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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Aug 28. 2020

영화 13편 공부하고 느낀 3가지 영어 공부 팁

5개월 동안 영화 3편 (19 곰 테드, 안녕 헤이즐, 원더)와 미드 20개 에피소드 (너의 모든 것, 닥터 포스터)로 영어 공부를 했다. 길이로 치면 영화 13편 정도이다. 


그 과정에서 느낀 3가지 영어 스피킹 공부 팁을 공유한다. 




1. 한 편을 보더라도 완벽하게 마스터한다 

80% 완성도로 13편을 보는 일 보다 100% 완성도로 1편을 마스터하는 게 낫다. 


필자는 구간 반복까지 포함하면 13편을 최소 3번씩은 돌려보고 따라 말해 보았다. 그 결과, 지금은 자막 없이 대부분 영상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배운 대사의 5%, 아니 3%도 스피킹으로 써먹지 못한다. 


스피킹 학습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어정쩡하게 익힌 영어는 활용은 고사하고 30분만 지나도 잊어버린다. 특히 13편과 같이 분량이 많을수록 그러하다. 아무리 외워도 어차피 까먹는다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애초에 제대로 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영어를 보고 비슷하게 따라 읽는 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대사를 보지 않고도 술술 말할 정도로 반복해야 한다. 그래도 곧 까먹는다. 인간은 원래 까먹는다. 내일, 2일 후, 5일 후, 10일 후, 1달 후로 주기를 두면서 최소 5번은 복습해야 한다. 


각기 다른 교과서 10권을 2~3번 보면 객관식은 잘 맞춘다. 이해는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관식 서술형은 손도 못 댄다. 그리고 스피킹이 정확히 백지에 영어를 쏟아 내야 하는 주관식 서술형이다. 


95% 완성도도 부족하다. 배운 걸 입으로 내뱉으려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반복하고 복습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여러 편 보는 거보다 질릴 정도로 한 편 공부하자.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 스피킹은 제외다. 하나를 배우고 하나만 잘 말해도 성공이다. 



2. 스피킹만 판다 

분명 스피킹을 목적으로 미드를 시작했는데 막상 돌아보면 스피킹 한 시간은 60분 중 5분도 안된다.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 나오면 다시 돌려본다 (리딩)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 찾아본다 (어휘) 잘 안 들리면 몇 번이고 다시 들어본다 (리스닝) 자료가 어려울수록 이렇게 딴짓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공부해서 좋은 거 아니냐고? 천만에다. 애초부터 길지 않은 학습 시간 60분을 각기 다른 영역에 나눠서 투자하면? 이도 저도 안된다. 현실은 스피킹만 파도 결과물을 볼까 말 까다. 리스닝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경험상 전환 시간 또는 준비 시간이라는 게 있다. 즉, 스피킹 공부를 시작하면 첫 10분 정도는 말이 잘 안 나온다. (전화 영어 해본 사람은 알 거다) 10분이 지나야지 입도 좀 풀리고 스피킹에 적응이 돼서 본격적으로 몰입해서 스피킹 효율을 늘릴 수 있다.


그런데 60분 내 스피킹 공부하다, 리스닝 공부하다, 독해 공부하다, 어휘 공부하다 하는 식으로 전환하면 그 어느 영역에도 몰입할 수가 없다. 


따라서 스피킹 공부가 목적이라면 60분 동안은 스피킹에 올인한다. 조금 안 들린다? 그냥 넘어간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거나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 있다? 줄거리 이해에 지장이 없다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간다. (애초에 이런 부분이 많이 나오면 더 쉬운 자료로 해야 한다)

리스닝도 마찬가지다. 리스닝 공부가 목표라면 쉐도잉이나 문장 외우기는 생략한다. 뜻을 몰라도 들리기만 한다면 그냥 넘어간다.  설령, 스피킹과 리스닝을 동시에 하고 싶다 하더라도, 하루는 스피킹 올인, 다음날은 리스닝 올인 식으로 공부하는 게 낫다. (이럴 바에 1달은 스피킹 올인, 1달은 리스닝 올인이 낫다)



3. 실전 영어를 병행한다

영화건 미드건 결국 독학이다. 독학을 하면서 어학원이나 회화 과외 등 실전을 병행해야 한다. 독학 없이 어학원만 다니면? 학습한 인풋이 없으니 맨날 쓰는 영어만 돌려쓴다. 새로운 생각은 아예 전달하지 못한다. 그럼 독학만 한다면? 2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 사용하지 않으니 잊어버린다. 배우고 반복한 문장은 적절한 상황에서 직접 써볼 때 비로소 내 것이 된다. 한 번 쓰기가 어렵지, 일단 한 문장을 적용하고 나면 그 문장은 '원래 내가 잘 쓰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오는' 친숙한 영어 그룹에 포함된다. 


둘째, 더 중요하게, 선별적으로 자료를 공부하지 못한다. 아무리 현실을 반영한 영화, 미드라도 내 현실과는 다르다. 예컨대, 닥터포스터에 다음 대사가 나온다.



(아들이 친구랑 싸운 상황)

Are you saying that he provoked you?

걔가 먼저 널 자극했어


필자는 provoke는 따로 공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부분 업무에서 영어를 쓰기 때문에 provoke는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알면 좋겠지만 provke 공부할 시간에 I've got a few things to sort out (정리할게 좀 있어)와 같이 쓸 확률이 높은 문장을 보겠다. 


그럼 어떤 영어가 정말 내가 쓸 영어인지 알 수 있을까? 내가 영어를 쓰는 상황에 주기적으로 빠지는 거다. 1주일에 2번은 어학원에 가서 실제로 영어를 써본다. 그래야 비로소 현실 영어 감각이 생긴다. 나아가, 내가 진짜 쓰지 못하는 영어가 무엇인지 잘 파악하게 된다. (생각보다 아주 아주 기본적인 거에서 막힌다)



그리고 이런 자가 피드백을 바탕으로 영화 독학 시 필요한 것만 골라서 학습할 수 있다. 자료에 나오는 걸 다 공부하면 바보다. 내가 필요한 것만 골라 배워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보너스: 초보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영화, 미드

사실, 가장 크게 느낀 점이다. 보는 내내 '아니 이걸로 어떻게 초보자가 공부를 해;;'라고 생각했다. 특히, 스피킹 영역에서는 필자도 어려울 때가 있다. (수능 1등급, 토익 950) 


수능 2~3등급, 토익 800 이하면 영화, 미드는 너무 어렵다. 물론, 할 순 있지만 비효율적이고 흥미도 금방 깨질 테다. 자막 켜고 70% 이상 이해가 어렵다면, 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진, 예를 들어, 영어 유튜브 같은 게 낫다. 




영화, 미드 자체가 영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자료는 자료일 뿐이다. 오히려, 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된 학습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핵심은 '어떻게'이다. 1주일마다 주기적으로 점검하자. 애매모호하게 넘어가고 있지는 않는지, 스피킹 공부한다면서 단어 찾아보는 시간이 더 많지는 않은지, 실전을 병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애초에 자료가 너무 어렵지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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