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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훈 Dec 14. 2018

저자/역자의 황당 경험들 일부...

편집자분들에게 갖던 환상이 깨지던

글을 시작하기 전에 노파심에서 한 마디 하자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 개인의 경험담이며, 실력 있는 편집자분까지 싸잡아 비하할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저자/역자 입장에서 제일 황당한 경험이라면, 고심 끝에 찾아 선정한 용어가 죄다 정체 불명의 용어로 바뀌어 있는 것...

휴전선 이북 한반도를 차지하고 있는 정치단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통칭 <북한>)의 군대 정식 명칭은 <조선인민군>입니다.

하지만 교정쇄를 받아보니, <조선인민군>은 죄다 <북한인민군>이 되어 있더라는...

편집부에 문의하니 "<조선인민군>으로 하면 독자들 못알아듣는다." 라는 식으로 답변하더군요.

이 경우 저자분이 "<북한인민군>으로 해도 된다."고 아량(?)을 베풀어 주셔서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그렇지 않았다면 좀 세게 나갔을 사안.

이렇게 "바른 표기 쓰면 독자들이 못알아듣는다."는 논리를 들이대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던. 

<신문(訊問)>의 틀린 표기인 <심문>을 바른 표기로 잘못 아는 분도 봤고.

어디서 들었냐니까 '아는 경찰 간부'한테서 들었다나요. 


또한 영어책이어도 본문 중에 비영어권에서 만든 문헌이나 영화, 그림 등이 언급되고, 그 제목의 원어 표기를 해줘야 할 경우 영어 제목이 아니라 해당국의 언어 제목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일본 영화 <일본의 가장 긴 날>의 원제는 Japan's Longest Day가 아니라 日本のいちばん長い日인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것도 간신히 찾아놓으니까 교정쇄에는 도로 다 영어 표기로 바뀌어 있던... 왜죠?


그러나 저자/역자 입장에서 가장 속터지는 건... 공부할 의지가 없는 편집자 만났을 때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미국 연예인 <프랭크 시나트라>가 누군지 모른다고 역자한테 스펠링이랑 설명 달아달라는 편집자도 실제로 보았습니다.

'전지 가위'가 뭔지도 모르는 분도 보았고.

이런 거 네이버 쳐보면 바로 나오는 거란 말입니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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