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영어원서를빠르고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을까?
영어원서 읽는 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1. 완벽주의
100%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모르는 영단어가 나오면 사전 찾아본다. 한국어 책도 사서 비교해가며 읽는다.
2. 대충대충
전반적 내용 이해만 따라간다. 내용 이해에 지장이 없다면 영단어를 찾아보지 않는다. 원서만 사서 읽는다.
필자는 여태까지 두 번째 대충대충 방법으로 읽었다. 그런데 이번에 영어원서 리뷰 (브레인룰스 Brain Rules)를 써보려고 완벽주의로 읽어봤다. 아마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00% 이해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자! 그렇다면 오래 걸리고 힘들었으니 1번 완벽주의 모드가 더 효과적인 원서읽기 방법일까?
단언컨대, 2번 대충대충이 더 낫다. 왜 그런지 5가지 이유를 설명하겠다.
브레인 룰스 두 번째 챕터에서 뇌를 해부학적으로 설명한다. triune, Paleomammalian 등 뇌 관련 용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아봤다. 듣도보도 못한 pucker, blotting 등도 너무 어려워서 모두 사전을 찾아봤다.
하지만 원서읽기의 목적이 무엇이든 위와 같은 어려운 영단어는 애초에 알 필요가 없다. 목적별로 이유를 살펴보자.
재미로 영어원서를 읽는다
← 이 리뷰 쓸 거 아니었다면 진작에 포기했을 만큼 지루했다. 책 진도가 쭉쭉 나가야 읽는 맛이 있지 사전 찾는 게 재밌을 리가 없다.
영어공부 중 독해 실력을 기르고 싶다
←위와 같은 단어는 모르더라도 독해에 전혀 지장이 없다. 게다가, 독해에서 어휘만큼 중요한 게 읽는 속도다. 그런데 완벽주의로 읽으면 절대 속도가 안 붙는다. 4번에서 더 자세히 설명한다.
책 내용을 습득하고 싶다
← 위처럼 이 책에만 등장하는, 그리고 끽해야 한 두 번 나오는 단어는 몰라도 내용 이해에 전혀 지장이 없다. 오히려, 몇 문장 읽고 사전 찾고 하다 보면 내용 흐름이 끊겨서 이해가 더 어렵다. 몇 번 나오는 단어는 후에 다른 책에서도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누구는 영어원서를 영어 공부 중에서도 어휘력 향상을 목적으로 읽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에는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 찾아가며 읽어야 하지 않을까?
우선 다음 질문부터 답할 필요가 있다. 어떤 어휘를 쌓아야 할까? 확실한 건 모든 영단어를 다 외우려는 건 불가능하다. 아무리 영어 공부를 해도 모르는 어휘는 항상 나오기 마련이다. 그럼 그때마다 어휘 공부를 해야 할까? 아니다. 우리는 '자주' 쓰이는 핵심 영어만 알면 된다.
책을 읽으면서 putter around는 어려웠음에도 결국 '중요하니 찾아보고 외워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왜? 책에 몇 번이고 자주 등장해서 나올 때마다 답답하고 이해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그 후로도 뒤에 계속 나오니 자연스럽게 복습하고 익혔다. 양치기가 효과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중요한 영어는 반복해서 나오기 마련이고 반복해서 마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워진다.
이와 반대로, 완벽주의 모드로 읽으면 반복되지 않는, 즉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어쩌면 이때 한 번 찾아보고 평생 다시 보지 않을 모든 어휘를 다 공부하게 된다. 나오는 것만, 필요한 것만 공부해야 똑똑한 학습이다. 반대로 대충모드로 읽으면 속도가 붙어서 같은 시간 대비 반복 어휘를 많이 마주하므로 더 선별적으로 중요한 어휘를 파악해 읽을 수 있다.
영어원서 브레인 룰스의 일부를 읽어보자.
A lecture with a forward-looking hook relevant to the entire day's material was a great way to corral the attention of the class.
