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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Mar 01. 2019

국내파가 말하는 영어회화 학습 단계 (디테일 주의)

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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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정의한 쉐도우 스피킹은 발음, 인토네이션과 같은 소리 요소 개선에 확실한 효과를 가진다. 그러나 영어 문장을 만들어 내는 속도인 Fluency에는 별 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     


오늘 이야기

100% 국내파인 필자의 영어회화 학습법을 단계별로 살펴본다. 중간에 쉐도우 스피킹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설명한다.





● 필자의 영어 회화 레벨 진단

 학습법은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필자의 학습법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소리와 속도 측면에서 필자의 영어 회화 레벨을 보고 가자.      


∙소리

=발음, 인토네이션, 리듬감, 강조, 엑센트

 종종 발음, 인토네이션 좋다는 소리를 듣는다. 상대방이 필자의 발음 때문에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코 완벽하단 얘기가 아니다. 여전히 r/l 발음, th 발음을 정확히 구사하지 않으며 같이 일하는 유학파 튜터분께서 A~F까지 등급 중 발음&인토네이션 둘 다 B를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소리 영역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속도 (Fluency)

=영어 문장을 빠르게 만들어 내는 문장 구사력

 전체 문장의 80% 이상은 버벅거림 없이 속도감 있게 스피킹 할 수 있다. 나머지 20% 역시 전달하기는 하나 약간의 버퍼링을 가지고 말한다. 즉, 모든 문장을 영어로 말할 수 있지만 가끔 버벅거리면서 스피킹 한다. 


    

필자의 학습 목표는 극단적이다. 소리는 무시하고 속도를 더 올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발음&인토네이션을 B→A로 올리는 것보다 현재 버벅거리는 20%를 더 빠르게 말하는 게 커뮤니케이션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r/l 발음을 더 정확히 하기보다는 현재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말하는 가정법, 5 형식 동사, 다양한 표현들을 더 빠르게 말하고 싶다.  

    

Fluency 향상을 목표로 잡았을 때 필자는 어떤 방식으로 학습할까?   


  

● 국내파 영어회화 학습법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단계별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유튜브 영상의 일부인 다음 지문을 가지고 학습한다고 치자.


A lot of people ask me how do I know what my true purpose is. The answer is the difference between a career and a calling. It is the difference between satisfaction and fulfillment. It is the difference between an interest and a passion.


◎ Step 0. 독해

 스피킹 전에 지문을 모두 이해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찾아본다. 예컨대 calling을 몰랐어서 사전을 찾고 나서야 ‘소명’이라고 이해했다. 100% 이해를 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왜냐하면, 그래야 스피킹 연습 시 독해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스피킹 연습에만 100%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킹 연습하다 사전을 찾아버리면 연습 흐름이 깨져버린다.     


◎ Step 1. 쉐도우 스피킹

 영어 스크립트를 보면서 한 문장을 듣고 멈춘 다음 영상 속 스피커를 그대로 따라 한다. 반복 횟수는 해당 문장을 베끼는 스피커와 거의 비슷하게 읽을 수 있을 때까지이다. 쉬운 건 한 번, 어려운 부분은 많게는 10번까지 듣고 베끼고 듣고 베끼기를 반복한다.     


필자가 글을 제대로 썼고 독자 여러분이 전 글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여기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Fluency가 목적이라면서 왜 쉐도우 스피킹을 하지? 쉐도우 스피킹은 어디까지나 소리 개선을 위한 작업 아닌가?” 


쉐도우 스피킹 학습 시 영상과 지문을 함께 띄우고 공부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소리 영역은 괜찮은데도 쉐도우 스피킹을 하는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1. 입에 익히기

 Fluency 향상을 위해 문장 만들기 연습을 하려면 우선 그전에 모든 문장이 입에 익어있어야 한다. 영어 지문을 제대로 읽지도 못 하는데 영어 지문을 안 보고 머릿속으로 만들어 말할 리 없다. 네이티브 스피커를 반복해서 따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 문장이 입에 익는다.     


2. 소리 개선

 사실, 입에 익히는 작업은 굳이 쉐도우 스피킹 없이도 할 수 있다. 이미 꽤 괜찮은 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상 없이 입에 익을 때까지 혼자서 지문을 반복해서 읽어보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상이나 오디오 파일이 없는 경우 이렇게 학습한다.      


그러나 이왕 읽기 연습하는 김에 B등급인 소리를 A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올바른 Input을 카피하는 쉐도우 스피킹을 하는 것이다. 


특히, 또 다른 소리 영역인 이어 읽기를 향상하기 위해 쉐도우 스피킹을 한다. 쉐도우 스피킹을 했을 때와 안 했을 때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다.    

 

∙안 했을 때: 3덩어리로 끊음

A lot of people ask me / how do I know / what my true purpose is.     


∙했을 때: 2덩어리로 끊음

A lot of people ask me / how do I know what my true purpose is     


영상을 들어보면 네이티브는 위 문장을 2덩어리로 끊는다. 그래서 원래 3덩어리로 끊어 읽을 걸 2덩어리로 더 네이티브답게 끊어 읽을 수 있게 된다.      


3. 리스닝

 따라 말하려면 우선 정확히 들어야 한다.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리스닝에도 도움이 된다. 스피킹도 하면서 리스닝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스닝은 이미 주제에서 벗어났다. 스피킹만 파고 싶다면 안 들려도 그냥 대충 톤 정도만 따라 하자. 아직 본격적인 스피킹 학습은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스피킹보다 리스닝이 취약하다 보니 같이하는 것뿐이다.     


