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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Feb 14. 2018

당장 멈춰야 할 영어회화 학습 ②

토익 700,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영어회화는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전 편 당장 멈춰야 할 영어회화 학습 ① 읽고 오기.





③ 표현


세상의 모든 표현을 안다고 치자


통상적인 회화 공부의 핵심이다. 필자는 감히 이런 주류에 반대한다. 설령 100% 완벽하게 외운다 하더라도, 단순히 표현량만 늘린? Fluency 향상에 거의 임팩트를 못 준다. 실제 표현 학습을 예로 들어보자. 'On second thought = 다시 생각해보니'를 배운다고 치자.



통상적인 학습법은 '1. 읽고 이해 → 2. 반복해서 읽기 → 3. 큰 소리로 반복해서 읽기' 일 것이다. 그 결과 On second thought 표현을 좀 더 매끄럽게 스피킹 할 수 있다. 반복한 만큼 빠르게 on second thought를 말할 수 있다. 자! 이제 다음 대화를 실제로 영어로 스피킹 해보자. 발음? 문법적 실수? 생각하지 말고 가능하면 빠르게 말해보자.


오늘 몸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이틀 전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
다시 생각해보니, 오늘 약속 취소하고 집에 있는 게 좋을듯해



I don't feel good today
I drank too much 2 days ago. 
On second thought, I'd better cancel plans and stay home.


아마 'On second thought 부분만' 매끄럽게 말했을 테다. 나머지 부분들은 여전히 자신의 원래 속도로 말한다. 즉, 전반적인 Fluency는 변화가 전혀 없다. 표현 암기의 한계는 정말 짧은, 그 표현 한 마디의 속도만 향상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쌓아가면 전반적으로 잘해지지 않을까? 아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영어 문장은 표현로는 구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위 예시에서 on second thought 말고 특별히 필요한 표현, 문법, 어휘가 있는가? 없다. 그리고 여전히 느리게 말한다.  95% 이상의 문장은 기본적인 어휘, 문법으로 문장을 빠르게 구성할 수 있는 Fluency에 달려있다. 표현이랑은 상관이 없다. 그래서 표현량만 늘리는 학습은 전체 영어 문장의 5%만 공부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더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표현을 1도 모른다 할지라도 Fluency가 괜찮다면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on second thought를 모른다 하더라도, when I think about it again 또는 thinking about it one more time이라고 빠르게 말할 수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유창한' 외국인 중에 on second thought를 실제로 스피킹 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


커뮤니케이션이 우선이라면 Thinking about it one more time라고 말하는 게 먼저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표현을 외웠다 한들 Fluency 속도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on second thought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다. 그전에 우선, thinking about it again과 같은 알고 있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먼저 쓰는 Fluency가 먼저이다.



반기문 씨 인터뷰


위 영상에서 반기문 씨는 우리가 표현이라고 부를 만한 영어를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냥 타깃 독자라면 알고 있을 법한 기본적인 구조로 영어를 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쉽다. 위 편집 영상뿐만 아니라 10분짜리 전체 영상을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뷰 중 일부이다. 우리 수준에서 영어 표현, 영어 패턴이라고 부를 만한 영어를 사용하였는가? 아니다. 표현과 Fluency는 다르다.



표현 공부를 해야 하는 사람


I want to, I go to, thank you for~ 등 기본적인 표현을 모른다면 필요하다. 하지만 역시 타깃 독자층이라면 해당 경우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④ 단어



우리 수준에서는 이미 충분하다


표현과 같은 맥락에서 Fluency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영어가 완전 초보인 학습자에게는 애초에 자원 자체가 없으므로 어휘 공부가 따로 필요하겠지만, 타깃 독자층의 경우는 오히려 반대이다. 이미 일상 수준에 필요한 어휘를 넘어섰다. 


Resolve, siginificant, adibe by  등 최소한 들어는 한 번쯤 공부해보았지만 캐주얼한 대화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우리가 부족한 건 단어의 '양'이 아니라, 알고 있는 단어를 떠올리는 '속도'이다. 나중 포스팅에서 '연상 속도'라고 명명할 것이다. 예시를 들어보자. 'Abide by = 준수하다'를 배웠다.



역시 공부 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효과가 달라지겠지만, 위 표현 방식대로 한다 치자. 그러면 단순히 어휘량만 늘어나지 fluency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abide by가 들어간 다음 문장을 매끄럽게 말해보자.


학교 규칙을 잘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가 중요해.
만약 규칙을 매번 지키지 않는다면, 친구들이랑 선생님 모두가 너를 싫어하게 될 걸.
그리고 성적도 안 좋아질 테고.


