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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Jan 10. 2019

영어회화 5원칙 ③ 영어를 입이 아니라 머리에 익히기

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영어 회화를 공부하는 순간에는 영어가 잘 나오는데
실제 스피킹에서는 배운 거의 10%도 안 나온다.

쉐도우 스피킹을 해서 발음, 인토네이션은 나름 괜찮은데
말하는 건 여전히 버벅거린다. 


‘어? 내 얘기인데?’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 명이 아니라 거의 모든 회화 학습자가 겪고 있는 문제이다.     

 

영어 읽기 연습만 하지 정작 스피킹 연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영어회화 5원칙, 세 번째, 영어를 입이 아니라 머리에 익히기에 대해 알아보자.    






● 통상적인 회화 학습법     


자신의 학습법을 몸소 느끼기 위해 아래 영어 표현을 실제로 1분간 자기 방식대로 학습해보자. 

     

◎ the same as ~와 같다


․ I am just the same as other people.

․ It was the same as any other day. 

․ You look exactly the same as you did 10 years ago.

․ Hiding the wrong is just the same as committing the wrong.     


․ 나는 다른 사람과 같다.

․ 평소와 같았다.

․ 넌 10년 전이랑 똑같네.

․ 비리를 숨기는 건 비리를 저지르는 거와 같다.     


이해하고 속으로 몇 번 읽어보았을 것이다. 좀 더 나아가면, 크게 소리 내서 몇 번 반복해서 읽어본다. 모르는 발음이 나오면 사전을 찾아서 오디오 파일을 확인하기도 한다. 


영상이 있으면, 소위 쉐도우 스피킹이라 불리는, 영상 속 스피커를 따라서 큰 소리로 말해본다.      


공통적으로 우리는 영어 지문을 보고 큰 소리로 읽는 식으로 스피킹을 학습한다. 조금씩 다를지언정 일반적인 회화 학습은 위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단순 영어 읽기의 문제점     


몇 번을 반복하든, 얼마나 크게 소리 내서 읽든, 어떤 자료로 공부하든 영어 지문만 보고 그냥 읽는다면 당신의 스피킹은 제자리걸음이다. 


다시 말해, 단순 영어 읽기만 한다면 실제 스피킹 상황에서 배운 걸 써먹지 못한다. 분명 열심히 큰 소리로 반복했는데 말이다. 아래 예시를 영어로 말해보자.     


․ 나는 다른 사람과 같다.

․ 평소와 같았다.

․ 넌 10년 전이랑 똑같네.

․ 비리를 숨기는 건 비리를 저지르는 거와 같다.     


술술 말할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실제 영어 대화에서도 위와 비슷한 문장은 말하지 못한다. 위에서 1분이라는 시간 투자를 해서 스피킹 공부를 했다. 그런데 1분도 채 흐르지 않았는데 4개의 문장조차도 스피킹 하지 못한다.      


반복해서 소리 내어 읽었는데도 왜 정작 스피킹 하지 못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 대화에서 우리 눈앞에는 영어 지문, 자막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스스로 영어 지문을 만들어 내야 한다. 머리를 굴려서 필요한 단어를 연상하고 이를 문법에 따라 암산하여 조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킹 공부할 때 우리는 영어 지문을 붙들고 연습한다. 답지를 보고 문제를 푸는 꼴이니 당연히 실전 문제를 잘 풀 리가 없다.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연습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이 방식으로 열심히 연습하면 영어 읽기는 잘해질 수 있다. 즉, 영어 지문을 CNN 앵커 마냥 유창하게 읽을 수 있다. 그런데 결코 CNN 앵커가 말하는 문장을 스스로 구사하진 못한다. 반에 반에 반에 반도 하지 못한다.

      

우리는 읽기 연습을 하고 있던 거지 스피킹 연습은 하지 않고 있었다.   

  


● 도달해야 하는 학습 결과     


스피킹 학습 시 가장 간과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영어를 입에만 익히려 하지 머릿속에 집어넣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피킹을 잘하려면 입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머리에도 영어를 익혀야 한다.  

   

스피킹을 하게 되는 과정을 보자.      


Step 1. 단어∙문법∙표현∙문장 등 영어 Input을 집어넣는다. 

Step 2. Input을 반복해서 읽어봄으로써 Input을 입에 익힌다.

Step 3. Input을 스스로 만들어 보면서 Input을 머리에 익힌다.     


Step 1~3을 거쳐야 비로소 배운 Input을 실제로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Step 2까지만 나아가고 정작 가장 중요한 Step 3는 건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영어 읽기는 잘하는데 스피킹은 하지 못한다. 영어가 입에는 익었는데 머리는 텅텅 비어있다. 단순 읽기와 스피킹은 분명 구분돼야 한다.      