정리하자면, 쉐도우 스피킹은 문장 만들기 연습 전의 워밍업 정도이다. 다음 스텝에서 속도 향상에만 오로지 집중하기 위해서 소리 영역을 체크하고 입에 익히기 위해 쉐도우 스피킹을 한다.       


★ Step 2. 문장 만들기 

 본격적인 스피킹 학습 단계이다. 입으로만 익혔던 문장을 머릿속에 익혀서 스크립트가 없는 실제 상황에서도 배운 영어를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진짜 회화 공부다. 


쉽게 구분하자면 Step 1은 Reading (영어 스크립트 읽기) Step 2는 Speaking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서 말하기)로 나눌 수 있다. Step 2는 다시 3단계로 나눠진다.     


Step ① 눈감고 스피킹

 Step 1에서는 영어 지문을 보고 말했다면 Step 2에서는 스크립트를 안 보고 스스로 영어 문장을 머릿속으로 만들어서 뱉어본다. 


처음에는 버벅거린다. 아예 안 나올 때도 있다. 단순히 읽기와 직접 문장 만들어 말하기가 명백히 구분된다는 증거이며 쉐도우 스피킹의 한계점을 보여준다. 


한 문장을 유창하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한다. 그리고 비로소 다음 문장으로 넘어간다. 이 과정을 지문 끝까지 반복한다. 학습 과정은 다음과 같다.     



“많은 사람이 제강 어떻게 진짜 목표를 찾는지 제게 물어봐요.”

→ 영어로 말하기 [반복 횟수]


[1] A lot of... people... ask me... how... do I... know... what... my... true purpose is.

[5] A lot of people ask me... how do I know... what my true purpose is.

[10] A lot of people ask me... how do I know what my true purpose is.      


Step ② 한글만 보고 영어로 스피킹

 보통 4~5 문장으로 구성된 하나의 패러그래프를 마친 후 한글만 보고 영어로 말해본다. 일종의 시험이다. 만약 Step 1에서 제대로 했다면 막힘없이 한글을 영어로 치환할 수 있다. Step ①, ②를 반복하며 지문 끝까지 학습한다.     


Step ③ 응용하여 예시 문장 만들기

 지문 중에 평소 잘 쓰지 못하는 단어나 문법을 뽑아서 비슷한 다른 예문을 만들어본다. 위 문장의 경우 ask + 간접 목적어 + 직접 목적어 / 의문문 / what S+V 구문이 될 수 있다. (주옥같은 문장이다)     


∙Many English learners ask me how do I know how to practice speaking English.

∙I would like to ask you how do you get what you want fast. 

∙She didn't ask me how did I find what she wanted to get.   

  

Judge ~ by를 보면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 본다.


수학 원리를 배우면 수학 익힘책을 푼다. 원리를 완전히 체화하기 위해서다. 


예시문 만들기도 마찬가지다. 지문에 있는 한 문장만 공부하면 문제를 하나밖에 풀어보지 않은 거와 똑같다. 여러 다른 문제를 스스로 만들고 풀어보아야 실제로 위 구문을 자유롭게 스피킹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    

 


● 각 단계별 시간 투자 비율

 필자는 모든 단계를 같은 중요도로 학습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이 단계마다 다른 비중을 둔다.    

 

Step 0. 리딩 (Understanding) = 5%

Step 1. 쉐도우 스피킹 (Reading) = 15%

Step 2. 문장 만들기 (Speaking) = 80%   

  

당연한 결과다. 왜냐하면, 목표가 Fluency인 만큼 Step 2에 투자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야 한다.      


설명 편의상 Step 1, 2를 나눠 났지만 사실상 필자는 Step 1과 Step 2를 같이 한다. 즉, 쉐도우 스피킹을 하면서 동시에 문장을 만드는 연습도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쉐도우 스피킹을 할 때 그냥 생각 없이 소리만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면서 따라 한다. 그래서 쉐도우 스피킹을 하고 끝내고 나면 Step 2는 이미 70% 이상 끝나 있다.     


말했지 않은가? 같은 쉐도우 스피킹이라도 다 같은 쉐도우 스피킹이 아니다. 쉐도우 스피킹으로 Flueny 향상까지 본 사람들은 분명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생각하면서 문장을 따라 말했을 것이다. 


다만 이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 다른 학습자에게 강조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본다. 문장을 조립하는 사고 과정 없이는 결코 쉐도우 스피킹만으로는 Fluency를 건들 수 없다.     






“쉐도우 스피킹을 하면 영어 스피킹이 늡니다.” 


맞으면서 동시에 틀리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무작정 남들 하듯이 따라 하면 방식에서부터 혼란이 오고 세세한 디테일을 놓치기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명확한 목표 의식과 스피킹과 쉐도우 스피킹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습한다면 소리뿐만 아니라 Fluency까지 잡을 수 있다.     


학습 효율은 무엇으로, '누구에게서' 가 아니라 '어떻게' 에서 좌지우지된다. 그리고 어떻게는 학습 과정에 대한 철저한 이해로부터 도출된다. 


부디 이번 글을 통해 더 이상의 혼란 없이 쉐도우 스피킹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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