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Break down big goals into smaller pieces.
큰 목표는 한 번에 도달하지 말고 그 목표를 여러 개의 작은 과제로 쪼개서 하나씩 도달해야 한다.
왜냐하면, 큰 목표는 작은 목표에 비해 수행 난이도가 훨씬 높아서 한 번에 성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유를 들자면, 자동차를 만들 때 한 번에 뚝딱 자동차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자동차를 여러 부품으로 나눠 작업한 후에 합쳐서 비로소 하나의 결과물을 탄생시킨다.
영어 스피킹 학습도 마찬가지다. 긴 문장이 있으면 한 번에 스피킹 하지 말고 몇 개의 구로 (phrase) 나눠서 연습해야 한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학습 영상, 교재가 무엇이든 항상 적용해야 할 보편적인 원칙이다.
아래 영어를 소리 내서 읽어보자. 명확한 문제 인식을 위해 핸드폰으로 녹음한 후 듣고 나서 글을 읽어보길 권장한다.
One of the biggest ironies in life is that many of us live our lives doing things we don't really want to do, neglecting the things that are truly important to us, only to wish we had done things differently in the end.
*neglect 소홀히 하다
자연스럽게 읽었는가? 아마 아닐 것이다. 위 문장은 장문 중에서도 장문이다. 문장이 길다. 그래서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하는지, 인토네이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에 강세를 줘야 하는 지를 도통 모르겠다. 읽는 데 리듬감도 없다.
이처럼 중간중간 적절한 휴지(休止) 없이 불안한 리듬감으로 영어를 읽는 게 우리의 전형적인 문제이다. 적절한 끊어 읽지 않는다면 백날을 해도 스피킹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인토네이션과 강세는 접어두고 핵심인 끊어 읽기에 집중해보자. 예시를 적절히 읽는다면 다음과 같다.
One of the biggest ironies / in life / is that / many of us live our lives / doing things / we don't really want to do, // neglecting the things / that are truly important to us, / only to wish / we had done things differently / in the end.
이처럼 스피킹 연습할 때는 무작정 쭉 이어서 읽는 게 아니라 적절한 지점에서 휴지를 둬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반복하는 게 아니라, 알맞은 지점에서 끊어 읽겠다는 뚜렷한 의도를 가지고 반복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끊어서 읽어야 하는가? 그냥 한 번에 쭉~~~ 읽으면 왜 안 될까? 그 이유는 끊어 읽지 않을 때의 문제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냥 한 뭉탱이로 쭉 이어 읽으면 (설령 막히지 않고 읽을 수 있다 치더라도) 실제 스피킹에서 그 문장을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글 해석을 참고하여 위 문장을 영어로 말해보길 바란다.
인생에서 가장 큰 모순 중 하나는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우리가 원치 않는 것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점이다, / 우라에게 진짜로 중요한 것들을 소홀히 하면서 말이다, / 결국 다르게 했을 거라고 바라면서.
스피킹 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 번에 긴 문장을 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수학적 비유를 들자면, 22+36+5+12+3+2를 한 번에 뚝딱 암산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처럼 길고 복잡한 계산은<{[(22+36)+5]+12}+3>+2 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처리해야 맞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어로 말을 하려면 필요한 단어와 문법을 머릿속에 연상한 후에 이 모든 걸 영어 순에 맞게 조합∙재배열해야 한다.
단어수가 많아질수록, 사용되는 문법이 많아질수록, 연상과 조합해야 하는 수가 많아 지므로 스피킹이 어려워진다. 단문보다 장문 말하기가 몇 갑절은 어려운 이유다.
문제는 우리는 영어로 문장 만드는 연습을 거의 해보지 않아서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는 단어, 문법 개수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단문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처럼 긴 문장을 한 번에 말하려고 한다? 22+36+5도 못하는데 22+36+5+12+3+2를 연습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걷지도 못하는 데 뛰려는 것과 같다.
정리하면, 긴 문장을 이어 읽는 건 현재 영어 문장 만들기 능력 대비 너무 어려운 작업이므로 연습 자체가 안된다. 따라서 스피킹 실력도 제자리걸음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한 문장을 잘게 잘게 잘라서 반복 읽기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끊어 읽기의 기준은 바로 청크(Chunk)이다. 청크란 하나의 의미를 가지는 말의 덩어리이다.
One of the biggest ironies / in life / is that / many of us live our lives / doing things / we don't really want to do
슬래쉬 (/) 부분에서 나뉘는 부분들이 모두 하나의 청크이다. 수학에서 괄호 연산을 차례차례 하듯이 영어도 청크 단위로 끊어서 읽기 연습을 해야 한다. 읽기 자체가 어색한 사람들은 과장해서 / 사이에 긴 휴지를 두면서 읽자.
