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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o Oct 15. 2015

백수 생활 즐기기 #13

투자의 의미


『What is your plan tonight?』

『hum, I don' t have plan yet, why?』

나이대도 비슷하고 성격도 활발하여 수업시간을 항상 즐겁게 리드하던 Red라는 여선생님이 수업이 끝나자, 나에게 오늘 저녁에 뭐할 건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딱히 정해진 일정이 없었던 차라 우리는 저녁에 술을 먹기로 약속하였다.

매우 기쁜 일이었다. 선생님과 술을 먹는 그 자체 만으로도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학원에서는 추가 수업으로 선생님과의 Free talking 시간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다수는 아니어도 몇몇의 학생들은 정규 수업 외에 추가 수업을 신청하여 정규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수업을 더 받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추가 돈을 지불하여 마련하는 그런 자리를 그저 친목으로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거기에 좋아하는 술자리라니.

우리는 종종 술자리를 가졌고, 다른 선생님들과도 어울려서 같이 놀곤 하였다.

덕분에 선생님들과는 많이 친해졌다.


인생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영어 공부가 재미있었다.

없었던 열정이 생겨서였을까. 그날 배운 영어를 그날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즐거움 때문이었을까.

배우는 시간이 너무 좋았고, 수업을 듣다 보니 그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서 수업시간에는 수업만 집중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날 따라 Red는 수업 진도를 나가지 않고, 그저 뻔한 농담을 하면서 과자를  사 먹고 놀자고 하였다. 이미 몇 번 그런 경험이 있던 터라, 그날은 꼭 진도를 나가고 싶었다. 단호하게 거절하며 진도 나가기를 원하자, Red도 기분이 상했는지 투덜대며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잠시 멈추고, 진도가 너무 늦어서 빨리 진도를 나가고 싶다는 나의 의견을 말하면서 이런저런 나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Red는 갑자기 눈물을 흘린 것이었다.


'내가 너무  심했나?'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에, 영어로 영어 선생님을 울릴 정도로 생각하는 바를 영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된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Red와는 그날 바로 화해를 해서 예전과 같이 친한 사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


불과 2개월,  굿모닝이라는 인사말 밖에는 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엄청난 변화였다.


사실 한국사람 누구나 꽤 오랜 시간 영어를 공부하면서 지내왔다. 하지만 영어로 외국인과 편하게 대화를 할 수는 사람은 흔치 않다.


2달의 시간을 해외 어학원에서 투자를 해보자.


세상이 달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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