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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Jul 01. 2020

미드로 영어 공부하면 입이 트일까? <하>

< 이전 글 정리 >

미드, 영화만으로는 실제 스피킹 실력을 향상할 수 없다. 3가지 이유 때문이다.


1. 현실에 쓰이는 데 영상에는 안 나오는 영어가 있음.

2. 대사를 기억하는 데 한계가 있음.

3. 대사를 그대로 쓸 일은 없음. 


영어 유튜브, 영자 신문, 영어 인강, 원서 등도 마찬가지다. 어떤 자료로 하든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진짜 스피킹 실력을 늘릴 수 있을까? 




자료를 통한 독학과 더불어 실전 영어가 필요하다. 화상 영어, 전화 영어, 어학원, 스터디, 과외, 회사 영어 회의, 학교 영어 토론 등이 예시다. 혼자서 공부함과 동시에 실제 상대방과 영어로 말할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스피킹 학습 = 독학 + '실전'

 

어떻게 실전 영어가 독학의 한계점을 보완해줄까? 3가지 이유가 있다.


1.  자료와 현실의 간극을 메꿔줌

자료와 현실은 다르다. 즉, 자료에 나오는 영어와 실제로 쓰이는 영어에는 차이가 있다. 실전 영어는 두 가지 방향으로 이 차이를 메꿔준다.


1) 현실에서 쓰이는 데 자료에는 안 나오는 영어

자료가 아무리 현실을 잘 반영했다 하더라도 개개인의 현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본인은 현실에서 스피킹 할 필요가 있음에도 미드,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을 수 있다. 

자기만의 현실 영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실전을 통해서이다. 회사나 학교에서 영어를 쓰는 사람이라면 영상을 통해 배우는 영어와 실제로 쓰는 영어가 얼마나 다른지 알 것이다. 


최근 필자가 실제로  했던 영어 대화를 보자. 


"나 한도 거래 드디어 풀었어"

"싱가포르에서는 음주 운전하면 어떤 처벌을 받아?"


필자가 3개월간 본 영화, 미드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영어다. 모르니 애써 돌려서 말했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따로 찾아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I eventually had limitation of transaction removed"

"What are the penalties for driving under the influence in Singapore?" 


현실 영어는 영어를 쓰는 현실을 직접 접함으로써만 파악할 수 있고 학습할 수 있다.


2) 현실에서 안 쓰이지만 자료에는 나오는 영어

제대로 된 스피킹 학습은 필요한 걸 찾아 배우는 일뿐만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걸 걸러낼 수 있는 일까지 포함한다. 

다음은 '안녕 헤이즐'에 나오는 대사다.


"I’m not seeking political asylum"

"I’m in the midst of a grand soliloquy"


asylum, soliloquy뿐만 아니라 in the midst of도 과연 쓰일지 의문이다. 나아가 아래 대사는 어떨까?


<안녕 헤이즐> 세상에나 저런 멋진 말을

 

"It would be a privilege to have my heart broken by you"  

"너 때문에 상처 받으면 그거야 내 영광이지"


외국인 애인이 있다면 쓸 쑤도 있겠다. 그러나 보통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영어를 배우지 않는가? 


우리가 한 가지 착각하고 있는 게 있다. 영화, 미드에 나오는 현실이 곧 우리의 현실이라고 가정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현실과 우리의 현실은 분명 다르다. 업무적으로 영어를 쓸 거라면 로맨스에 관한 영어는 굳이 배우지 않아도 된다. 


자료에 나오는 걸 다 공부하면 이 또한 시간 낭비다. 쓰이는 건만 골라서, 안 쓰이는 건 버린다. 강약을 주면서 공부하자. 그리고 중요도 조절은 실전 영어로부터 얻은 현실 영어 감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2. 암기력의 한계 극복

필자는 매일 3개월 동안 독학했는데 거의 써먹지 못했다. 왜냐하면, 3개월치 어마어마한 분량을 3개월이 지나서야 한꺼번에 기억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아래 문장은 충분히 그대로 써먹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아무 생각이 안 났다. 


"This is an opportunity that I may never get again"


만약 주 2회 어학원에 다녔다면 영상에서 배웠던 내용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학원 가기 전 3일 동안 3일 치 분량은 충분히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해 보지 않으면 까먹는다. 불변의 진리다. 그리고 배운 걸 말해보려면 적어도 5일 이내에는 상대방과 실제로 대화를 해봐야 한다. 



3. 변형 습관 길러줌

영어 과외, 스터디를 하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습관이 하나 생긴다. 영어 자료를 볼 때 자기 상황에 맞게 바꿔보기 시작한다. 예컨대, 영화에서 아래와 같은 문장을 배웠다 치자.


"In case you are wondering, that’s why I like you"


만약 다음 회화 수업 내용, 회의 주제가 재택근무라면 아래와 같이 바꿔본다.


"In case you are often distracted by others, that's why we need to try working remotely"   


이렇게 변형해봐야 비로소 'In case', 'that's why' 구문을 체화할 수 있다. 독학 시 자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료에 나온 영어를 그대로 쓸 일은 없다. 각자 상황에 맞게 변형해야 한다.


영화, 미드에만 빠져 공부할 때는 나오는 문장을 곧이곧대로 쓸거라 착각한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현실 영어를 접하면 "이 문장은 내 상황에서는 이렇게 쓸 거야!"라고 자기도 모르게 느낀다. 물론 바꿀 때 모르는 영어가 나오면 찾아본다. 


< 보너스 팁 >

바꿔보는 습관이 잡히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습관을 만들면 된다. 외국인 친구를 만나기 전에 무슨 말을 할지 따로 시간을 내서 준비한다. 이때, 자료에서 배운 영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문장을 배웠다 치자. 



"Is there any way we can make that trip happen?"


그럼 이 문장을 본인 상황에 맞게 바꾼다.


"Is there any way we can meet more than now?"


한 번 더 복습을 하는 셈이고 실제로 외국인 친구를 만나서 'Is there any way' 구문을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번 써먹으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써먹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독학에서 배운 영어를 따로 바꿔보는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하는 건 좋다. 그러나 공부를 위한 공부로 빠지지 말자. 지나치게 자료에 몰두한 나머지 자료를 이해하고, 끝내는데 만 집중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미드 이해 자체가 아니다. 미드에 나오는 대사를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것도 아니다. 실제 상황에서 자기 생각을 영어로 유창하게 표현하는 게 최종 목표다.



따라서 자료 독학과 더불어 반드시 주 2회 정도는 실전 영어를 병행하자.



유튜브 영상으로 감상

https://youtu.be/l6ZdV-OZ_7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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