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을 길들이다 - (2)

이언 해킹

by stella

우선 과학적 실재론을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존재자에 관한 실재론”으로 이론적 존재자가 정말로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하나는 “이론에 관한 실재론”인데 우리의 인식과 독립적으로 과학 이론은 참이거나 거짓이라는 입장으로, 과학은 세계가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구분에 따르면 생물학적·사회적 실재나 심리적 실재에 적용되는 실재론은 이론에 관한 실재론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재들이 쿼크나 전자 같은 물리적 실재보다 더 실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심리적 실재는 실험 결과로 나오는 정규곡선만을 가지고 그 존재 여부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생물학적·사회적 실재는 이보다 더 취약해 보인다. 그 실재는 개체의 속성이 아닌 집단의 속성이기 때문에, 평균이 실재하는 속성이라고 하기보다는 평균으로 수렴하려는 유전형질을 가진 개체들이 실재한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해 보일 수 있다. 이보다 더 간단한 반박도 있다. 러셀의 “논리적 허구” 개념인데, 가령 “미국의 평균 배관공은 자녀가 2.5명이고 연수입이 2만 달러다”라고 할 때 이 ‘미국의 평균 배관공’이 논리적 허구라는 것이다.


이언 해킹은 과학적 실재론을 관념론(반실재론)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실험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의 실재론을 “존재자 실재론”이라고 부른다. 해킹은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적 실재론 논쟁은 “이론, 표상, 진리” 같은 형이상학적 개념으로 오염되어 궁극적인 논의를 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해킹은 전자가 철학자의 표준적인 “이론적 실재”이지만 자신에게는 “실험적 실재”이거나 “실험자의 실재”라고 했다. 왜냐하면 전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증거는 “전자 이론의 설명력”이 아니라 “다른 대상이나 절차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전자를 사용하는 실험적 탐구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언 해킹은 말한다. “이론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실천에 대해 생각하라”. 철학의 최종적 존재자는 “우리가 어떻게 사고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과학적 실재에 대한 해킹의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생물학적·사회적 실재”와 “심리적 실재”는 모두 과학적 실재이며 실재론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최선의 과학이론들이 요청하는 관찰할 수 없는 대상들의 존재를 믿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견해”이다. 그래서 흔히 과학적 실재론을 말할 때 예로 드는 대상은 전자나 쿼크 같은 물리적 대상이다. 그런데 이언 해킹은 “생물학적·사회적 실재”와 “심리적 실재”라는 용어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이러한 대상들에 “실재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러한 용어 사용은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그의 입장과 관련이 있다.


우선 과학적 실재론을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존재자에 관한 실재론’ 으로 이론적 존재자가 정말로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하나는 ‘이론에 관한 실재론’인데 우리의 인식과 독립적으로 과학 이론은 참이거나 거짓이라는 입장으로, 과학은 세계가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구분에 따르면 생물학적·사회적 실재나 심리적 실재에 적용되는 실재론은 이론에 관한 실재론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재들이 쿼크나 전자 같은 물리적 실재보다 더 실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심리적 실재는 실험 결과로 나오는 정규곡선만을 가지고 그 존재 여부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생물학적·사회적 실재는 이보다 더 취약해 보인다. 그 실재는 개체의 속성이 아닌 집단의 속성이기 때문에, 평균이 실재하는 속성이라고 하기보다는 평균으로 수렴하려는 유전형질을 가진 개체들이 실재한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해 보일 수 있다.


이언 해킹은 과학적 실재론을 관념론(반실재론)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실험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의 실재론을 “존재자 실재론”이라고 부른다. 해킹은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적 실재론 논쟁은 “이론, 표상, 진리” 같은 형이상학적 개념으로 오염되어 궁극적인 논의를 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해킹은 전자가 철학자의 표준적인 “이론적 실재”이지만 자신에게는 “실험적 실재”이거나 “실험자의 실재”라고 했다. 왜냐하면 전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증거는 “전자 이론의 설명력”이 아니라 “다른 대상이나 절차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전자를 사용하는 실험적 탐구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언 해킹은 말한다. “이론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실천에 대해 생각하라”. 철학의 최종적 존재자는 “우리가 어떻게 사고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과학적 실재에 대한 해킹의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생물학적·사회적 실재”와 “심리적 실재”는 모두 과학적 실재라고 할 수 있다.


우연을 길들이다 에서 등장하는 중요한 학자를 둘 꼽으라면 쿤과 퍼스를 들 수 있다. 먼저 쿤에 대해서라면, 이언 해킹의 대부분의 저서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는 학자이다. 측정에 대한 쿤과 해킹의 시각 차이는 이들의 방법론의 차이에 기인하지만, 해킹의 실재론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다. 쿤과 해킹은 모두 과학적 측정을 주목하지만 그것으로 설명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쿤에게 실험은 세계를 명료화하기위한 도구이다. “실험을 통해 이론을 검증한다.”는 이 입장에 따르면, 실험에 우선하는 것은 이론이며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한다. “정상 과학의 목적에 새로운 종류의 현상을 산출하는 일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실험이나 측정은 “패러다임이 지탱하는 융통성 없는 틀에 자연을 밀어 넣으려는 시도”이다.


해킹은 쿤이 19세기 전반부에 두드러졌던 “측정 자체에 대한 막대한 열정”을 간과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칙은 “어떤 상수를 포함하는 방정식”이고 이러한 법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상수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실험과 측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귀납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쿤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험의 사례를 들었다면 해킹은 이론에 우선하는 측정의 사례를 들었다. ‘변수’라는 단어는 뉴턴 물리학이 등장할 때부터 미분계수 이론을 통해 공인되었으나 ‘상수’라는 개념으로 곧바로 발전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물체에 부여된 일정한 숫자를 의미할 뿐이었다. 19세기 산업 생산에서 표준화의 문제가 등장하고 여기서 상수에 대한 개념이 발전했다.


쿤은 정상과학의 위기와 패러다임 간의 경쟁을 통해 패러다임의 등장과 전환을 설명하지만, 이와 달리 해킹은 이론이 스스로를 입증해가는 추론 스타일을 제시한다. 해킹은 전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증거는 “전자 이론의 설명력”이 아니라 “실험적 탐구 자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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