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ish Feb 07. 2022

나이 많은 박사과정도 괜찮을까?

11화. 문제는 나의 전문성이다.

직장인으로 박사과정을 겸한다고 하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나이가 많은데 대학원에 가도 괜찮을까?"


그런데 직장을 다니다 대학원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면 다들 배경도 나이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내가 이런 질문을 계속 받게 되는 건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것을 어느 정도 디스카운트로 생각하기 때문일 거다. 사실 30대 들어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하다보면 물리적 나이보다 그에 따른 가정적 부담이 학업에 지장을 끼칠 거라는 우려가 더 클 수 있다. 박사과정에 입학하려는 직장인에게 나이가 걸림돌일까?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내가 뭘 해야 할지가 더 중요하다


나이라는 게 변별력이 크지만, 사실 변별력이 작다고 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고? 우리나라에서 나이 많은 거에 대해 좀 까다로운 분위기인 건 맞지만, 사실 실력만 확실하다면 나이가 큰 변수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 30대 초반에 변변치 않은 주제의 논문으로 박사 졸업했다고 치자. 그런데 누구는 30대 후반에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논문으로 박사 졸업을 했다. 만약 해당 주제와 관련하여 딱 맞는 인재가 필요하다면 누가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까? 내가 희망하는 산업군과 전공이 일치하는지, 그리고 내가 그 누구도 대체 불가능한 연구를 진행한 실적이 있다면 나이가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곤 생각하진 않는다.


2. 궁극적인 목표가 중요하다


박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박사 학위 취득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또래 대학원생에 비해 나이가 많다는 건, 그만큼 산업 경력이 있다는 것이다. 내 박사 연구와 산업 경력을 연결시키는 건 결국 본인의 재량이라고 생각한다. 또래 대학원생보다 2~3살이 많더라도, 나만의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연구 성과와 결합시킬 수 있다면 오히려 직장 경력자가 자신의 커리어를 찾는데 더욱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심리적 부담을 버려야 한다


나이가 많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책임져야 할 가족도 있고 직장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처음에 박사과정을 한다는 거 주위에 알리면 그리 좋지 않는 눈치를 받을 수도 있다.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다든지, 육아는 배우자가 독박을 썼냐느니 등등이다. 사실 이런 주위 여론으로 하려금 나의 의지가 억눌릴 수도 있다. 그런데, 특히 30대 중반 넘은 이들은 다들 잘 알겠지만, 점점 돈보다 귀한 게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미련이 남을 거라면 남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을 지금 이 때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다. 그리고 학업 과정 중간 중간의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 본 글은 브런치 저자의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작가의 이전글 "66만원짜리 신문이 꼭 필요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