Whether you abide by rules of school or not is important.
If you don't abide by rules all the time, both friends and teachers are going to hate you.
You will get bad grades as well.


abide by를 배웠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도 없다. 하지만 아직도 버벅댄다. abide by를 배우기 전에 선행되야할 일이 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단어, 비슷한 의미를 가진 keep을 활용해서 위 문장을 매끄럽게 말할 수 있는 Fluency 향상이다. abide by를 단순히 외우는 건 Quantity(양)의 문제이고 keep을 활용해 빠르게 말하는 건 Quality(질)의 문제이다. 


커뮤니케이션을 기준으로 본다면 후자가 먼저 마스터되어야 한다. keep을 활용해서 Fluent 하게 말하게 된 다음에 좀 세련된 단어인 abide by를 배우는 게 순서이다. 다시 똑같은 질문. 이 세상의 모든 질문을 지금처럼 외운다 한들, 위 문장을 매끄럽게 말하게 될까?




단어를 몰라서 영어를 못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기문 씨는 우리 수준에서 전혀 어렵지 않은 어휘로 자기 할 말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raise, country, influence, become, take 등이다. 그나마 어려운 단어가 있다면 human dignity (인간의 존엄성) pillar (기둥) 정도이다. 하지만 이는 반기문 씨 직책 특성상 특히 많이 쓰이 단어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결코 어려운 단어가 아니다.


비슷한 예시로 필자가 회사에서 인턴 했을 때 rebundant (불필요한 작업)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매우 생소했다. 하지만 하도 자주 듣고 쓰다 보니 그냥 익숙한, 일상적인 단어가 됐다. 다른 사람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단어 이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점은 redundant 이외에 단어를 몰라서 영어가 막힌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따로 비즈니스 영어 공부를 따로 한 것도 아니다. 이미 Fluency가 충분했으므로, 충분히 알고 있는 단어로 유창하게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다. 일상 대화, 심지어 어려운 주제에 대한 디스커션도 마찬가지이다. 단어 자체를 몰라서 버벅거리는 경우는 우리 수준에서 매우 드물다. 알고 있음에도 천천히 버벅대면서 말하는 게 문제지.




단어 공부를 해야 하는 사람


현재 토익 750 이상만을 타깃으로 하는 스피킹 스터디를 운영 중이다.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모르는 단어, 특히 쓰일 거 같지 않은 단어 있으면 그냥 넘어가세요". 재밌는 사실은 필요 없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모르는 단어를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모르는 게 있으면 꼭 알고 가야 한다. 필자마저도 그렇다.


하지만 이건 욕심이고 리딩 공부이다. 스피킹에 있어서는 이런 욕심마저도 버려야 한다. 우리 수준에서는 더 이상 단어만을 위한 공부는 필요 없다.






그래서 뭘 해야 할까?


자, 그렇다면 Fluency 향상, 즉 말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① 발음 ② 문법 ③ 표현 ④ 어휘 말고도 다른 학습법이 있기는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로서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

"미드를 몇 30번 보고, 30번 반복해서 따라 읽으세요"와 같은 심플한 솔루션을 기대하지 마시라. 비록 간단명료해 보일 지라도, 실제로 학습 시 '어떠 방식으로 30번을 봐야 하지? 문장 단위로 끊나? 에피소드 단위로 끊나?', '아무리 들어도 안 들리면 어떡하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은데 이걸 다 외워야 하나?', '따라 읽을 때 꼭 소리를 내서 읽어야 하나? 그렇다면 왜 그래야만 하나?',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와 같은 무수한 의문점에 부딪히기 된다.



필자는 간결한 한 문장이 아닌, 최소 5편 이상의 긴 글로 해결책을 설명할 것이다. 중요한 건 해결책 자체가 아니다. 해결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같은 튜터, 같은 교재를 가지고 학습해도 결과가 천차만별인 이유이다. 


'어떻게'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글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어떻게'를 100%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인 분석도 필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럼 무엇을 해야 하죠?"와 같은 질문 댓글에 선뜻 답을 못했던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아래 영상「언어 발달의 수수께끼」는 영어회화에서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 영어 발음의 기준 (한국인과 외국인의 평가)

재생 시간: 3분 25초

https://youtu.be/0-zfwNBmFvw


낮은 점수를 준 사람들의 문제는 영어회화를 겉모습인 '발음' 만으로 평가했다는 점이다. 끊기지 않고 매끄럽게 말하는 Fluency를 완전히 간과해버렸다. 우리의 최종 목적인 Communication도 완전히 간과해버렸다. 


우리의 최고 목적은 발음도, 어휘량 증가도, 더 정확한 문법도 아니다. 우선순위는, 되차 말하지만, Fluency 자체이다.




글쓴이 심규열 소개

100% 국내파 영어 스피커.

제대로만 한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영어 회화되더랍니다.

3년 동안 다녀본 회화 스터디만 얼추 50개.

열심히는 했지만, 대부분은 시간 낭비.

긴 길을 빙빙 돌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소중한 자원 낭비 없이, Fluency 80% 이상 도달할 수 있도록,

최고 효율의 영어회화 학습법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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