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내 감정과 친해지는 힐링루틴
“이모, 내 친구들 엄마들이 나랑 놀지 말라고 했데.”
그날 이후, 조카는 이불속에 파묻혀 만화책과 유튜브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며칠만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친구들과 뛰놀 줄 알았다. 하지만 2주를 넘어 1달이 지나도록 조카는 그 어떤 ‘놀자’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눈을 자주 깜빡이고, 어깨를 홱 돌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틱(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카는 누가 자신의 말을 끊으면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금세 삐지고 불안증세를 보였다.
어느 날은 집으로 가려고 하니 울면서 나에게 안기면서 이런 말을 했다.
"이모 벌써 집에 가는 거야? 가지 마 오늘도 학교에서 아무도 나랑 안 놀아줬어...
이것 때문인가? 찰싹찰싹 " 왜 내 얘기는 아무도 안 듣고 무시하는 거야?."
급기야, 조카는 스스로의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이모, 내 몸이 말을 안 들어... 진짜 학교 가기 싫어. 나 어떻게 해야 해?”
나는 그 말에 무너졌고 바닥에 철퍼덕 앉아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친구들 어딨어? 이모가 혼내줄게!”
… 그게 최선이었다.
그때 그냥 말해줄걸.
"지오, 많이 속상했겠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니?"
그 한마디가 조카에겐 가장 필요한 최고의 약이었을지도 모른다.
틱을 어떻게든 없애보려 정신과도 가고, 놀이치료도 받고, 한약도 먹였다.
하지만 아이는 점점 더 조용해졌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제 겨우 8살.
모른 걸 견디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그 모습이, 마치 옛날의 나 같았다. 마치 12시가 땡 하고 울리면 나사 풀린 마차가 호박으로 변신해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 언니는 지오가 이지경인데 여태껏 뭐 했어?
내가 다니는 정신과 선생님께 데리고 갔다 올게.
애꿎은 언니를 나무라듯 전화를 끊었다.
"조카는 전전두엽(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영역)이 또래보다 늦게 성장하고 있어요."
그제야 나는 그동안 조카가 보인 현상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아이의 ‘불안’은 게으름 우울감 무기력은, 버릇도 아니었다. 그동안 보였던 틱 장애는 나 불안하니 나 스트레그를 받고 있으니 나 좀 도와 달라는 신호였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조카의 손을 잡고 한의원, 놀이치료와 인지행동치료까지 동행했다.
하지만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 조카에게 버거웠다.
조카는 이미 에너지가 바닥이 난 상태였다. 무엇보다 언니는 이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자책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언니와 조카를 살리기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감정루틴을 만들었다.
나는 조카에게 주3회 정해진 시간에 감정오일의 향기를 맡게 하고 감정카드를 뽑아서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맞히기 게임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감정을 동그란 스티커에 느끼는
표정의 그리게 했다.
조카는 조카 나름대로 감정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단 10분이면 충분하다.
아침 또는 자기 전에 오늘 기분에 따라 내가 원하는 감정카드와 감정 오일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즉 감정 + 색 + 향기를 조합한다.
이 세 가지를 연결해서,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 가 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초록색 나무향이라면 초록색 스티커를 붙이고 그 스티커 안에 감정의 이름을 만들어 본다.
예를 들어 편안한, 안정함이라고 적고 언제 내가 편안한 지도 같이 적는다.
노란 오렌지향은 즐거움.
보라색 라벤더향은 나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
빨간 계피향은 화남, 에너지, 분노를 나타낸다.
3주가 흘러 조카는 감정일기장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더니 이렇게 말을 했다.
“이모, 요즘은 신기하게 운동 갔다 오면 기분이 상쾌해서 주황색 카드가 자주 나와."
"자존감이 올라가서 그런가 봐! 운동을 하면 뇌도 건강해 지거든."
어느 날부턴가 조카는 내가 알려준 마법의 주문 괜찮아 괜찮아 를 속으로 외친다.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속상한 일이 있었다면
속으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세 번 외친다.
