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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sh Oct 21. 2019

자기계발이 커리어의 발목을 잡는다?



이 글의 제목은 상당히 시대 역행적이다. 지난 수십 년 간 한국 직장가에서 이처럼 직장인들에게 자기계발의 기회가 주어진 적이 있을까? 젊은 30~40대 직장인들은 퇴근 후 짬을 내 외국어를 배우거나, 대학원을 다니며 학위 취득에 매진한다. 또는 자격증 취득에 매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0년차 직장인인 필자 역시 서울 시내 대학원의 박사과정으로 재학 중이다. 매주 2~3차례씩 학교에서 일반 대학원(풀타임) 대학원생들과 수업을 듣는다. 시험도 똑같이 치른다. 회사를 다니며 밥벌이는 해야 하겠는데,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르려니 퇴근 후 공부 시간이 너무나 귀할 따름이다.


이처럼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직장인들의 노력은 칭찬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모든 자기계발은 자신에게 득일까?


1. 당신이 자기계발에 들이는 시간에 직장 내 경쟁자는 직무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 가지 가정을 해보자. IT업계에 종사하는 직장인이 '언젠가 직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바람에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가 중국어를 배운 뒤 관련 부서에 배치되거나, 업무에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면 차라리 다행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승진 경쟁자인 누군가는 같은 시간에 야근을 자처하고 있다. 거래처와 미팅에 시간을 보내거나, 직장 상사들과의 사내 정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이 됐든 간에, '회사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 것이다.


당신이 노력을 기울이는 자기계발이 어떤 형태이든 간에, 그것이 나의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지 않다면, 이는 주위 경쟁자들과의 실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2. 자기계발의 정의가 명확치 않다.


만약 당신이 은행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승진에 도움이 될 만한 금융 관련 자격증을 주경야독 끝에 취득한다면, 이는 회사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직무 역량과 무관한 자기계발에 적지않은 시간을 쏟아붓는 이들도 적지 않다. 취미 생활이나, 여가 시간으론 괜찮겠지만, 이것이 상당 시간을 할애해야 할 만큼의 자기계발로 이어진다면, 실제 직무와의 이탈은 점점 커지게 된다.


(야간) 대학원이 대표적일 수 있다. 증권사 직원이 경제대학원을 다닌다면 오케이. 하지만 인사, 혹은 총무를 맡는 직장인이 경제학을 전공한다면? 


자신에게 뚜렷한 보탬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전공을 선택해 매주 10시간 이상을 쏟아붓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이런 이들은 '자기계발이 나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난 자기계발의 무용론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는 요즘 시대는 선택과 집중이 필수이며, 일상의 상당 시간을 직장에서 할애하는 당신에게 '불필요한' 자기계발은 실질적인 직무 향상에 역행일 수 있다.


물론 직무 개발과 승진 등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무슨 형태의 자기계발을 하든 전적으로 당신의 자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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