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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운 May 16. 2016

홍콩 여행 여기 가볼래요?

홍콩 여행에서 한번쯤은 가볼 만한 장소, 해봤으면 하는 걸 아주 개인적인 기준으로 선별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짧은 여행 기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여행 전 어디에 갈까, 뭘 할까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인터넷도 찾아보고 책도 꼼꼼하게 살펴봤는데, 별이 많이 붙은 여행 추천 장소가 항상 좋은 건 아니더군요. 예를 들어 홍콩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빅토리아 피크는 별 5개를 주는 추천 여행지로 꼽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감흥을 얻지 못했습니다. 흐린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올라갔다 내려오는 시간도 만만치 않게 걸리고 쇼핑몰처럼 꾸며놓은 피크 타워에 구경할 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이왕 간 여행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경험할 수 없는 걸 해보는 게 어떨까요? 홍콩 여행에서 꼭 가봤으면 하는 추천 장소를 소개해보겠습니다.


1. 스탠리에 가는 2층 버스를 타라. 2층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스탠리(Stanley)는 홍콩 도심에서 버스로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으로, 재래 시장 특유의 소박함과 해변가의 아름다움이 특히 볼 만한 장소다. 메인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재래 시장이 위치한 스탠리 마켓까지 5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도심에서 버스만 잘 타고 내리면 돌아보기 어렵지 않은 곳이다. 넓은 바닷가와 해변도 예쁜 곳이라서 높은 빌딩 사이의 도심 인구에 떠밀려 다녔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풀 수 있는 장소. 홍콩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제일 많이 볼 수 있었던 곳도 여기다.

스탠리 마켓의 재래 시장.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굳이 홍콩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스탠리를 추천하는 이유는 도심부터 스탠리까지 이어지는 버스와 도로 때문이다. 스탠리에는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보통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리펄스 베이 근처부터 스탠리까지 이어지는 홍콩 특유의 좁고 굴고이 심한 도로를 2층 버스에 올라 달려가는 짜릿함은 느껴보지 않곤 설명하기 힘들다. 스탠리까지 이어지는 지대는 매우 높아서 어느 순간 달리다 보면 깎아지른 듯한 길가 한참 아래로 도심의 거리가 전부 내려다 보이고, 좀더 달리다보면 바닷가 풍경과 어울어지는 해안 도로의 아름다움까지 느낄 수 있다. 

스탠리 해변. 멀리 브레이크 선착장이 보인다.


더구나 이 도로를 달리는 홍콩의 2층 버스는 절대 감속하지 않는다. 좁은 도로에서 옆 차선을 지나가는 2층 버스와 부딪힐 듯 스쳐 달리는 쾌감은 2층 버스의 2층 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나는 2층 버스의 탁트인 2층 맨 앞자리에 앉아 도심으로 돌아왔는데, 구불구불한 좁은 도로를 거대한 2층 버스가 속도를 올려 달려갈 때면 저절로 안전벨트에 손이 올라갔다. 같이 2층에 탔던 외국인들도 버스가 코너를 돌때마다 하나 같이 "Oh, my!"를 외쳤던 롤러코스터 못지 않은 스릴을 느낄 수 있는 홍콩의 2층 버스. 스탠리 가는 길은 홍콩 여행의 넘버 원 추천 코스다.

2층 버스의 맨 앞자리에 찍은 스탠리 도로. 좁고 구불구불하며 경사도 심하다. 


2. 침사추이에서 스타 페리를 타라. 배 위에서 만끽하는 홍콩 전경!

홍콩 야경을 볼 수 있는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장소가 침사추이에 있는 스타의 거리다. 길게 이어지는 해변 산책로인데, 주변에 시계탑 등의 볼거리도 있고 홍콩섬의 센트럴이나 완차이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스타 페리 선착장도 있다. 

해변 산책로는 침사추이에서 건너편의 홍콩섬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코스로, 밤이든 낮이든 꼭 한 번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사실 건너편의 홍콩 컨벤션센터 앞도 야경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역 중 하나인데, 상대적으로 홍콩섬쪽에 높은 건물이나 홍콩을 대표하는 빌딩 등이 많기 때문에 침사추이쪽에서 홍콩섬쪽을 바라보는 전경이 좀더 아름답다.

스타 페리에서 찍은 홍콩 컨벤션센터. 날씨가 좋았다면 더 멋진 장면이 나왔을 듯.


