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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o Nov 11. 2015

백수 생활 즐기기 #15

대기업만이 꼭 가야 할 길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이해 2

『Guten morgen』

『hi』

출근길에 지나가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다.

눈 쌓인 도로를 따라 숙소에서 얼마 걷지 않아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8시 출근. 유럽이라서 9시쯤 출근할 줄 알았는데, 8시 출근이라니...

평소에 메일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터라 몇몇의 직원은 알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어색할 줄만 알았던 첫 대면은 자연스러운 분위기 아래 이루어졌다. 

이 곳은 레이저 소스를 만드는 회사이며 전 세계 각국에 지사가 있었다. 본사는 이 곳 독일이라서 교육 및 각종 업무를 하러 세계의 각 지사에서 이곳으로 오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다른 나라의 온 손님 맞이는 큰일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우리가 이곳으로 온 것도 레이저에 관한 기술 교육을 받기 위해서였다.


본사 직원들과 인사를 마친 우리들은 일단 로비의 테이블에서 우리를 교육시켜 줄 엔지니어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균 신장 180cm가 넘는 이곳 독일에서 우리보다 작아 보이는 대충 보아도 170cm 가 안되어 보이는 백인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고 했던가. 교육은 매우 타이트하게 이루어졌다. 설명한 내용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여 이해를 했는지에 대해서 바로바로 테스트를 하였고, 실습에 대해서도 실제 문제 상황을 가상 설정하여, 해결하는지에 대해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10시가 되자, 30분의 휴식 시간이 찾아왔다.

다들 집에서 챙겨온 음식들을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인가?라고 착각이 될 만큼 다들 먹고 있었다. 어떤 프랑스인은 컴퓨터 게임을 시작했고, 어떤 덴마크인은 음악을 들으면서 휴식을 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두들 자유스러운 분위기였다.

『점심시간?』이렇게 내가 묻자,

『NO NO, Just break time. they didn' t eat breakfast』이렇게 답변을 하였다. 

브런치 먹는 시간이었다.


근무시간에 브런치 타임이 있다니...

자유로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마치 일을 하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게 아니라,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이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나라의 여느 회사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13:00

점심시간이 되자, 모두들 식당으로 모였다.

점심으로 주로 샌드위치나 피자를 시켜서 먹는다고 하였다.

항상 밥심으로 살아가는 한국사람이 여기 와서 일을 하게 된다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점심으로 이렇게 간단하게 시켜먹다니 무언지 모르게 편해 보였다. 우리가 지내는 동안에는 손님 대접한다고 근처의 음식점으로 점심식사를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물론 회사 카드로 사는 거라서 너무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하였지만, 항상 신경 써주는 거에 대해서 고마웠다.


지내다 보니 독일 사람들과 한국사람들과의 정서가 매우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분단국가였던 독일이라서 그런 건가?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국사람들 마인드랑 너무 비슷한 점을 느껴서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중에 언제 기회가 되면 독일에서 살아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17:00

오후 5시가 되자, 모두들 퇴근을 하였다.

퇴근 준비는 5분 전부터 시작되어, 모두들 한명의 낙오(?) 없이 정시에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야근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인 양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집으로 향했으며, 교육이 한참 진행되고 있더라도, 10분 전에는 교육을 끝마치고 퇴근 준비를 서둘렀다.


알면 알수록 계속 있고  싶어지는 독일 본사였다.

한국에서도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와는 다르게 독일은 분위가 자체도 자유로웠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도 여유들이 넘쳤다.


시골에 위치한 만큼 대중교통도 특별히 없고, 구경할만한 곳도 없는지라 퇴근 후에는 특별히 할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한 사실을 아는지 항상 퇴근 전에 교육을 진행하던 엔지니어 또는 다른 직원들이 저녁 약속을 제시해 왔다. 가족과의 저녁식사 자리, 생일파티, 회식자리 등등의 자리에 우리들을 불러주었고, 우리들도 흔쾌히 요청에 응했다. 어느덧 서로 간에 친해져서 별명을 부를 정도로 자연스러워졌다. 많은 점들이 고마웠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특별하게 고마웠던 점은 자가용을 이용해 숙소로 우리를 데러다 주기 위해 일행 중 한 명은 꼭 술을 안 먹고 같이 시간을 보내주었던 것이었다.

독일의 어느 고성 방문

주말에는 같이 온 직장 동료와 독일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였다.

세계 10대 성당이라는 퀠른 성당도 방문을 하였고, 근처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남은 교육은 성실히 이행했고, 동료와 난 독일 엔지니어와 동급의 기술자격증을 획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기 전, 회사에서 수고했다는 의미로 3일의 휴가를 주어서, 우리는 프랑스로 여행을 갈 수 있었다.

