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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Sep 15. 2018

국내파 영어회화 성공기

영어회화, 어학연수 없이 어디까지 잘해질 수 있을까?

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어학연수는 필수라고?


영어 스피킹을 잘하기 위해서는 해외 경험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최소 몇 개월을 영어권에서 살거나 아니면 애초에 거기서 태어나거나. 그도 그럴 게 살다 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스피킹 실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하지만 위 명제는 거짓이다. 어학연수 없이도 영어 스피킹 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실제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필자이다.


무언가 특별한 경험이나 언어적 감각이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다. 그런 거 없다. 영어와 관련된 필자의 모든 신상 정보를 공개하겠다. 


본 글의 목표는 단 하나이다. 여러분에게 "굳이 해외 나갈 필요 없구나", "제대로만 하면 정말 되는구나"라는 믿음을 심어줄 것이다.




 


필자 소개



한국에서 태어나 초, 중, 고 모두 국내에서 졸업했다. 현재는 국내 대학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전공, 취미 모두 영어와 1도 상관이 없다. 특별히 영어 공부에 뜻이 있었는가? 아니다. 영어 공부라곤 수능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대학 입학 후 영어를 포함한 모든 공부를 놓았다. 1주일 단위 정도의 여행 말고는 특별한 해외 경험은 없다. 교환학생도 안 갔다. 1:1 영어 튜터링 같은 과외도 안 받았다. 그렇다. 영어회화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도 여러분과 비슷하다. 평범하다. 


언어적 감각? 우선, 언어적 감각이란 게 애초에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겠다. 만에 하나 있다 하더라도 필자는 가지고 있지 않다. 시간 투자 대비 성과가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과거 영어 회화 실력


영어 스피킹 공부를 시작한 지는 3~4년 정도 됐다. 그렇다면 그전에는 영어를 어느 정도 했을까? 그렇다 할 객관적 자료가 몇 개 없다. 과거에 영어 자체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능 외국어 3등급



첫 수능 때 외국어 영역 3등급을 받았다. 그리고 1년 재수해서 1등급을 받았다. 사실 영어 스피킹 실력을 논할 때 수능 등급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수능 영어는 스피킹을 전혀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3등급이나 1등급이나 스피킹은 거기서 거기이지 않나? 


필자는 이 당시 영어 스피킹을 어느 정도 하는지조차 몰랐다. 영어에 회화라는 영역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리딩과 문법만 잘 때려 맞췄으면 됐기 때문이다.


토플 87점



교환학생 가려고 수능 이후로 4년 만에 영어 공부란 걸 다시 해봤다. 87점을 받았다. 토플 87점은 토익 765점으로 환산된다. 총점도 총점이지만, 스피킹 점수가 30점 만점에 18점이다. 절반은 넘었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5-18점 사이는 그냥 아무 말이나 막 던져도 주는 점수란다. 맞을 거다. 왜냐하면 그때 필자의 전략은 스피킹과 라이팅은 버리고 리스닝과 리딩에서 벌자였기 때문이다. 스피킹 책을 샀었지만 답이 없었다. 난이도도 너무 어렵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몰랐다.


국제학부 다중전공 탈락



국제학부로 다중전공을 신청했다. 국제학부는 거의 모든 학생이 해외파이며 수업도 100%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좋은 영어 학습 환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뭐하나? 면접 하루 만에 반려 메일이 왔다. 그도 그럴 게, 영어 면접에서 스피킹은 물로 니거니와 리스닝도 안 돼서 대답을 거의 못 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게 당연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평균 또는 그 이하 영어 스피킹 실력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증명한 듯하다.



영어 회화 학습 경력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다. 또한 국내파지만 필자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만큼 다양한 영어 회화 학습을 해본 사람은 드물 거라 본다. 본 메거진의 차별성은 글쓴이가 대한민국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영어 회화 학습은 거의 다 해보았다는 사실이다. 


