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150분이면 충분한 중고등학교 기초 수학⌟
일정한 수학적 지식을 갖춘 직장인이 회사에서 쓸 수 있는 '수학적 용어'의 한계는 어디일까? 확률과 통계? 미적분? 함수? 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아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부해봤을 법한 주제이지만 시간이 지난 현재 문제풀이를 해보라고 하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 나는 회사에서 (여러가지 사업 시나리오를 설명하기 위하여) '경우의 수'라는 용어를 쓸 일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더욱 쉬운 톤의 용어로 설명하기 위해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최소한의 수학 지식은 기업 경영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회사에서 매일 같이 보고서를 읽는 30~40대 직장인에게도 수학 지식은 단순히 논리적 사고 뿐 아니라, 보고서를 쓰고 PT를 하는데 있어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간인 ⌜150분이면 충분한 중고등학교 기초 수학⌟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직장인을 위한 책이다. 요네다 마사타카라는 프로그래머 출신의 일본인 작가가 썼다는 이유로 '한국의 수학교육과 거리가 멀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가질 수 있지만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놀라올 정도로 한국의 정규교육은 물론 우리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개념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는 인상을 가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차함수이다. 누군가의 연봉이 3,000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후 연봉은 1년마다 200만원씩 올라간다. 이런 구조의 연봉 상승 체계를 1차 함수로 만들 수 있을까? 가능하다. 연봉의 식은 '200 X (경과 연수) + 300[단위: 만원]', 다시 말해 'y = 200x + 3000'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렇다면 매달 지불해야 하는 전기요금은 어떨까? 100kWh의 전기를 썼을 때 기본요금이 1만 4,300원, 그리고 전력량 요금은 1kWh 사용 시 200원이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전력량 요금 200 x 100 = 2만원이 들기 때문에 전기요금은 1만4300원 + 2만원 = 3만 4,300원이다. 이와 같은 함수는 'y = 200x + 1만 4,300원'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외로도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한 수학 개념을 다시 짚어주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예시를 많이 들어준다는 것이다. 로그함수를 설명해줄 땐 투자(금)의 예시를 들어주고, 확률과 기댓값을 설명해줄 땐 대학 불합격 확률 예시로 든 위험도 분석을 제시해준다.
이러한 흥미로운 설명법이 미분, 적분, 삼차함수 등 다양한 용어 설명에 곁들어지니, 평소 수학과 거리가 먼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내용이다. 게다가, 각 단원에는 간단한 문제 풀이와 응용 사례가 함께 제시되어 있어, 읽는데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은 직장인에게만 필요할까? 아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훌륭한 책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함수'이다. 함수의 예로 자동차 운전, 거스름돈 사례가 제시되는데, 100km를 일정한 속도로 운전할 때 '시속'과 '소요시간'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왜 소요시간은 시속의 함수(예: 20km/h일 경우 5시간, 25km/h일 경우 4시간)인지 쉬운 그래픽으로 알려준다.
또한 거스름돈의 경우 100원짜리 동전 7개를 갖고 있을 때 물품의 가격이 680원이면 잔돈은 20원, 동전 9개를 가지고 있을 때 물품의 가격이 850원이면 잔돈이 50원이라는 점을 곁들이면서 거스름돈이 상품 가격의 함수라는 점도 알려준다.
결론은, 수학을 배운다고 너무 교과서 같은 도서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150분이면 충분한 중고등학교 기초 수학⌟ 한 권으로 실생활에도 적용하고, 자녀 교육에도 활용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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