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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Apr 03. 2019

좋은 어학원의 5가지 조건

무엇으로 영어 회화를 공부해야 하지?


어플부터 스터디, 어학원, 튜터링 서비스, 전화 영어까지 영어 회화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시작부터 뭐로 공부해야 할지 고민이다.     


필자의 경우 약 3년 동안 다녀 본 스터디만 해도 50개는 넘을 것이다. 게다가 배우는 입장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온라인 스터디를 운영해보았다.     



경험적으로 말하건 대, 시장에 나와있는 콘텐츠가 모두 좋은 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참여했던 콘텐츠의 9할 이상은 그냥 시간 낭비, 돈 낭비였다.     


3년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효과적인 영어 콘텐츠의 5가지 조건을 정리해보았다.    





       

1. 매일 강제로 스피킹 하게 한다.

 오프라인 수업 당일 외에도 혼자서 매일 하루 1시간 이상 공부하도록 관리해준다.      


예를 들어, 단톡 방을 만들어 ‘매일 라이팅 A4 1장 이상 쓴 후 녹음 파일 업로드’와 같은 데일리 과제를 부여한다.      


어플 같은 경우 매일 같은 시간에 일정 분량의 스피킹 과제가 전송된다. ‘오늘 11시 59분까지’처럼 명확한 데드라인과 함께 현재까지 출석률을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학습자로 하여금 매일매일 스피킹을 할 수밖에 없도록 동기부여, 나아가 강제해야 한다.     


자신이 얼마나 게으른지 확인 사살시켜주는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보통은 주 1회 스터디하고 끝이다. 바쁜 학습자를 위한 배려인지 그렇다 할 과제가 없다. 과제가 주어지더라도 전적으로 학습자 스스로 해야지 이렇다 할 관리가 없다.      


사실 유튜브만 하더라도 스피킹 콘텐츠가 널리고 널렸다. 매일매일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된다. 문제는 1~2주 좀 열심히 하고 헤이 헤진다는 점이다.     


필자는 콘텐츠, 튜터 이전에 앞서 배우려는 사람의 학습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마저도 과거에 하다 말다, 하다 말다를 반복했다.   

   

무엇보다, 현재 1년째 온, 오프 스터디를 운영하는 관리자로, 매일 관리를 해줌에도 불구하고 1달 95% 이상 과제 수행률을 내는 학습자는 매달 5%도 안 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아무리 필요하고 처음에 의지가 강하다고 해도, 아주 높은 확률로 나태해지기 쉽다.


그러므로 개인 의지와 더불어서 매일매일 학습하게끔 관리해주는 외부의 강제력의 힘도 빌려야 한다.      


    

2. 미리 스피킹 과제를 내준다.

 가장 최악의 영어 스터디는 당일 날 수업 시작해서 당일 날 끝나는 모임이다. 스터디 이전에 그 어떠한 과제도 부여하지 않는다.     


2시간씩 주 1회~2회, 스터디에서만 바짝 열심히 하는 건 몇 년을 해도 큰 실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절대 학습량이 적기 때문이다. 주 2~4시간 하고 하나의 언어를 유창하게 말하려는 건 도둑놈 심보이다.     


따라서 미리 읽어오고, 미리 듣고, 미리 쓰고, 미리 스피킹 연습해오는 과제가 주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Physical Punishment of children should be illegal.'에 관한 지문을 주고 다음과 같은 과제를 내준다.   

  

Step 1. 지문 읽기

Step 2. 지문에 나온 ban / smack / prosecute 단어 반드시 사용하기

Step 3. A4 한 장 이상 의견 쓰기

Step 4. 안 보고 말할 수 있도록 반복 연습해오기  


할 이야기는 미리미리 써와야 한다.

   

왜 미리 과제를 내줘야 하는지는 과제를 내주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한계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수업 당일 날 ‘Physical Punishment of children should be illegal’ 주제를 공개하고 토론한다고 치자. 학생들이 주제에 대해 술술 말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모르는 단어가 있어서 애초에 말하지 못하거나 그 자리에서 사전을 찾는다. 지나치게 버벅거려서 중간에 말하다 포기한다. 여러 사람이 보고 있으니 뭐라도 내뱉어야 해서 맨날 쓰는 영어만 반복해서 쓴다.     


이런 식으로라면 백날 스터디 가봐야 제자리걸음이다.      


하지만 수업 전 미리 과제를 해가면 모르는 단어도 다 찾아보고, 문장을 한 번씩 다 써보기 때문에 평소 실력보다 2배 이상 매끄럽게 말할 수 있다. 지문에 있는 단어를 활용하면 원래 쓰지 못하던 새로운 영어를 쓰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사실 스피킹 공부는 집에서 과제를 통해 혼자서 하는 것이다. 스터디, 어학원 가서는 연습한 스피킹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준비를 해가지 않으면 애초에 제대로 된 스피킹 연습조차 할 수 없다.     



3. 명확한 주제로 스피킹 한다.

 어떤 형태로든 커리큘럼에 아이스브레이킹 또는 프리토킹이 있으면 필자는 믿고 거른다. 영어 회화 학습에서 이것보다 효율적인 시간 낭비가 없다.     


프리토킹하면 ‘프리’라는 단어 때문에 쉬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우리가 프리토킹의 양상은 자기소개, 날씨 소개, 뭐 먹었는지 소개에 한정된다.  주제가 프리이기 때문에 되려 말할 거리가 없다. 그래서 말 자체를 많이 못한다.      


