍콩 날씨는 겨울 빼고 봄여름가을이 똑같다더니, 정말 한결같이 후덥지근하고 끈적끈적한 날씨다. 건물마다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돈데, 사실 에어컨 없이는 버틸 수 없는 날씨다. 거리를 다니다가도 문을 활짝 열어둔 가게 앞에서 잠시 쉬면서 에어컨의 찬바람을 쐬어야 할 정도. 한국의 한여름 날씨와도 다른 게 굉장히 습기 차게 더운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땡볕에 걸어다니기 어렵다는 도쿄나 푸켓보다도 습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이지 않나 싶다. 그러니 하루에 열두 번이라도 옷을 갈아입고 싶고, 실제 갈아입을 수도 있다. 보통 "하루 한 벌" 정도 생각하고 옷을 챙기기 마련인데, 경험상 간편히 갈아입을 수 있는 옷은 넉넉히 더 챙겨두는 게 좋다.

붐비는 피크트램 주변. 아무리 더워도 피크까지 가려면 줄을 서야 한다.


참고로 쇼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홍콩이니 "없는 옷은 사 입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브랜드에 따라서는 한국에 비해 같은 물건이라도 훨씬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홍콩이다. 마침 좋아하는 브랜드의 세일이라 반바지를 한 벌 샀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같은 세일가임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팔고 있는 가격이 한국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3. 이런 병따개! 막상 없으면 불편하고, 돈 주고 사긴 아까운 물건은 미리 챙겨간다.

나는 비 오는 날 우산 사는 게 제일 아깝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편의점 우산을 사는 것처럼 외국 여행을 할 때도 없으면 아쉽고, 샀을 때 가장 돈 아까운 게 우산이다. 홍콩은 흐리다 싶으면 하루에도 여러 번 비가 왔다가 개는 날씨이므로 여행 시 우산은 필수로 준비한다.

하나 더, 홍콩 여행에서 제일 필요한 준비물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병따개"를 선택하겠다. 캔 맥주 등을 많이 소비하는 우리나라에 비해 홍콩의 마트에서는 대부분 병 음료를 판다. 다양한 세계 맥주, 저렴한 와인 등이 구비되어 있으나 여행 후 저녁 시간에 시원한 맥주라도 한 잔 즐길라 치면 뚜껑을 딸 재간이 없어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홍콩 시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웰컴 마트의 주류 코너. 병따개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웰컴과 같은 작은 마트에는 와인 따개는 팔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병따개는 아예 팔지 않는다. 마트 직원에게 따 달래서 들고 다니는 방법도 있지만 매번 부탁하기도 번거롭고, 호텔에도 병따개는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는 여행 둘째날 결국 참지 못하고 편의점, 슈퍼마켓, 생활용품점까지 다 뒤져 병뚜껑을 딸 수 있는 맥가이버 칼을 샀으나 여행 후에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소중한 시간과 소소한 여행 경비를 줄이려면, 또 원활한 주류 섭취를 원한다면 병따개를 꼭 챙기자.


4. 숙소는 어디로?

홍콩은 크게 센트럴이 위치한 홍콩섬과 침사추이로 유명한 카오룽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숙소야 위치, 비용, 방문 시기 등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홍콩섬에 숙소를 잡는 것이 침사추이에 묶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두 지역에서 모두 숙소를 잡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홍콩섬을 더 추천하는 이유는 사실 밤에 다니기 더 낫기 때문이다. 우선 여행 책자 등에서 소개하는 주요 볼거리는 홍콩섬쪽이 훨씬 더 많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예정보다 늦게 다녀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지하철만 제대로 타면 어느 지역이든 숙소 근처까지 가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유독 침사추이 역 부근은 관광객이 많이 다니기로 유명해서인지 늦은 시간에 짝퉁 물건을 팔려는 호객군들로 북적인다. 거리에서 잡히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돌아가는 게 최선.

침사추이 역 주변. 밤 늦은 시간에는 관광객도 많고 호객군도 많다.


여행 다니다보면 교통이 편한 지역이 최고다. 지하철, 트램, 버스 등의 접근성이 좋고 관광지 주변에 위치해 걸어다닐 수 있는 곳에 숙소가 있다면 금상첨화. 소호와 가까운 센트럴 중심부는 숙박비가 조금 비싼 편이므로 센트럴을 중심에 두고 셩완이나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근처면 여행자에게는 최고가 아닐까 싶다.

쇼핑 센터가 모여 있는 코즈웨이베이 중심가


추가 팁 하나 더!

유용하게 사용한 홍콩 지도는 공항에서 챙겨왔다. 여행 가이드 책에도 지도가 수록되어 있긴 하나 정확도는 그 지역에서 나눠주는 지도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편이다. 공항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한국어로 된 시티 맵을 공짜로 나눠준다. 유명 관광지와 지하철역, 주요 도로, 식당 등이 잘 표시되어 있으므로 여행에 참고한다.

주요 관광지에는 현재 위치와 주변을 확인할 수 있는 맵도 곳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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