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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o Nov 19. 2015

백수 생활 즐기기 #17

문제는 무기력이다.

"문제는 무기력이다" - 저자 박경숙

책이 출판될 당시 베스트 셀러였기 때문에 아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 모든 일에 의미가 없어지고 하기가 싫어졌을 때가 있었다.

심하게 게을러진건가라는 생각에 잠길 때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내가 읽어야 할 것만 같은 책이었다. 

책의 표지에는 "인지심리학자가 10년 이상의 체험 끝에 완성한 인생 독소  처방"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체험이라니, 작가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기력에 빠져 있었던 것일까?

무기력에 빠져 있는 시간 책을 쓴 것인가?

어느새 책을 들고 첫 페이지를 읽고 있었다.

무기력 진단 항목 - 문제는 무기력이다 中 에서

몇 가지의 무기력 진단 항목은 아래와 같았다.

 ㆍ퇴근 시간만 기다려진다.

 ㆍ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ㆍ매사에 조바심이 자꾸 생긴다.

 ㆍ일에 대한 의욕이 예전보다 훨씬 못하다.

 ㆍ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ㆍ내가 좋아하고 자신 있게 하던 일이 보잘것없게 느껴진다. 등등..


항목들을 보고 있자니, 해당되는 사항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더 책을 읽고 싶어져서 구입을 결정했다.


내용은 무기력의 종류, 원인, 해결방법에 대해서 순서대로 이어져 갔다.


문제는 무기력이다 中 에서



위의 문장 중에서도 "환경과 사건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 이를 두고 심리학에서는 '통제 불가능성'이라고  한다"라는 글귀가 나의 가슴에 와 닿았다.


이직을 결심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 못해본 것들을 하면서 바쁘게 지냈다. 이력서를 작성하다 보면 하루는 훌쩍 지나갔고, 영어 학원에 자격증 시험 공부에 24시간이 이렇게 짧았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흘러갔다. 서류심사를 통과하여 면접 일정이 잡힌 후부터는 면접 준비에 여념이 없었으며, 면접은 타 지방에 많았던 터라 면접 당일은 면접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다. 면접에 합격하여도 다시 따져보아 기준에 미치지 못한 회사라면 입사를 포기하기도 하였다. 바쁘고 즐겁고 희망으로 가득 찬 나날들이었다.


그렇게 여섯 달은 훌쩍 흘렀다.


이제는 이력서를 낼 곳을 찾아봐도 그 전에 이력서를 제출하였던 곳뿐이라, 이력서를 제출할 만한 회사를 찾기 힘들어졌으며, 서류심사에 합격하여 면접을 가게 되어도

"여섯 달 동안 쉬셨네요. 보통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이직을 하거나 퇴사 후에 1~2개월 안에 이직을 하던데 다른 곳에는 지원을 많이 안 하셨나 봐요?"라고 쓴소리를 하였다. 퇴사 후 6개월이 지난 나는 어느새 면접관의 눈에 무능력하고 계획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생각되어져 버렸다.


몇 번의 면접 탈락 후에는 면접의 기회도 쉽게 찾아 오지 않았다.

이력서 넣을 곳도 면접을 볼 곳도 점점 사라져서, 이제는 갈 곳을 잃은 진정한 백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희망이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아무도 나를 찾아 주지 않아, 영원히 취직을 못하게 될 것만 같았다. 영어공부도, 자격증 공부도 해서 무엇하리. 이력서를 써도 이렇게 오래 쉬고 있던 사람은 뽑아주지도 않을 거야 라는 생각이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들게 하였다.


부정적인 생각은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낳았다.

그렇게 생겨난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제대로 될 일도 틀어져 버리곤 했다. 이 악순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도저히 빠져나올 방법이 없게 나를 옭아매어 버렸다.


환경과 사건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


결국 무기력에 빠지게 되어 버린 것이다.

무기력에 빠져서, 발전적인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취직을 하려는 노력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폐인처럼 지내다 이 책을 읽게 되었고, 무기력을 빠져나오는 방법에 대해서 읽게 되어 무기력을 빠져나올 수 있었을 수도 있었지만, 크게 작용한 것은 동병상련의 마음이랄까. 혼자 겪는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도 똑같은 심정으로 힘들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이는 부분이 있었다.


무기력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이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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