그리곤 자기 자리로 돌아가 설렘으로 감정 카드를 뽑는다.
"이건 내 비밀카드야. 나만 볼 수 있어."
틱이 심해질 때면 나는 조카에게
“하지 마!” 대신
“오늘 감정 오일은 어떤 이름을 붙여줄까?”라고 물었다.
그날은 ‘forgive(용서)’ 향기 오일을 두 방울 넣고 호호바 오일을 넣어서
나만의 감정오일을 같이 만들었다.
자신에게 화낸 마음, 친구에게 느낀 서운함을 얘기하고 서운함 이라는 감정에게 잘 가 라는
라고 인사를 같이 했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본인이 고름 오일을
귀 뒤에 한 방울, 귀와 목을 둥글게 마사지하며 이렇게 말해봐. “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이모 나 아까는 심장이 쿵쾅쿵쾅 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이모 이 향기 너무 좋다. 이 향기 맡으면 마음이 솜사탕처럼 가볍고 부드러워져.
이모가 알려준 호흡 하면서 상상했어. 내가 늘
가고싶은 바닷에게서 공놀이를 하고 있어.
이젠 물어보지 않아도 스스로 신이 나서 먼저 물어보고 대답까지 해준다.
감정은 좋고 나쁨이 없다. 다만 설명되지 않은 뇌의 언어일 뿐이다.
우울감이 찾아온다고 나쁜 사람이나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
틱이 생긴다고 감정이 자주 변한다고 잘 못 된 게 아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일 뿐이다.
지금 기분을 들여바 보라는 신호이다.
그리고 감정을 이해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공감해주기만 하면 된다.
약 대신 운동치료를 선택한 이유는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감정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당신에게
자책 대신 딱 10분을 선물하고
당신만의 향기를 맡아 나 자심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물하면 어떨까요?
“지금 내 마음은 무슨 색일까?”
“지금 내 감정은 어떤 이름을 붙이면 좋을까?”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마음’ 그 자체가 행복의 시작이에요.
조카와 함께한 루틴은 하루 10분의 루틴은
언니도 조카도 조금씩 변해갔다.
덕분에 틱도 무기력과 우울감도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운동치료와 병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매년 5cm 키카 커진 조카는 한 뼘 더 성숙한 마음그릇도 커지고 있다.
운동 후 늘 조카는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스스로
궁금해 했다. 상쾌하고 작은 성공을 했다는
성취감에 조금씩 자존감 근육도 키워나갔다.
무엇보다 감정조절이 힘든 조카의 뇌를 위해
같이 병행하는 루틴 이였다.
“ 오늘은 어땠어? 이모, 또 걱정이야? 내가 뭐 7살인가? 걱정하지 마.이모 나 봐봐
난 혼자서도 얼마나 재밌게 잘 노는데 뭐가 걱정이야?"
남들에게 없는 나는 특별한 뇌를 가졌잖아.”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또 한 번 울컥했다.
어느새 조카는 스스로의 감정을 다룰 줄 알게 되었고 오늘도 조곤조곤 나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우연히 시작한 루틴 덕분에 나도 조카도 자기 비하에서 자기 이해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 당신도 우울해서 무기력 한 나를 자책하느라 하루는 다 보내고 있지 않나요?
자책 대신 딱 하루 10분 감정 오일로 내 감정의 향기를 맡아보세요.
지금 혼자 우울이라는 고통 속에서 울고 있다면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울과 무기력은 누구 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방법만 알면 빠져 나올 수 있다.
우울하다고 해서 당신은 나사가 빠진 게 아니다.
"우울해도 괜찮다 라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 줄 수 있는 따스한 눈과 나 우울해요라고 말한 용기 한 스푼 이면 충분하다.”
조카 덕분에 나는 감정 오일 치료사이자 심리상담 라이프코치로 일하면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캐나다와 미국 ADHD 국제 포럼 참가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