여기에 더해, 주제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알아야 할 단어, 표현, 문법이 무한대이다. 프리토킹은 최소 중상급자, 그러니까 이미 꽤 속도감 있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영어로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효과적이다. 커리큘럼 중 가장 어려운 게 프리토킹이다.     



따라서 어떤 회화 콘텐츠이던 한정된 주제를 제시해야 한다. ‘Physical Punishment of children should be illegal.'와 같이 말이다.   

   

그래야 학습자가 이 주제에 맞춰서 충분히 영어로 할 말을 준비해 갈 수 있다. 그리고 쓰이는 어휘도 딱 제한되기 때문에 연습만 제대로 해가면 해당 주제에 대해서 만큼은 프리토킹 때 보다 훨씬 더 매끄럽게 말할 수 있다.  


전반적인 영어 유창성은 이렇게 특정 주제를 하나씩 하나씩 거쳐가며 향상된다. 한 주제마다 편해지는 어휘, 편해지는 표현, 편해지는 문법이 늘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한 주제만큼은 매주 마스터하는 마음 가짐으로 학습에 임한다.   


  

4. 스피킹을 훈련시킨다.

 스피킹 콘텐츠니 당연히 스피킹 위주로 가르친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다 보면 이름만 스피킹 콘텐츠이고 독해, 문법, 듣기 콘텐츠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영상 콘텐츠에서 생활 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That's the way to go!, 그렇게 하는 거지!‘ 의 뜻을 설명하고 예시문을 읽어주고 그리고 끝난다 치자.     


이 과정에서 학습자 스스로 말해 본 시간은? 없다. 수능, 토익과 내용만 달라졌을 뿐이지 단순히 듣고, 이해하고, 외운다는 점에서 여전히 독해 학습 루트를 취하고 있다.      



잘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영어 콘텐츠가 아웃풋 유도형이 아니라 이렇게 단순 전달형, 강의 형이다.     


좋은 영어 콘텐츠는 전달은 최소화하고 학습자 스스로가 말하는 시간을 최대화하게 강제해야 한다. 비율로 따지면 전달 10%, 학습자 스피킹 90%가 돼야 한다. 스피킹 수업이니 당연히 스피킹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야 한다.

    

예를 들어, That's the way to go 설명은 5분으로 그치고, 학습자가 이 표현을 활용해 밀도 있게 말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자 이제 말하세요! “라고 말한다고 말이 쏟아 저 나올까? 오히려 부담만 될 뿐이다.  

   

1. 매일 스피킹 하도록 관리, 2. 사전 과제 부여, 3. 특정 주제 선정, 앞 3가지 조건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사전 준비가 없으면 아무리 수업 시간에 튜터가 노력해도 학생이 말하는 시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좋은 영어 스터디, 어학원은 수업 시간이 아니라 수업 시간 밖에서 결정된다.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준비를 완벽하게 해오게 만드냐에 따라서 수업 당일날 스피킹 밀도도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 튜터가 말을 아낀다.

 스피킹 콘텐츠에서 있어서 만큼은 열정적인 튜터는 나쁘다. 어휘, 표현, 문법을 아낌없이 설명해준다. 그러는 만큼 학습자가 직접 말해 볼 시간은 줄어든다.    

 

학습자가 말하다 막히거나 버벅거리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대신 단어와 문법을 제시해준다. 학습자 스스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볼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행위이다.     


완벽한 영어를 가르치고자, 말할 때마다 틀린 부분을 첨삭해준다. 하지만, 첨삭 설명을 하는 만큼 역시 학습자가 한 마디로 더 영어로 말할 기회를 박탈해버린다.    


 


튜터는 가능하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좋은 콘텐츠는 별다른 전달 없이 30분이면 25분 동안 학습자 스스로 계속 떠들어 보는 흐름이 여한다.     


튜터는 일종의 MC로 학습자들이 준비해 온 스피킹을 최대한 끄집어내기 위해서 유도 질문 정도만 해야 한다. 답답하더라도, 고쳐주고 싶은 욕심이 나더라도 학습자 스스로 버벅거리면서 문장을 하나하나 완성하게 끔 지켜봐 주어야 한다.     


명심하자. 스피킹 학습 시 가장 말이 많은 사람은 튜터가 아니라 바로 학습자 여러분 자신이어야 한다.




    


좋은 영어 콘텐츠, 나쁜 영어 콘텐츠를 정리하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잘 참고하여서 스피킹 효율이 가장 높은 방향으로 학습하길 바란다.  

   

나쁜 스피킹 콘텐츠


1. 수업 외에 관리가 없음

→ 콘텐츠가 좋아도 안 함, 나태해짐.


2. 아무런 과제가 없음

→ 절대량이 부족함, 애초에 스피킹 연습 자체를 못함


3. 프리토킹

→ 역설적으로 할 말이 없음, 맨날 똑같은 말만 함


4. 전달형, 강의형

→ 독해, 문법, 리스닝 공부임.


5. 말이 많은 튜터

→ 내가 말할 기회가 줄어듦.     



좋은 스피킹 콘텐츠

1. 매일매일 강제적으로 학습하도록 관리.

2. 수업 전 과제를 내줌.

3. 특정 주제, 질문이 주어짐.

4. 학생 Output 집중형.

5. 내가 말을 많이 하게 유도해주는 조용한 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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