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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훈 Dec 29. 2018

화폐 단위도 번역해야 한다?

황당한 번역 기술서

학자들이 쓴 번역학이론서는 번역가가 보기에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많고, 번역가들이 쓴 '번역의 기술' 류 책들은 대부분 객관적으로 검증되지도 않은 주관적이고 편협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점에 가서 '뜬구름잡는데다 주관적이고 편협'한 '번역의 기술'류 책을 보았길래 하는 얘기다.

그 책을 펼쳤다가 "과거의 외국 화폐가치도 한국의 현대 화폐가치로 바꿔서 표기해야 한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 실린 부분을 봤기 때문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원작에 나오는 영국 파운드도, 프랑스의 프랑도, 미국의 달러도, 독일 마르크도, 모두 그에 맞는 가치를 가진 현대 한국의 원화로 바꿔서 번역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 <히틀러-악의 탄생>에서 "요즘 빵 한 조각이 무려 50만 마르크요!" 라는 히틀러의 대사는 어떻게 번역해야 하지? 50만 마르크라는 숫자를 보니 꽤 많은 돈인 것 같기는 한데, 빵 한 조각 값이니 몇 푼 안 되는 돈 같기도 하고. 우리돈과 외국돈 사이의 환율은 무엇을,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정할 건가? 요즘이야 1달러가 1,100원 대지만 IMF때는 1달러가 2,000원에 육박한 적도 있었는데?

그 주장을 끝까지 읽고 나서, 나는 그 책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별 도움이 안 되는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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