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규열 Apr 23. 2020

3개월하면 정말 영어 잘해질 수 있나요?

“규열님 말대로 3개월 착실히 하면 영어회화 되나요?”
“이 커리큘럼 열심히 따라가면 프리토킹 가능할까요? “
“... 하면 ~될까요...?”  


아무도 모른다. 그 누구도 답해줄 수 없다. 학습자마다 현재 레벨, 학습 속도, 집중력, 열정, 문제점, 흥미 있는 자료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변수가 이렇게 많은데 A → B라고 말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3개월이라고 제시한 이유는 학습자들의 불안감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도 될지 안 될지 몰라서 불안하다. 누가 딱 잘라 말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이전에 열심히 공부했는데 실패했던 사람은 더욱 그렇다.


필자는 다만, 필자 경험을 바탕으로 평균을 놓고 봤을 때 3개월을 잡았을 뿐이다. 정확하진 않아도 목표가 없는 거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 되게 만들자     

3개월 안에 될까 말까를 고민하는 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다. 어차피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마음 가짐을 고쳐먹자. 될까 말까를 걱정만 하는 대신에 “3개월 안에 어떻게든 되게 만들자!”라고 생각하자.


그럼 모범 사례를 찾아다니거나 될까 말까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결과는 오로지 자기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그렇다, 아니다가 결정된다. 마음도 편하고 학습 효율도 올라가는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학습 태도다.      



● 달라도 너무 다른 수강생들

사소한 태도의 차이가 어떻게 결과의 차이로 이어지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필자는 영어 수업에서 누구에게나 같은 학습 권장 시간, 같은 분량의 과제를 부여한다. 전체 수강생 중 50%는 딱 맞게 학습 시간을 채우고 과제도 성실히 제출한다.

 


하지만 30%는 딱 맞게 학습 시간을 채웠지만 과제 완성도는 좀 떨어진다. 권장 학습 시간을 주었지만, 분명 이 시간으로는 부족한 수강생들도 있다. 그리고 다른 15%는 선택적으로 하는 추가 과제까지 모두 한다. 학습 시간도 권장 시간의 1.5배가량 된다.      


나머지 5%는? 커리큘럼에 없는 다른 부분까지 공부해서 보낸다. 시키지 않았는데도 어제 배운 부분을 스스로 복습한다. 나아가,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돈을 더 낼 테니 자료를 더 달라고 하는 수강생도 있다.  

     

같은 튜터, 같은 자료, 같은 커리큘럼으로 공부해도 결과가 천차만별인 이유다. 하루 2시간, 3개월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발전 가능성이 정해져 있다. 레벨이 평균보다 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2시간만 하고 만족해버린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융통성을 가지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사람은 개인차를 고려해서 자신에게 맞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더 크다. 또한, 3개월 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학습량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목표 성취가 오로지 자기 학습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영어 콘텐츠를 믿지 마세요     

여러 명을 가르치는 튜터는 개인이 아닌 평균을 상정하고 학습 시간과 과제량을 부여한다.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영어 선생님, 영어 콘텐츠가 그렇다. 아니, 사실, 평균보다 훨씬 과소평가해서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왜일까?


필자가 처음 영어 수업을 시작했을 때는 정말로 매일매일 2시간 치의 과제량을 부여했다. 필자 생각에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지 가시적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과제량을 줄였다. 이걸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걸 알면서도 과제를 적게 내줬다. 왜냐하면, 하루 2시간 분량을 따라오는 사람이 극소수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을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학습량과 현실적 학습량 사이에서 타협을 볼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솔직히 말하면, 이상적 과제량으로 수업을 진행했다가는 돈이 안 돼서 망한다. 따라서 필자 커리큘럼만 따라오면 무조건 3개월보다 더 걸린다고 보는 게 맞다. 상대적으로 공부량이 적은 다른 콘텐츠로는 말할 것도 없다. 내준 것만 잘한다고 실력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영어 수업 콘텐츠 제작 시 일일이 학습자 개개인을 모두 고려할 수 없다. 설령 하루 종일 1:1로 밀착 케어해할 지라도 모든 걸 다 관리해줄 순 없다. 튜터가 학습자 머릿속에 들어가서 숨겨진 문제는 무엇인지, 어떤 방법이 가장 잘 맞는지 파헤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습 순간 집중력과 열정도 외부에서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로지 학습자 자신만이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다.


