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 통계를 봤는데, 10년차 이상 직장인의 평균 이직 횟수는 3~4회라고 한다. 내가 현재 14년차 직장인이고, 네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대량 평균 정도의 이직을 한 셈이다. 직종도 몇 번 바뀌었다. 기자인 적도 있었고, 사무직도, 연구직도 경험했던 거 같다. 한편으로는 한 직장에 쭉 다니는 직장인도 주변에 꽤 있다. 공무원, 공기업, 혹은 공공기관 직원이라고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건 아니다. 내 경험상 기업체에도 10~20년 이상 한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한 분들이 적지 않다.
이 글의 요지는 잦은 이직을 하거나, 혹은 한 직장을 오래 다닌 경우 중 어떤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한 직장만 다녔거나 1회만 이직을 했던 사람과 일해본 경험을 토대로 다수 이직을 한 것의 장점(?)이 생각나 한번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먼저, 역량의 자기객관화가 가능하다. 총 3회 이직에 4곳의 직장을 다녔다고 가정해보자. 직장 한 곳에 다닐 때마다 A, B, C의 역량을 쌓았고, 그 다음 곳은 D, E, F의 역량, 이런 식으로 총 12개의 역량을 쌓았다고 해보자. (물론 각각의 역량이 충분히 검증 가능한 만큼 쌓였다는 전제 아래서다.)
이렇게 되면, 가장 최근 시점의 직장에 다니는 시점에서 나는 단 한 곳을 다니거나, 제한된 직무로 오랜 시간 일했던 이에 비해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직장의 사무직군은 총무, 인사, 재무이든 한 분야의 업무를 주로 맡게 되며, 가장 최근 시점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돌발성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다. 맡은 업무 외 갑작스러운 업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다든지, 이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현재 직무 지식이 큰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든지, 이럴 경우에 나의 과거 업무 경험이 빛을 발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물론, 남들이 못 하는 업무를 해낸다고 해서 나에게 꼭 이로운 상황이 아닐 수는 있다. 오히려 일만 몰리는 상황이 생길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역량을 가진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기대치와 능력치의 상사, 회사 분위기에서 일했다는 것이며, 감춰진 옛 역량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회사, 혹은 부서의 현 상황에 대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더 나아가 내 자신의 향후 커리어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직을 여러 차례 했다는 것은 '어디서든 적응을 잘 한다'는 장점과 '충성심이 부족할 수 있다'는 단점이 공존하듯이, 한 곳에서 오래 일한다는 것은 '우직하게 일한다'는 장점과 '고인물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이 공존한다. 게다가 이직의 계기 역시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정하여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다수의 이직 경험이 있다는 것은 다양한 업무 스킬 set에 기반하여 상황에 맞게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분명 존재한다. 또한, 회사마다 다른 업무 기대치에 존재하는 만큼, 스스로 가장 높은 업무 기대치가 있었던 회사의 업무 자세로 어디서든 업무에 임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의 주장에 대한 중요한 전제는, 자신이 이직한 곳에서 '충분한 업무 경험(최소 3년)'과 '평균 이상의 역량 평가'를 보유했다는 것이다. 첫 1년은 회사와 부서를 파악하고, 두 번째 연도는 구성원으로서 기여하고, 세 번째 연도는 나만의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 후자(평균 이상의 역량 평가)를 갖출 수 있는 것도 2~3년의 업무 기간 동안 가능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여하튼, 다수 이직이 개인에게든, 회사에든 결코 안 좋은 방향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번 기록을 남겨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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