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대부분 필자의 글은 실질적인 학습법에 관한 내용이다. 영어를 잘해야 하는 이유, 필자의 영어 수난기, 영어와 문화의 관계 등 일반적인 이야기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학습자로서 우리가 결국 원하는 건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에 관한 구체적인 해결책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에서는 학습법과 전혀 상관없는, 소위 동기부여 글을 쓰고자 한다. 느끼는 그대로 쓰겠다.
나이, 직업, 직위를 잠시 잊고, 공격적이지만 도움이 되는 잔소리를 하겠다. 딱 하나의 잔소리다. 분명 찔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부디 한심하고 답답하고 낭비적인 마음 가짐을 버리기 바란다.
필자는 이미 ‘Fluency 80% 이상 도달하기’로 목표를 대신 세워주었다. 즉, 자신의 생각 중 80%는 버벅거리지 않고 빠르게 말할 수 있다. Fluency 80%에 도달하면 우리의 최종 목표인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목표가 아닌 것도 정해주었다. 완벽한 발음, 인토네이션, 원어민 표현, 슬랭, 문화적 이해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왜냐하면, 말하는 속도인 Fluency에 비해 영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영향력이 작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발음과 인토네이션이 좀 이상하고, 문법적으로 좀 틀리고, 기본 단어와 문법만 쓸지라도 전체 문장의 80% 이상을 빠르게 말하는 게 우리의 첫 번째 목표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예상 독자 기준, 목표 달성에 걸리는 대략적인 시간도 제시했다.
3개월, 매일 2시간이다. ‘영어회화 절대로 꾸준히 하지 마세요’에서 이미 경험적으로, 논리적으로 왜 이 시간이어야만 하는지 구체적으로 증명했다.
이처럼 목표와 소요 시간을 제시한 이유는 하나다. 학습자 여러분의 학습 동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이다. 뚜렷한 목표와 예상 기간을 알아야 그 기간에서 만큼은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끝을 모르기 때문에 금방 지친다. 운동 프로그램을 보면 항상 30초, 50초 식으로 시간 초를 잰다.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면 도저히 못 버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더라도 5초 남았으면 어떻게든 버텨내지 않는가?
의도대로라면, 3개월, 매일 2시간 동안 끝낸다는 각오로 적극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반응을 종종 접하곤 한다.
이렇게만 매일 하면 정말 스피킹이 늘겠죠?
선생님만 따라가면 3개월이면 되겠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걱정일 뿐이다. 직설적으로 이렇게 까지 물으면 도둑놈 심보이다. 목표와 기간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줬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될지 안 될지 확답까지 듣고자 하니 주체적인 학습 의지라곤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애초에 위 질문은 딱 잘라서 답해줄 수도 없다. 될지 안 될지 여부는 학습자 여러분이 얼마나 열심히, 얼마나 효율적으로, 얼마나 +알파로 더 하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위 질문을 하는 학습자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하루하루 체감할 수 있는 실력 향상을 보지 못 하니 불안하다. 특히, 이것 저것 많이 해보다 실패한 사람은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유가 뭐가 됐건 결정적으로 위 걱정은 스피킹 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스트레스만 받고 학습 의지만 떨어뜨릴 뿐이다.
“튜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3개월, 2시간 하면 되겠죠?”는 질문부터가 틀렸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어떻게 하면 이 기한 내에 Fluency 80%를 달성할 수 있을까?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3개월, 2시간 안에 끝내려고 고민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될까 말까?’는 그냥 걱정이다. ‘어떻게 하면은?’이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질문이다.
아니 된다고 믿고 열심해도 모자랄 판이다. 설령 자신에게는 3개월, 2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라도 (그 누구도 모를뿐더러 99.99% 틀리다고 본다) 된다고 믿으면 70% 도달했을 걸 80%,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더 고민하고, 더 노력하기 때문이다.
2시간은 최소 시간일 뿐이다. 이렇게 적극적인 학습 태도를 가져야 2시간을 넘어 3시간, 4시간까지도 학습한다.
왜냐하면 어떻게든 주어진 기간 내에 어떻게든 목표는 이뤄야 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불안함으로 10만 할 거 20, 30만큼 추가적으로 학습을 하게 강제한다. 그만큼 학습은 탄력을 받는다.
실제 사례를 통해 생산적이고 적극적 마음 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겠다.
A 수강생은 튜터인 필자에게 너무 기대려고 한다. 대충 이런 식이다. “오늘 과제 끝냈으니까 2시간 안 채워도 돼겠죠?”, “1주 동안 매일 했는데 이대로만 하면 되겠죠?” 수강생 A는 딱 주어진 분량만 채운다.
반면 B 수강생의 학습 태도는 다음과 같다. “10 문장 만들기가 과제지만, 오늘은 시간이 좀 남아서 저는 20 문장 만들겠습니다.”, “오늘 과제와 더불어 지난달 과제 복습도 같이 보내요~! 채점 안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냥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보내는 거예요!”
같은 튜터, 같은 돈을 내고, 같은 커리큘럼을 따라가도 A와 B의 학습 속도는 천지차이다.
설령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B가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학습할 가능성이 높다. 커리큘럼은 따라 가도 스스로 부족한 점과 시간 관리를 추가로 하기 때문이다. 자기 주도 학습이란 말이 나온 게 아니다.
오지랖이지만 비단 위 태도가 영어 회화 실력에만 국한될까? 무엇을 하던 B가 더 많이, 더 빨리 원하는 걸 성취할 것이다. 될 사람은 된 다는 말의 근거가 중 하나가 아닐 듯싶다.
영어에 determined라는 단어가 있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어떻게 해서든 이루려는 사람을 묘사하는 형용사다.
일단 결심을 했으면 뭐가 됐든 간에 생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determined 하다고 말할 수 있다.
3개월, 2시간 안에 분명 가능하다. 100번 양보해서 Fluency 80%까지는 아닐지라도 70%, 60%로 까지 갈 수 있다. 지금 20%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문제는 얼마나 더 빠르게 혹은 얼마나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는가 이다. 누구는 2개월 안에 80%를 도달할 수 있다. 누구는 3개월 했는데 100%까지 찍을 수도 있다.
그리고 결과는 상당한 비중으로 학습자의 마음 가짐에 달려있다.
될까 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은 멈추자. 걱정이 있으면 해결하면 된다.
누구보다 DETERMINED 한 마음 가짐으로, 무조건 된다는 태도로 학습에 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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