가끔 어디 어학원, 어디 영어 사이트에 속아서 돈 낭비, 시간 낭비만 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죄가 없다. 일괄적으로 짜인 커리큘럼이 모두에게 완벽할 리가 없다. 자신이 개인차에 맞게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했었다.      



● 3개월 안에 어떻게든 되게 만들겠다.

결론이다. 영어 스피킹, 2시간 3개월을 목표로 잡는다. 분명 목표는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경험상 딱 좋은 기간이다. 그러나 튜터, 자료, 콘텐츠에 기대어서 000만 하면 된다고 믿지 말자. 그런 건 세상에 없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비판한다. 매일 90분이 정말로 충분한가? 쉐도잉 비율을 좀 더 늘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이팅 분량을 더 늘리야 하지 않을까? 더 효율적으로 단어를 외울 수는 없을까? 2시간 3개월 안에 끝내는 건 결국 여러분 몫이다.



● 스피킹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가?

월별 체크리스트

Q. 전달보다 말하는 속도 (Fluency)가 조금이라도 빨라졌는가?

Yes. 유지

No. 주별 질문을 통한 변화


주별 체크리스트

Q1. 학습 시간의 90% 이상 스피킹을 하고 있는가? 리스닝 & 리딩이 10% 이하인가?

Yes. 유지


No. 자료 난이도를 낮춰서 스피킹 시간 최대화     

Q2. 연속해서 3일 이상 스피킹 학습을 거르지 않았는가?

Yes. 유지

No. 스케쥴 재조정. 다른 약속 취소. 또는 어학원이나 스터디를 통해 강제성 추가     


Q3. 영어 읽기보다 외우기가 더 문제인가?

Yes. *블라인드 비율 증가

No. *쉐도잉 비율 증가     


블라인드 스피킹: 눈을 가리고 배웠던 문장을 다시 스피킹 해보는 연습

쉐도잉 스피킹: 영상을 그대로 따라서 말해보는 연습


Q4. 쉐도잉 시 바로바로 정확하게 따라 말할 수 있는가?

Yes. 유지 또는 더 빠른 영상

No. 느린 영상으로 변경     


Q5. 모든 일상을 영어화 하였는가?

Yes. 유지

No. 카톡 영어로, 회의 필기 영어로, 영어 수업 신청, 수업 필기 나중에 영어로 바꿔보기      


Q6. 쉐도잉, 블라인드, *가지뻗기까지 독학이 안정적인가?

Yes. 실전 영어 추가      

가지뻗기: 배운 단어, 문법이 있으면 자기만의 문장 (잔가지) 5개 만들어보기


Q7. 실전에서 60분 중 40분 이상 스피킹할 기회가 보장되는가?

Yes. 유지

No. 더 소규모 스터디, 1:1 과외로 변동     


Q8. 같은 말을 반복하진 않는가?

Yes. 유지

No. *의도적 라이팅 실천     


의도적 라이팅: 잘 못 쓰는 단어, 표현, 문법을 의도적으로 라이팅에 녹여씀


Q9. 지나치게 버벅이는가?

Yes. 사전 준비 철저하게; STEP 1, 한글 라이팅, STEP 2. 영어 라이팅, STEP 3. 블라인드 스피킹 준비 시간 더 확보     


Q10. 배운 걸 까먹어서 사용하지 못하는가?

Yes. 새로운 진도 나가는 대신에 복습 주기 및 횟수 강화

매거진의 이전글 외국인과 말하면 영어가 늘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