스타 페리는 작은 보트처럼 생겼는데, 침사추이와 센트럴, 완차이 지역을 연결하며 요금은 2달러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선창장 앞에 설치된 기계에 동전을 넣으면 보트를 탈 때 개찰구에 넣을 수 있는 동그란 토큰이 나온다. 침사추이에서 센트럴로 가는 지하철 비용보다 저렴하고, 스타 페리가 물 위를 달려가는 동안 홍콩의 대표적인 전경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으므로 홍콩 여행할 때 놓쳐서는 안 될 코스다.

동전을 넣고 스타 페리를 탈 수 있는 토큰을 살 수 있는 티켓 발급기

   

참고로 스타 페리 내부는 매우 평범하다. 나무로 된 의자가 줄지어 있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특별히 유리창 등으로 막아두지 않았다. 내가 탄 시간은 관광객이 많을 때였는지 대부분 앉지 않고 서서 풍경 등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 침사추이에서 건너 편 센트럴까지는 10분 이내에 도착하므로 배 멀미 등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을 듯.

스타 페이 안의 나무 의자. 낡았지만 내부는 매우 깨끗하다.


3. 홍콩 도서관과 홍콩 공원에 가라. 홍콩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행을 가면 그곳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사나 궁금해진다. 어디를 여행하든 꼭 한 번씩 들러보는 장소가 있는데 바로 도서관이다. 동네 작은 도서관도 좋고, 대학 도서관이나 중앙 도서관 등 가리지 않는데, 마침 홍콩에서는 코즈웨이 베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홍콩 중앙 도서관이 위치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매일 12시에 총포를 쏘는 것으로 유명한 "눈데이건"에서 위치가 멀지 않으므로 한 코스로 짜서 봐도 좋을 듯 싶다.


홍콩 중앙 도서관은 12, 13층 규모의 큰 건물로 어린이 도서부터 문학, 예술, 역사, IT, 멀티미디어 센터까지 각층마다 구분이 잘 되어 있고, 이용객도 상당히 많았다. 사실 공공시설이라 사진을 찍으면 안 되었지만 아주 조용히, 몰래 몇 장 찍어봤다. 도서관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어린이 도서 코너. 한 층 전체가 어린이 도서로 꾸며져 있는데,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 벽이나 기둥에 다양한 일러스트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다. 다른 층에는 우리나리와 비슷하게 멀티미디어 자료를 그 자리에서 재생해 볼 수 있는 코너도 있었는데, 그중에는 헤드셋을 완비하고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시청하고 있는 현지인도 있어 매우 신기했다. 

홍콩 중앙 도서관의 어린이 도서 코너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책 중 우리에게도 익숙한 "명탐정 코난" 전권. 그밖에도 다양한 만회가 서가를 가득 채우고 있어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홍콩 사람들은 만화책도 중앙 도서관에 비치한다.

홍콩판 명탐정 코난


또 하나의 추천 장소인 홍콩 공원은 피크 트램과 성 요한 성당 근처에 있는 휴식 공간으로, 빌딩 숲으로 빽빽한 홍콩에서 여유롭게 녹음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작은 냇물이나 폭포, 호수 등을 잘 갖춰놓아 현지인들에게도 인기있는 장소다. 그도 그럴 것이 흙과 풀, 나무 등으로 조성되어 있어 주변부에 비해 기온이 낮아 매우 시원하다. 상쾌한 공기와 녹음을 즐기며 쉴 수 있는 곳으로 넓은 공원을 한가로이 걷다보면 여행의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느낌. 


홍콩 공원이 좋은 건 앞서 잠깐 이야기했던 대로 유명 관광지인 성 요한 교회, 피크 트램과 매우 가깝다는 점이다. 더운 오후 홍콩 공원에서 여유를 즐긴 뒤 관광지로 이동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성 요한 교회의 노란색 외관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내부의 스태인드글래스 장식도 멋진 곳이므로 꼭 한 번 들러볼 것. 성 요한 교회를 둘러보고 빅토리아 피크에 오를 것이 아니라면 그대로 센트럴에 있는 소호까지 걸어도 된다. 10여 분 정도로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성 요한 교회. 내부도 스테인드글래스가 매우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참고로 빅토리아 피크에 가기 위한 관문인 피크 트램은 저녁이 가까워질수록 매우 혼잡하다. 홍콩의 야경을 높은 곳에서 보고자 하는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으로, 피크 트램 줄이 매표소에서부터 몇백 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한 번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피크 트램 인원이 정해져 있다 보니 관광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혼잡함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

왼쪽이 피크 트램 매표소다. 저녁 시간에는 줄이 매표소에서 몇백 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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