완벽주의 모드로 읽으면 모르는 영단어 (forward-looking, corral)을 마주하면 바로 사전부터 찾는다. 단어 뜻을 아는 거? 중요하다. 그러나 단어는 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만 알아도 충분하다. 단어 뜻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추론 능력이다. 왜 수능에도 추론 문제는 단골로 등장하지 않는가?
추론 능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애매한 단어가 섞여 있어도 속도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으며
2) 그만큼 같은 시간 대비 더 많은 단어를 보므로 추론 학습을 가속화시킬 수 있으며
3) 실전 대화와 같이 사전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앞뒤 문맥을 통해 추론해서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이전부터 자연스럽게 추론을 극대화해서 읽었다면 굳이 사전 찾아보지 않아도 forward-looking은 뭔가 앞 내을 미리 내다보는 거, corral은 모르긴 몰라도 뭔가 잡아두는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미 앞 내용에서 비슷한 얘기가 여러 차례 나왔기도 했다.
우리는 글을 읽을 때 글자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읽지 않는다. 그보다는 뭉텅이로 과감하게 건너뛰면서, 점핑하면서 읽는다.
As we look 360 degrees around our synaptic environment, we notice that the neural forest, large and seemingly distant, is surprisingly complicated.
그런데 100% 이해하려 하다 보면 모르는 단어가 없는지, 문장 구조는 어떤지 필요 이상으로 분석해가며 읽게 된다. 이로 인해 1) 독해 속도를 향상할 수 없으며 2) 쭉쭉 매끄럽게 읽어 나가는 흐름을 탈 수가 없다 (그래서 원서 난이도가 중요하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으면 애초에 속도감 있게 읽지 못한다)
사실, 브레인 룰스는 1년 전쯤에 지하철 오가며 가볍게 한 번 봤었다. 대충모드로 말이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읽는 속도 차이가 못해도 5배 이상은 느리다고 체감한다. 브레인 룰스 후에 다른 원서를 대충 대충 읽으면서도 완벽하게 읽을 때 얼마나 느렸는지 계속해서 느낀다.
100% 이해하려 하면 그건 더 이상 독서가 아니다. 시험공부다. 책 보는 시간과 사전 찾는 시간이 비슷하니 재미있을 리가 없다. 진도도 빨리빨리 쭉쭉 나가야지 원서 읽는 맛이 난다. 사실, 브레인 룰스로 컨텐츠 5개는 뽑아내려고 했는데 이 글이 마지막이다. 이 책은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다.
따라서, 특히, 원서 읽기가 처음이신 분들 혹은 아직 흥미를 못 붙였거나 습관이 안 된 사람들은 최대한 대충 대충 읽는 전략이 좋다. 전반적인 이해가 된다면 모르는 문장, 모르는 단어는 과감하게 건너뛰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누구나 찝찝하다. 매번 사전 찾다 보면 재미없고 지친다. 그래서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 이건 완벽주의가 아니라 학습 전략의 부재이다. 우리가 원서를 읽는 이유는 영단어 공부가 아닌 내용 이해다.
100% 이해하며 완벽하게 책을 한 권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뿌듯함이 아니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뿐이다. 그 시간, 노력이었으면 이미 같은 분량의 책 2~3권은 더 읽었을 것이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느꼈지만 모든 단어를 찾아볼 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아니 이거 어차피 쓰지도 않을 거...'
번역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100% 완벽주의 모드로 읽었다가는 리뷰는커녕 원서 읽기가 지겨운 일이 될 게 틀림없다.
그러니 특히 초심자일수록 쉬운 걸로! 대충 대충! 편하게! 가볍게! 읽자. 많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속도뿐만 아니라 어휘력, 내용 파악력도 올라갈 것이다.
영어 리스닝 358일 매일 들어본 결과
https://www.youtube.com/watch?v=f4lGg5gC9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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