실제 스피킹에서 머리가 멍해지는 게 아니라 원래 멍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Step 2에서 나아가 Step 3, 즉 영어 문장 스스로 만들어 보기에 대부분의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단순 읽기를 20분 공부한다면, 문장 만들기에는 1시간 이상 투자해야 한다.     


영어 스피킹은 창작 활동이다. 자기 스스로 영어 문장이라는 작품을 계속해서 빠르게 창조해야 한다. 영어 스피킹은 수학 암산이다.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단어와 문법을 계산해서 완벽한 문장을 도출해내야 한다.   

  

읽기는 몸풀기에 불과하다. 누구나 다 한다. 진짜 시작은 Step 3. 문장 만들기, 머리에 익히는 일이다.     



● 해결책     


그럼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입뿐만 아니라 머리에도 익힐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영어 문장 만드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수학을 배울 때 원리를 배운 후 반드시 적용 문제를 풀어본다. 원리를 직접 적용해보아서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체화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문제집은 자신이 배운 원리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검증 수단이기도 하다.     


영어 회화도 똑같이 하면 된다. 배운 영어 문장을 체화할 수 있도록 반복시켜주고 실전에서도 말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게 해주는 문제지를 만들어서 풀면 된다.    


 

그 수단 중 하나가 바로 한→영 스피킹이다. 한→영 스피킹이란 한글만 보고 영어로 말하는 연습이다. 


예를 들면 ․ ‘나는 다른 사람과 같다.’라는 한글만 보고 ‘I am just the same as other person.’ 영어를 바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는 방식이다.     


이때 만약 조금이라도 버벅거린다면 정답지인 영어 지문으로 다시 돌아가서 연습해야 한다. 한글만 보고도 유창하게 말할 때까지 반복 연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 대화에서도 막힐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한글 지문을 보면 정답지인 영어 스크립트가 없기 때문에 영어 문장을 스스로 다시 한번 만들어 볼 수밖에 없다. 비로소 머리를 굴려서 영어를 생산․창조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영어 문장을 머리에 입력하는 작업을 한다.     


이에 따라 영어회화 학습 순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Step 1. 영어 지문 반복해서 읽기 → 영어를 입에 익힘

Step 2. 한글만 보고 배웠던 문장 말해보기 → 영어를 머리에 익힘     


Step 1은 읽기 연습, Step 2가 진짜 말하기 연습이다. 영어 스피킹 실력을 향상하려면 영어를 입과 머리 모두에 익혀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태컷 Step 1에만 매달렸다. 진짜는 Step 2이다. 비율로 치면 Step 1: Step 2 = 20:80 정도로 연습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영어 회화 학습 시 답지에 해당하는 영어 지문과 문제지에 해당하는 한글 지문 총 2가지 지문이 필요하다.      



●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 보기만 하면 된다.     


반드시 한→영 스피킹일 필요는 없다. 어떻게 하든 배웠던 문장을 영어 지문 보지 않고 다시 한번 만들어 보기만 하면 된다. 다른 수단으로는 그림 보고 말하기, 영어로 발표하기 (스크립트 뽑아가서 읽는 경우 제외), 눈감고 배웠던 문장 말해보기 등이 있다.     


무엇이 되었든 배웠던 영어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떠올려주기만 하면 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는 한→영 스피킹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림 보고 말하기, 눈감고 배운 문장 말하기 등은 영어 실력을 떠나서 할 말 자체를 외워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5 문장 정도야 어떻게든 기억하겠지만 50 문장, 100 문장으로 늘어날 경우 내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해 연습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한글 지문이라는 ‘이야기’를 보면 이미 배운 내용을 100% 상기시켜주기 때문에 오로지 영어 문장을 만드는데 만 집중할 수 있다.      







과거 CNN 10 (10대를 위한 CNN) 영상과 영어 스크립트를 가지고 쉐도우 스피킹 연습을 했었다. 한 문장씩 끊어 가며 앵커가 말하는 그대로 따라 말했다.     


나중에는 굳이 영상 없이도 꽤 괜찮은 발음과 인토네이션으로 영어 지문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중간에 명확한 한계점을 느껴서 그만두었다.     


1달, 2달을 해도 영어 스터디 가서 말하는 속도와 분량은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2년을 해도 전혀 늘 것 같지 않았다.     


당연하다. 읽기 연습만 했기 때문이다. 스피킹의 핵심인 문장 만들기 연습은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 스피킹 학습 시 항상 하나의 질문을 염두에 두자.     


내가 스스로 영어 문장을 만들어 본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작가 심규열 소개

100% 국내파 영어 스피커.

제대로만 한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영어 회화되더랍니다.

3년 동안 다녀본 회화 스터디만 얼추 50개.

열심히는 했지만, 대부분은 시간 낭비.

긴 길을 빙빙 돌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소중한 자원 낭비 없이, Fluency 80% 이상 도달할 수 있도록,

최고 효율의 영어회화 학습법을 연재합니다.  



1. 매주 토요일 영어 스피킹에 관한 글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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