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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 고민한다면, 회계부터 공부하자

[서평] 스타트업 30분 회계

by enish

직장을 다니며 꾸준히 스타트업 창업을 고민하는 준비하는 내게는 고민이 있다. 사업 운영, S/W 개발, 영업, 회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기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내가 운영하는 사업이 SaaS라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운영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할 것이며, 소프트웨어의 FE/BE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코딩 지식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예비 사업가'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지식이 있다. 바로 회계다. '회계는 재무 담당 직원에게 맡기면 되지 않나?'라는 안일한 생각을 할 법도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자금 운영은 창업자가 직접 챙겨야 하고, 이를 위해선 회계에 대한 기초 지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시중에 수많은 회계 책이 있는데 어떤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스타트업 운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장 사례' 책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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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트업 30분 회계'를 추천하고자 한다. 스타트업의 회계를 다룬 책이 이 책만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지나치게 딱딱하게 회계 개념만을 다루거나, 흥미 위주의 에피소드만 겉핥기식으로 다룬 책이 시중에 많은 것도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트업 30분 회계'는 사례도 풍부하고, 스타트업 대표로서 언젠가 부딪힐 수 있는 다양한 회계 이슈에 대한 문제와 해결책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약 일주일 간 이 책을 꼼꼼히 읽고, 다양한 경영 사례가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1부의 '20억 매출채권, 뚜껑 열어보니 반토막'이었다. 이 챕터에 소개된 A사는 법정회계감사 대상이 된 이후 회계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권고사항을 받는다. "매출채권 20억 원 중 장기 미회수채권 10억 원에 대해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손상차손(대손충당금) 인식을 권고합니다." 쉽게 말해, 자산으로 기재된 20억원 중 10억원이 비용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외상으로 판매하고 아직 받지 못한 돈을 말하며, 엄연히 재무상태표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회사가 거래처로부터 받을 매출 대금(매출채권) 20억원을 매출 발생 시점에 수령하지 않고, 일정 시점 이후에 받기로 반영했다. 그러다보니 매출채권은 계속 증가했으며, 1억 원이 1년을을 경과하고, 2억 5,000만 원은 2년이 경과하고, 6억 5천만원이 3년을 초과하는 등 회수기일이 장기간 경과되며 언제 발생했는지 파악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결국, 자산성 검토가 부실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저자인 박순웅 회계사의 분석에 깊은 공감을 했다. 첫째, 대표이사가 무관심했으며, 둘째, 회사 내 회계 담당자가 없고, 셋째, 회계 업무의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이 세 가지 모든 문제가 스타트업 대표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회계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고, 재무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했더라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책은 "매출채권 연령분석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이는 재무상태표에 기재된 매출채권 금액이 발생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기간이 경과했는지 보여준다. 나는 이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경제 연구자이기도 한 나는 과거 교과서 측면의 회계의 기초만 파악했지, 실무적으로 어떻게 실무 측면의 문제를 관리해야 할지를 터득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스타트업 경영상 발생하는 회계 문제와 해결책을 적절히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스타트업 30분 회계'는 많은 '예비 창업자'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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