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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훈 Jul 07. 2019

10여 년 전에 냈던 책, <대공의 사무라이>


저는 역사, 그 중에서도 특히 전쟁사를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 전쟁(1941~1945), 좀 더 나아가면 만주사변-중일전쟁-태평양전쟁(1931-1945)로 이어지는 이른바 <15년 전쟁>에 대해서는 좀 더 관심이 각별합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제1차 세계대전에서 승전해 이미 동아시아의 지역 패권국으로 성장한 일본이 세계 패권까지 노리기 위해 벌인 전쟁이 바로 이 전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우리 민족이 직접적으로 희생과 수난을 당하기도 했구요.

그렇기에 저는 지난 2000년에 태평양전쟁사 연구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관련된 서적의 번역과 집필을 여럿 시도했는데, 이 책도 그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사카이 사부로(坂井三郞: 1916-2000)라는 일본 해군 전투기 조종사의 자서전입니다.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서 64대의 적기를 격추하고 살아남은 그는 종전 후인 1956년에 이 책을 냈고, 이 책은 일본 뿐 아니라 미국에서까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첫 발간 이후 60년 이상이 지난 2019년 현재까지도 계속 신판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인기의 원인이 실로 궁금했습니다. 과연 어떤 장점이 있기에 과거의 적국에서조차 이 책을 계속 읽어주나 싶어서였지요. 그러한 호기심이 이 책을 읽고 번역하여 출간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본 것이라면 무조건 싫다!"는 분에게까지 이 책을 들이밀고 읽으라고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뭐, 지금은 절판본이기도 하고...). 그러나 세계 최강국이던 미국에 맞서 4년을 항전했고, 심지어는 작전 중인 미군 항공모함까지 격침했던 나라가 일본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패권을 가져간 미국은 패망한 일본을 재무장시켜 아시아 공산주의를 막는 전초 기지로 사용했습니다. 그런 일본이 이제는 <집단적 자위권> 운운하면서 다시금 지역 패권을 노리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은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일본을 상대로 때에 따라 경쟁/협력/이용 등의 전술을 구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면, 그러한 국제관계에서 밑지게 됩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일본의 일면을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손자병법의 한 구절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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