청크 단위로 읽기의 목적은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과제량을 줄임으로써 문장을 100% 이해하면서 읽는 것이다. 문장 만들기인 스피킹 할 때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긴 문장을 한 번에 읽으면 읽기 급급해서 이 이해도가 떨어진다.
예를 들면 청크 단위로 읽어야 읽으면서 동시에 ‘One of 다음에는 the + 최상급이 나오고 그다음에 전치사+life가 나온다’로 생각하면서 읽는다.
그냥 무작정 읽기와 이처럼 적극적으로 생각하면서 읽는 건 완전히 다르다. 문장 구성하는 적극적인 생각이 뒷받침돼야 리딩이 스피킹으로 까지 발전할 수 있다.
문장 이해에 앞서서, 문장을 입에 익히는 데도 청크 단위로 읽기가 유리하다. One of the~ really want to do를 한 번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전체 반복보다는 청크 단위로 One of the biggest ironies x 5 식으로 반복하고 다음 청크로 넘어가야 더 빨리 입에 익힐 수 있다. 짧은 단위를 집중적으로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크는 딱 정해진 단위가 아니다. 더 커질 수도 있고 더 작아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One / of the biggest ironies / in life / is that / many of us / live our lives / doing things / we don't / really want to do,
∙One of the biggest ironies in life is that // many of us live our lives / doing things we don't really want to do,
무엇이 더 맞는 연습 방식일까? 정답은 학습자 레벨에 따라 다르다. 스피킹 능력이 떨어지면 첫 예시처럼 가능한 잘게 잘게 끊어서 스피킹을 연습해야 한다. 여기서 스피킹 능력이 떨어진다 함은 One of the biggest ironies라는 명사구와 in life라는 전치사구를 한꺼번에 계산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물론 예상 독자라면 독해에 있어서는 한 번에 이해를 할 것이다. 그러나 직접 문장을 만들어 내는 스피킹은 얘기가 다르다. 평소 스피킹 시 at night, near by my house, in a movie theater 등과 같은 전치사 구를 앞 문장과 연속적으로 말할 수 있다면 두 번째 예시와 같이 One of the biggest ironies in life를 하나의 청크로, 즉 하나의 단어처럼 연습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두 청크로 잘라서 연습해야 한다. 아직 말하기 두뇌가 명사구+전치사구를 하나의 청크로 인식할 만큼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One + of the 도 어렵다면 이것도 2개의 청크로 쪼개서 연습해야 한다.
확실한 건 도달 목표는 두 번째 문장처럼 가능한 큰 청크로 말하는 일이다. 휴지가 적으니 말하는 속도가 올라가서 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이미 말했다. 가급적 작은 청크부터 시작하면 된다.
처음에야 One / of the biggest ironies / in life와 같이 잘게 잘게 잘라서 말하지만,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은 청크들이 하나로 합쳐진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원래 반복이란 행위의 결과가 그렇다.
I think that을 I / think / that으로 끊어서 읽지 않는다. 왜? 이 구 만큼은 하도 많이 말해봐서이다. 모든 문장을 반복함으로써 이렇게 더 큰 청크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작은 2개의 청크도 나눠서 못 말하는 데 긴 청크를 한 번에 읽으려 하는 시도이다. 이러면 문장 만들기 능력을 애초에 연습할 수 없다. 자신의 영어 뇌에 지나치게 어려운 작업이어서 정보 처리 자체를 못하기 때문이다.
해결책을 정리하면서 본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영어 스피킹 연습 5단계>
Step 1. 영어 스크립트가 있으면 가급적 잘게 잘게 /로 표시해서 자른다.
Step 2. / 사이의 청크를 입에 익을 때까지 반복해서 읽고 다음 청크로 넘어간다.
Step 3. 이때, 아무 생각 없이 읽지 말고 영어 스크립트 없이도 말을 할 수 있도록 문장을 머릿속으로 만들면서 읽는다. (처음에는 속도가 좀 떨어져도 된다. 아니 생각하며 읽기에 떨어져야만 한다)
Step 4. 충분히 입과 머리에 익은 청크들은 하나의 청크로 합쳐서 스피킹 연습을 한다.
Step 5. 위 네 가지 Step을 반복한다.
토익 900점이라고 자만하지 말자. 자연스럽게 독해하기와 자연스럽게 스피킹 하기는 전혀 무관한 독립적인 영역이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스피킹 연습하자.
작가 심규열 소개
100% 국내파 영어 스피커.
제대로만 한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영어 회화되더랍니다.
3년 동안 다녀본 회화 스터디만 얼추 50개.
열심히는 했지만, 대부분은 시간 낭비.
긴 길을 빙빙 돌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소중한 자원 낭비 없이, Fluency 80% 이상 도달할 수 있도록,
최고 효율의 영어회화 학습법을 연재합니다.
1. 매주 토요일 영어 스피킹에 관한 글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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