주말이 끼어 1주일간의 프랑스 여행을 할 수 있었는데, 독일에서 프랑스로 가는 길은 유로스타 덕분에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기차를 타고 있는 동안에 몇 군데의 유럽 국가를 지나, 프랑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쉽게 다른 나라를 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부러웠다.


루브르 박물관


3일간의 프랑스 여행도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다.

꽤나 만족스러운 시간들이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아는 형에게 이야기 하자 대기업을 가야만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나에게 말을 하였다. 위에 이야기를 쓴 것도 중소기업을 가게 되더라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 좋은 경험을 쌓을 기회가 더 많이 생길 수 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필자 또한 그러했다. 대기업, 공기업을 선호했지만 생각을 바꿔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자 대기업만이 꼭 가야 하는 길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대기업에 나중에 입사를 하게 되어 근무를 하게 되었지만, 숨 막히는 업무와 그 분위기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대기업에서는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각각의 직원이 하나의  부품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고 있지만, 잘 갖춰진 체계 덕분에 정해진 일, 자기에게 맡겨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만, 큰 숲은 보기  힘들어진다. 그에 반해, 중소기업에서는 잘 갖추어진 체계라기 보다는 적은 인원으로 회사의 모든 기능을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양과 폭이 대기업 보다는 넓어진다. 배우는 점이 많아지며, 그 분야에 대해서 노력하여 파고 들게 된다면, 누구도 자신의 자리를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꼭 중소기업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로는 불안정한 미래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수명은 대기업이 약 30년이며 중소기업은 약 10년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그동안 많은 성장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평균수명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은 참으로 망설여지는 시간이다. 

30살에 취직하게 된다면 40살에 이직을 해야 된다는 것인데 그 나이에 중소기업에서 퇴사하고 타 회사로 이직이 쉽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공기업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한다면, 대기업의 수명이 30년이라지만 대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1.7년이다. 

대기업에 들어가도 평균적으로 11.7년밖에는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근무연수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평생직장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근무하는 대기업에서는 힘들게 입사한 회사를 쉽게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의 상사의 불합리한 처우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공공연한 직급별 일넘기기 등의 불공정한 일들에 대해서 쉽게 불만을 토로하지 못하고 따르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중소기업에서는 불합리한 처우가 발생되게 되면 쉽사리 이직을 생각하고 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위기는 보다 부드러우면서 직급별 일넘기기 등의 불합리한 일은 월등하게 적게 발생된다.


두 번째로는 체계적이지 못한 업무체계이다. 

중소기업이다 보니, 체계를 세울 수는 있지만 그 체계를 지키기가 어렵다. 

많은 일거리에 비해 인원이 부족하다 하여, 인원을 충원하자니 회사를 유지할 돈이 부족하게 되어, 인원이 부족한 줄 알면서도 적은 인원으로 회사를 유지시켜 나간다. 그러다 보니 부족한 인원이 해야 될 일들을 조금씩 서로 나누어서 하다 보니 업무의 선이 부정확해진다. 나아가 시간이 흐르게 되면 이 일이 누구의 업무냐 라고 서로 따지게 되며, 일넘기기에 급급하게 된다. 이러한 일들은 보통 중소기업에서 흔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본적인 체계는 흔들리게 되고, 일하는 사람은 넘치는 일에 힘들어하다가 퇴사를 하게 된다.

중소기업 이직률 중 신입사원이나 새로 이직하여 들어온 사람들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을 취직하게 된다면 체계가 안 잡혀서 일을 하지 못하겠다라면서 이직을 결심하기 보다는 이러한 체계를 바꿔보자라는 생각으로 회사생활에 임하기를 추천한다.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잘 갖춰진 체계를 가진 회사는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중소기업의 연봉이 대기업에 비하여 현저히 낮다. 성공하기 위해서 영어공부도 하고 자격증 공부도 하였지만, 중소기업에 입사하게 되어 박봉(薄俸)을 받게 된다면, 매달 카드빚을 갚기에도 버겹운 자신에게 비참함을 느낄 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에 비하여 연봉 상승의 기회가 많다. 체계적인 대기업에서는 규정에 한하여 연봉이나 직급이 상승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체계적이지 않은 만큼 뛰어난 성과를 보이거나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 생각보다 쉽게 연봉이나 직급이 상승하게 된다. 노력한 만큼 그 대가가 달콤한 곳이 중소기업이다.


대기업 또는 공기업만을 목표로 공부를 하는 취준생들에게 중소기업을  가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대기업 또는 공기업만이 가야 할 길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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