우선 흔히 접할 수 있는 영어 공부는 다 해봤다. 여러분이 해봤으면 필자도 해봤을 것이다. 어학원, 스터디, 미드, 유튜브, 쉐도우 스피킹, 원서 읽기, 영자 신문, 화상 영어 등등. 여기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회화 공부 몇 가지만 살펴보고 가겠다.


카톡 영어로 답장하기


일상생활 모두를 영어로 바꿨다. 길 가거나 샤워하면서 배웠던 영어를 중얼중얼거렸다. 지나가다 광고를 보면 영어로 번역해서 되는대로 말해보았다. 친구에게 카톡 답장을 영어로 했다. 그러면서 모르는 단어, 모르는 표현들을 찾아가며 익혀갔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영어로 보내면 차단한다고 했는데, 나중에는 먼저 영어로 카톡이 왔다. 지금까지도 친한 친구들에게는 영어로 답장을 보낸다. 


영어 전용 수업 도배하기



전공 수업을 포기하고 18학점을 통째로 영어 전용 수업으로 채웠다. 잘 따라갔을까? 스피킹은 둘째 치고, 교수님이 뭐라 하는지, 발표자가 뭐라 하는지 알아듣기도 벅찼다. 영어로 국제 정세가 어떻고 서브프라임이 어쩌고 하니 제대로 이해할 리가 없었다. 학점은? 망해도 괜찮았다. 영어 회화만 잘해진다면 학고도 상관없었다. 


영어로 필기하기


'과학 기술법의 이해' 한국어 수업을 모두 영어로 필기했다.


한국어 수업을 들을 때조차 한글 말을 영어로 필기했다. 처음에는 번역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니 우선 한글로 필기해 놓고 수업 끝나고 영어로 바꿨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트 초안에서 영어 필기의 비중이 높아졌다. 사전 찾는 비중도 낮아졌다. 역시 지금도 메모하거나 글 쓸 일이 있으면 가능하면 영어로 쓴다.


아래는 2016년도 「과학 기술법의 이해」한국어 과목을 영어로 필기한 파일이다. 참조하길 바란다. 영어를 많이 쓴다는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Free Coffee



괜히 가능한 건 다 해봤다고 말한 게 아니다. 교환학생을 못 가면 교환학생 온 친구들을 만나면 된다. 이 생각으로 위와 같은 포스터를 만들어서 학교 여기저기 붙이고 다녔다. 이렇게 독일, 핀란드, 프랑스, 싱가포르 등 각국에서 온 친구들을  10명은 만났다. 이와 더불어 카페에서 심심해 보이는 외국인한테 가서 무작정 말을 걸기도 했다.



영어 회화 학습 동기



여기서 잠깐! 필자는 왜 갑자기 영어 회화를 파기 시작했을까? 필자는 교환학생 한 번 가면 회화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건강 문제로 교환학생을 결국 못 갔다. 


마음이 급해졌다. 해외 경험 한 번쯤은 필수인 시대 아닌가? 이때부터 영어 회화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다중전공 신청, 영어 전용 수업 도배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런 와중에 친구 중 한 명이 "어차피 영어는 한 번은 나갔다 와야 돼. 영어 전용 수업 아무리 열심히 들어도 답 없어. 나중에 건강 괜찮아지면 어학연수 한 번 갔다 오는 게 나을 듯."라고 얘기했다. 나에게는 도발이었다. 도파민을 마구 분비시키는 도전이었다.


필자는 전형적인 청개구리 성격이다. 친구가 그런 식으로 말하니 오기가 생겼다. 자기도 안 해봤으면서 어떻게 알지?


할 수 있을까, 없을까 가 아니라 얼마나 걸리나 보자는 마인드였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고 싶었다. 생각해 보니 주변에 해외 경험 없이 유창하게 하는 케이스가 없었다. 여러분도 아마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 사례가 돼보기로 했다.



현재 영어 회화 실력


I think만 연발하던 3년 전 과거. 어쩌면 여러분의 현재 모습. 지금은 어느 정도 영어 스피킹을 할까? 얼마나 발전했을까?


영어 전용 수업


사회봉사 ,과학기술법의이해  빼고는 모두 영어 전용 수업이다.

