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업경영에서의 변화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기술전략, 경영전략, 그리고 기업관계이다. 기업 안에서 창의적 개념 설계를 위한 폭넓은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선진국, 선진기업의 핵심기술을 들여오는 것에서, 자체적 독립적으로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투자와 경험을 통한 기술개발과, 그 과정에서의 경험축적을 요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의 창의적 혁신적인 기술을 거대 자본을 이용해 가져오는 형식을 많이 취하고 있다. 한국 산업의 진일보를 위해서는 이러한 수직적인 관계에서 탈피해 함께 발전하는 사업 파트너로서의 지위가 보장되어야 한다. 실제로 얼마 전 교내에서 진행된 ‘꿀팁 인더 잡‘ 취업설명회를 강청했었는데, 사원의 규모가 20명~30명 밖에 되지 않는데, 아주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가진 소규모 기업들이 많았다. 자체적으로 원천기술을 개발 해 낼 여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국가가 보호하지 못하고, 대기업은 자본으로 잠식해 나가는 현재의 산업구조를 탈피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정부 차원에서 요구되는 변화는 기술정책의 면에서 산업지향의 국가연구개발 지원사업은 톱다운(top down) 지원을 강화하고, 실패 경험의 축적을 강화해야 한다. 또 기업정책면에서는 기업의 경험 축적을 지원하는 정책 방안을 강구해야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승계지원제도 적용해 기업 내 노하우 축적을 보다 적극적으로 촉진해야한다고 역설한다. 산업정책면에서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 혁신적 시도에 따르는 위험을 국가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한 지원으로, 시행착오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줄여주어 산업계에서 도전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인식면의 변화로는 산업발전에서 제조업기반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 또 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배경과 상관없이 대우받는 사회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벤처 교육 연구 모두 시작에서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해야 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의식을 기반으로 2부에서는 26명의 멘토들에게 그 방향에 대해 구체적 질문을 던진다. 산업공학과의 김태유 교수님의 조언에 따르면, 기술자를 우대한 국가가 역사적으로 산업사회의 주도권을 잡았으며 제조업이야 말로 국부창출의 근원이며 서비스업 발전의 시초가 된다고 한다.
국내 산업이 전반적으로 모두 위기인 현시점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제조업에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중 가장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조선 해운업이다. 2000년 즈음만 해도 세계 1위를 지키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세계경제위기를 기점으로 아직까지 주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라는 국토 특성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특성상, 경제성장의 중역을 맡던 조선해운업의 정체는 한국 산업과 경제의 정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조선해양공학의 해양플랜트 김용환 교수님의 멘토링이 있었다. 그간 한국이 조선 산업 에서 업계 선두를 달린 비결은 철저한 고객중심의 사고방식이었는데, 경제침체가 지속되며 선박주문의 감소로 조선업계 또한 침체기를 맞게 되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침에는 역시 ‘창의적 개념설계‘가 핵심이 된다. 축적된 노하우를 가진 기업과 협력하면서 노하우를 배우고 장기적으로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정부의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침체되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저조한 지금이야 말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시기를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축적의 기회로 삼는다면 한국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은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목환경공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건설 환경 공학부 토목구조 고현무 교수님의 멘토링이 인상에 많이 남았다. 우선 한국의 건설 산업의 현황에 대해, 프로젝트 기획역량이 떨어지는 점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해외 건설사들과 프로젝트 수주 경쟁을 벌일 때 핸디캡으로 작용하는데, 프로젝트 기획역량 또한 이 책을 관통하는 ‘창의적 개념설계’ 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힘은 , 새로운 창조적 축적에 기반 한 창의적 개념설계의 일환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 개개의 한계에서 나아가 우리 건설 산업이 가진 구조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폐쇄적인 관행을 경쟁력을 낮추는 원인으로 꼽았다. 외국의 경우 해당 회사가 사업에 참여할 만한 경험과 능력이 있는지를 심사하고 참여시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공정한 경쟁보다 공평한 분배를 중시하며 나눠주기로 공구를 분할해 발주한다고 한다. 이러한 관행으로 개별회사의 시공경력 축적과 경쟁력 성장을 제한하게 되고, 나아가 국제적인 프로젝트에서 입찰 자격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다른 어려움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언급하였다. 즉, 한국 금융권은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평가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금융권에서 나서서 어떠한 건설 프로젝트가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고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갖는지 평가하여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활발하게 일으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권이 그러한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건설 프로젝트의 파이낸싱이 소극적인 양상을 띠게 하고, 안정성이 보장된 프로젝트에만 파이낸싱하는 성향을 유지하게 한다. 외국의 경우 금융권에서 엔지니어를 다수 고용하고 그들의 역량으로 리스크를 평가하여 활발한 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금융권의 보수적 안정성추구 성향을 혁신적으로 탈피하고 전문가(엔지니어)의 리스크 평가를 기반하여 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량 건설의 경우만 집중하여 분석 해봐도 해외 기술의 의존도가 상당하여, 창의적 개념설계 역량의 필요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기획부터 건설, 유지, 보수관리, 재난설계 까지 전반적으로 컨트롤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일본 중국 특히 유럽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로는 꾸준히 축적된 경험이 부족함을 원인으로 제시하였다. 유럽에는 역사 깊고 전문성이 탁월한 기술로 특화된 중소기업이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 역사가 짧아 유럽의 건설 산업 경쟁력에 비견할만한 엔지니어가 나오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결국 핵심은 경험 축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강한 중소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산업제도와 프로젝트 금융시스템이 뒷받침 되어 세계적 강소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이 촉구된다. 마지막으로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창조적 개념설계 역량을 지닌 최고급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한국 대학의 공대가 초보 기술자를 양성해 내는 현재의 역할에서 발전해 재교육을 통한 최고급 기술자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뒷받침 해야 한다. 초보 기술자는 과잉이고 최고급 기술자는 결핍된 현재의 양상에서 탈피하려면 정부 대학 기업의 긴밀한 협력으로 고급 기술자 양성에 대한 지원이 절실 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GE의 ‘크로톤빌 연수원’ 이라는 인재양성소를 롤 모델로 삼아 국내 건설 산업에 도입하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교과서에 없는 것은 직접 경험하면서 배워야 한다!’, ‘기술을 아는 CEO가 없다!’, ‘기초와 응용을 넘어선 제3의 지식, 아키텍처영역에 도전하라!’, ‘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는 시기가 있다. 놓치면 따라잡지 못한다!’ 등 교수님 한 분 한 분이 창의적 개념설계와 경험축적에 대한 핵심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다. 막연히 ‘위기‘와 ’해결방안 시급‘ 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리던 한국산업의 문제와 해결을 세분화한 분야별로 선명하게 제시하여 공학도로서 나아가야할 이정표를 제시하는 다소 무게감 있는 내용이었다. 만일 한 줄로 서평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분야의 석학들이 오랜 시간 연구하고 성찰해온 소중한 지식을 한권으로 흡수할 수 있어, 책이 전반적으로 강조하는 시행착오와 실패의 경험 축적이란 아이디어와 상충되게도 엄청난 단기간 저투자 고효율을 자랑하는 책>이라고 쓰고 싶다.’꾸준한 공부와 자기계발로 한국산업에 꼭 필요한 최고급 인재로 성장하여야겠다.’ 는 각오를 새기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