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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Oct 19. 2019

영어 인강만 죽어라 듣는 5가지 이유

복습은 언제 할 거야...?

내가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면,
사람들은 나의 기술이 조금도 대단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가 한 말이다. 재능 없이 천재가 될 순 있어도 반복 없이는 불가능하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반복을 거쳐야만 무언가를 진짜로 습득할 수 있다. 물론, 영어 스피킹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복 연습하지 않는다. 영어 인강, 미드, 유튜브를 한 번 틱 보고 접는다.


알면서도 반복을 실천하지 않는 5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반복의 진짜 의미

스피킹 공부에서 반복은 스피킹 인강을 되감아 보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미드를 반복해서 보는 걸 의미하지도 않는다.


진짜 반복은 인강, 미드에서 배운 영어를 입을 벌려서 몇 번이고 말해보는 연습이다. 뻔한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집고 넘어가는 이유는 뻔한 데도 대부분 이해만 바고 반복 연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강에서 아래 내용을 배웠다 치자.


I wish+과거=였으면 좋을 텐데(현재 사실 반대)

Ex) I wish I lived in Busan now

지금 부산에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보통 '아~ 그렇구나~!' 하고 다음 내용으로 넘어간다. 스피킹적 반복 양상은 아래와 같다.


◎ 반복해서 말해 봄

I wish I lived in Busan now /  wish I lived in Busan now / I wish I lived in Busan now / I wish I lived in Busan now / I wish I lived in Busan now

... x 10번


안 보고 외워서 말해 봄

I wish I lived in Busan now / x 10번


다른 문장도 적용해서 말해 봄

I wish I had over 5,000 subscribers / x 10번

I wish I had a little brother  /... x 10번

... x 10가지


이렇게 반복 과정을 거치는가?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학습 콘텐츠를 보고 '아~ 그렇구나~'하고 그냥 넘어간다. 이론만 배우고 적용을 해보지 않는다.

기타를 배우는 데 선생님 이론 설명만 듣고 실제로 연습해보진 않는 거와 같다. 스피킹 실력, 기타 실력이 늘 리가 없다.  


당연해 보이는 반복을 왜 하지 않을까? 5가지 이유가 있다.


1. 지겹다

반복은 본질적으로 재미없다. 똑같은 걸 계속하는 노가다 작업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I wish I had more than 5,000 subscribes'를 10번이고 20번이고 반복해서 말하는 게 재밌을 리 없다. 그래서 하기 싫고 안 한다.


하지만 남들이 지겨워서 안 할 때, 자신만은 반복의 지루함을 이겨낸다면 남들과 다른 성과를 낼 수 있다. 호날두가 지금의 무회전 킥을 차기까지는 지겹도록 반복해서 한 슈팅 연습이 있었다.


2. 성취감이 없다

우리는 새로운 걸 배울 때 즐거움을 느낀다. 'I wish+과거'에 더해 'I wish+과거완료'를 배우면 뿌듯하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나 더 알았기 때문이다. 필기한 줄이 추가되고, 인강 진도율이 5% 올라가고, 책 한 페이지를 더 넘긴다.


하지만 반복은 이미 알고 있는 걸 또 복습하는 행위이다. 가시적으로 눈 앞에 쌓이는 결과물이 없기 때문에 학습 의욕이 떨어진다. 복습 효과는 실제 시험, 실제 말하기 상황에 가야만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단기적 성과를 보지 못하니 하기 싫다.


3. 착각하고 있다

'I wish+과거'를 복습하기도 전에 'I wish+과거완료'로 넘어가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배운 걸 마스터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여러분 모두 'I wish+과거'를 배웠다. 자 그럼 아래 문장을 영어로 말해보자.


"차를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답 댓글 참조)


아마 버벅거렸을 테다. 우리가 구분해야 할 개념이 있다. '배움'과 '익힘'이다. 배움은 인강 내용을 이해하는 Input 학습이다.


반면, 익힘은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끄집어 내보는 Output 학습이다. 문장을 외워서 말해보는 행위가 익힘이고 필연적으로 반복이 수반된다.

문제는 우리는 배움과 익힘을 동일시한다는 사실이다.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리거나 실전에서 써먹지 못한다.


배움은 이해의 영역으로 리딩&리스닝과 연결된다. 그리고 익힘은 활용의 영역으로 스피킹&라이팅과 직결된다. 스피킹은 Output 자체이므로 배우기만 하면 독해 실력만 늘 뿐이다.  


4. 에너지 소비가 많다

계속 '배움 vs익힘' 개념을 적용해보자. 우리는 배울 때 외부 도움을 받는다. 참고서, 선생님, 인강, 과외 등이다. 배울 때는 외부 설명을 단순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배움은 수용적 학습이다.


반면에, 익힘은 생산적 학습이다. 책을 안 보고 외워서 말하는 연습을 한다. 그러려면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배웠던 단어와 문법을 떠올리고 합쳐야 한다. 보충 설명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배우는 거보다 익히는 과정이 더 괴롭고 힘들고 귀찮다. 단순히 수업 듣는 일 보다 혼자서 시험공부하는 일이 더 진이 빠진다.


다른 예로는 호날두처럼 무회전 차는 법을 이론으로 배우는 건 쉽지만 실제로 이론에 따라 반복해서 몇 번이고 슈팅 연습을 해보는 건 힘들다.  


5. 배워만 왔다

몇몇 부모는 자녀 교육을 위해 회사 야근보다 더 심하게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세 자녀가 다니는 학원수가 30개가 넘는다더라.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들었다. 첫째, 이렇게 멍청할 수가. 둘째, 아이들은 무슨 죄인가?)


학교든 학원이든 과외든 모든 수업은 모두 배움 지향적이다. 내용을 전달하고 학생들을 이해시킨다. 그러면 익힘은? 복습은? 반복 문제 풀이는? 온전히 학생 몫이다. 익힘, 트레이닝, 훈련은 혼자서 할 때 가장 효율적이다.

그런데 하루 종일 수업을 들으니 복습할 시간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학원 수업 = 공부'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와서도 '영어 스피킹 = 새로운 거 배우기, 진도 빼기, 인강 보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공부=배움+익힘(복습, 연습, 반복)]이다. 스피킹도 마찬가지다.  배움은 익힘을 위한 자료 쌓기일 뿐이다. 복습 없이 진도만 나간다? 지금 당장에는 마스터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막상 시험 칠 때는 기억도 안 나고 적용도 못하겠다.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이 있다


영어 학습법 글을 올릴 때 종종 받는 비판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반복이다. 반복 형태가 다를 뿐이다.


하루 10분 영어 인강이 있다. 영상 길이가 정말 딱 10분이다. 그렇다고 10분만 공부하면 바보다.


10분 인강은 순전히 배우는 시간이다. 10분짜리 지식을 완전히 익히려면 100분은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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