과거 영어 전용 수업은 이해조차 어려웠다. 교수님, 학생 말도 너무 빠르고 교재 내용도 어려웠다. 스피킹이 필수인 발표, 토론은 오죽했을까.


하지만 지금은 한국어 수업만큼은 아니지만 영어 전용 수업도 무리 없이 잘 따라간다. 과제가 아닌 이상 예습도 따로 하지 않고 발표 전날 밤을 세우지도 않는다. 영어 전용 수업은 학점도 따고 스피킹도 늘릴 수 있는 단기 어학연수라고 생각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영상은 2017년 1학기 학교 마케팅 수업 영어 PT 영상이다.


결코 완벽한 영어가 아니다. 아직도 다방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굳이 영상을 올린 이유는 실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 정도는 할 수 있구나'라고 독자 여러분들이 믿을 수 있게 말이다. 


국제학부 다중전공 합격



재도전 끝에 결국 국제학부 다중전공에 합격했다. 유학파 학생과 같이 공부하고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꼈다. 마치 영어 스피킹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승격된 느낌이었다. 대학교 합격했을 때 보다 더 기뻤다.



외국계 회사 인턴



외국계 또는 영어가 필수인 직무로만 인턴 지원을 했다. 결과는 Bosch와 UN 난민기구 동시에 최종 합격을 했다. 특히 영어 인터뷰는 지신 있게 봤다.  전보다 훨씬 잘해졌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로 디베이팅까지



영어로 디베이팅을 할 거라고 상상이나 했었을까? 학교에서 짧은 스피치마저도 밤새 스크립트를 외우고, 덜덜 떨면서 말했었다. 지금은 20분의 시간만으로 단상에 나가 6~7분 동안 무리 없이 영어로 주장을 펼칠 수 있다.  


16년 봄에 열린 서강대학교 영어 디베이팅 토너먼트에 참가했다. 대다수가 해외파였고 주제도 <This House  Would Implement A Fat Tax>와 같이 어려웠다. 기대도 안 했는데 9번째 베스트 스피커 어워드를 수상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영어 학습법 강의

https://youtu.be/j2Q7JNSpYRE  (출처: 탈잉)


여태까지의 경험, 성과, 고민을 바탕으로 영어 회화 학습법 강의를 하고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수강생 입장이었는데 현재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튜터가 되었다. 영어 회화 학습법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회화 스터디 리더



역시 과거에는 스터디원 중 한 명이었다. 현재는 스터디 리더가 되었다. 원래 학습법 강의만 진행하였는데, 과외 및 스터디 요청이 계속 들어와서 아예 진로를 영어 교육 쪽으로 틀었다. 교환학생 안 가길 정말 잘했다. 그때 아팠던 내 몸에 감사할 따름이다. 


온라인 영어 회화 스타트업 대표

과외받는 수강생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온라인 영어 교육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바라는 바였고 무엇보다 자신 있었다. 누구보다 학습자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영어 회화 교육 생태계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고 개선할 부분이 많지만, 2명의 슈퍼맨 팀원과 잘 헤쳐나가고 있다.






일부러 안 나갔습니다



2년 전 미국 법률 회사 인턴쉽에 합격했었다. 비행기만 타면 되는 상황이었다. 소위 스펙을 따진다면 무조건 가야 하는 인턴이었다.


그런데 안 갔다. 끝내 고민하다가 100만 원이 넘는 수수료를 지불하고 인턴쉽을 포기했다. 왜냐하면 국내파 타이틀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어 회화를 학습하는 많은 사람을 동기 부여하는 좋은 사례로 남고 싶었다.


누구는 허세라고, 누구는 자랑이라고 하지만 상관없다. 한 명이라도 글쓴이 사례를 통해 자신감을 가진다면 만족한다.


여태까지 주구장창 자랑처럼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나열한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신 독자 여러분이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느낌을 조금이라도 받았다면 오늘 글은 성공이다.


동기 부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래서 어떻게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음 글부터가 진짜이다. 우리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잡아야 하는지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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