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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심규열
Jun 28. 2019
영어회화, 까먹으면 어떡하죠?
별 쓸데없는 걱정을!
어리석은 질문이다.
망각곡선과 같은 실험 결과를 볼 필요도 없다. 인간이라면 시간이 지나면 뭐든 잊어버린다.
아인슈타인도 잊어버린다. 정말 집중해서 100% 외웠다 하더라도 다음 날이면 배운 것 중 일부는 증발한다.
비생산적인 질문이다. 그냥 걱정만 하는 질문이다.
해결책은?
학습 내용을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하루만 학습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이틀에 한 번, 일주에 한 번 식으로 같은 내용을 시간차를 두고 복습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영어 스피킹에서는 이상하게 이 사실을 망각한다. 그리고 실천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주기적 반복 전략을 여태껏 사용해왔다.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수학의 정석을 떠올려 보자. 한 번 읽어보고 끝냈는가? 아니다. 중간고사를 위해 같은 페이지를 몇 번이고 다시 봤다.
하루만 복습하는 게 아니라 시험 전날까지 주기적으로 복습한다. 나아가 수능을 위해 단 한 권을 수백 번을 다시 본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영어 회화에 있어서는 자꾸 잊어버린다고 불평하는가?
얼마마다 복습해야 할까?
배운 걸 까먹기 바로 직전쯤에 복습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오늘 'smize=눗웃음치다 ‘를 배웠다고 하자. 그리고 1년 후 복습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차피 다 까먹어서 새로 다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 반복은 가급적 빠른 시일에 하자. 그래야 몰라서 다시 찾아보고 이해할 필요 없이 오로지 배운 걸 복습하는 데만 시간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Source: YouTube, Freedom in thought, How to Memorize Way Faster and Easier
두 번째 복습 시에는 주기가 좀 길어도 된다. 첫 복습 때에 비해 더 오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습 주기는 1일, 3일, 7일, 15일 식으로 길어진다.
단권화의 중요성
학습 자료는 딱 한 가지로 통일하는 게 좋다. 그래야 스케줄 짜기가 쉽기 때문이다.
책이면 책, 인강이면 인강, 유튜브면 유튜브 딱 하나만 골라서 그 하나만 정복하자. 자료 선정의 기준은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영어가 얼마나 많이 포함되어 있느냐이다.
즉, 기본 문법, 단어, 표현이 많이 포함된 자료가 좋다. 이와 더불어 자신의 특별한 상황, 예컨대 무역 회사에서 일한다면 무역 관련 영어가 많이 녹아있는 자료를 고르자.
우리가 실제로 쓰는 영어는 제한돼있다.
‘까먹으면 어떡하죠?’의 불평 뒤에는 공부해야 할 단어, 표현이 끝이 없기 때문에 반복량이 터무니없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러나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영어는 분명 정해져 있다. 자신이 실제로 사용할 영어는 생각보다 훨씬 제한돼있다.
문법책은 많아야 20 챕터로 구성돼있다. 거기서 스피킹에서 그다지 필수적이지 않은 (감탄사, a, the, 분사 구문 도치, 품사의 정의 등) 내용을 제외하면 100페이지 내외다. 어차피 영어는 1~5 형식 안에서 논다.
단어, 표현은 어떠한가? 기본 동사 (get, take, make, go, work 등)만 잘 활용하더라도 꽤 많은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
나아가 누구나 일반적 상황이 아닌 특정 상황에서만 영어를 쓴다. 그래서 모든 영어가 아닌 그 상황 자주 쓰이는 영어만 잘 알아둬도 그 특정 상황에서는 영어로 말하는데 거의 아무런 지장이 없다.
배워야 할 영어는 생각보다 더 제한돼있다.
필자 경험을 예로 들어 보자.
학교에서 영어 전용 수업을 들었다. 영어 유튜브, 영어책, 영화, 미드, 영자 신문에 나오는 영어를 싹 다 알아야 할까? 절대 아니다.
수업에는 한 가지의 주제가 있고, 한 권의 교과서가 있다. 처음에는 다 새로 보는 단어여서 힘들다. 하지만 몇 주 버티면 더 이상 어휘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됐다. 주제가 한정돼있으니 비슷비슷한 영한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영어를 훨씬 더 제한돼있다. 외국계 자동차 회사에서 인턴 했을 때 처음에는 몇몇 부분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자동차, 회사 관련 영어는 난생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응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동차 회사, 그중에서도 세일즈 팀, 그중에서도 H사 상대 세일즈팀, 그중에서도 세일즈 매니지먼트에 쓰이는 영어는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유튜브로, 미드로 공부하고 있는가? 자신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영어를 써볼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체적 목표를 잡지 않으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 걸 싹 다 공부한다. 마치 책, 영상에 나오는 영어가 내가 쓸 영어라고 가정하면서.
그러나 현재 실생활에서 영어를 쓰고 있는 사람은 공감한다. 영화 속 영어와 우리가 실제로 영어로 말하는 현실은 분명 다르다.
적극적이고 현명한 학습자라면 까먹는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덜 까먹고,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반복은 기본이다. 반복 주기는 까먹기 전까지다. 반복 대상은 전부가 아닌 자신이 실제로 쓸 영어만이다.
걱정만 하지 말자.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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