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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o Nov 26. 2016

투명하지 않은 웹 제작 시장과의 싸움

스타트업 연대기 #4

'후회는 없다'라는 생각하에 살고 있지만 최근 들어 아쉬움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 있다.

여러 웹 제작 업체와의 미팅을 가지면서 웹을 의뢰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이 분야에 무지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무지해서 일까?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은

'이 사람이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닌가?' '이게 합리적인 가격인가?'라는 의구심이 미팅 내내 계속해서 생겨났다.

여러 업체를 만나가며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서 조금은 웹 제작 비용에 대해 감을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부터는 그러한 의구심보다는 '옳다', '그르다'라고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많이 부족하지만 말이다.


웹 제작 시장은 아직은 부르는 것이 값이었다.


예전에 컴퓨터가 고장 났을 때, A/S 기사분이 오시면 단순히 전원 부품만 교체하면 되는 상황이어도 다른 부품들도 고장이 났다며 수리를 해야 한다는 기사 말에 거금의 수리비를 지불해야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처럼 웹 제작 시장 또한 아직은 그러했다.

 

3주가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업체를 방문하여 견적을 문의하였다.

마음에 딱히 드는 업체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쳐갔다.

'내가 너무 까다롭게 고르고 있는 건가?'

'다들 비슷비슷한데 그중에서 그래도 나은 업체에 그냥 맡기자.'

정부과제는 기간이 정해져 있기에 더 이상 일정이 늦춰지면 받았던 지원금도 반납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다.

약간의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래도 그중에 나은 업체에 맡기기로 결정을 내렸다. 다음날 아침 연락해서 계약을 하러 가리다 생각하고 나니, 한편으로는 후련한 마음이 들긴 하였지만, 울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다음날 아침.

어찌 된 일인지 연락하려고 한 업체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 견적만 받고 한동안 연락을 안 해서인지 그쪽에서도 약간은 다급하게 말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만나서 얘기를 좀 했으면 해서요."

"네.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무슨 얘기요?" 차분하게 대답을 했다.

"저번 미팅 때 제가 앱 제작은 안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사님께서 원하시는 것들을 다 들어주시라고 해서요. 저희가 웹이랑 앱 전부 제작해드릴게요."

"아 진짜요? 감사합니다. 그럼 언제 만나 뵐까요?"

웹과 앱을 전부 제작을 하고 싶었던지라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당장이라도 계약서를 만들어서 나가고 싶었다.

카이스트 안의 던킨도넛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를 이어 나갔다.

"요즘 다른 업체 견적서는 많이 받으셨어요? 어땠어요?" PM은 근황을 물어왔다.

"아 네, 여러 업체 물어봤었는데 비슷비슷하더라고요."

"앱 제작은 어렵다고들 하시죠?"

"네, 다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어려워하시더라고요."

이 말을 해서였을까?

여러 말들이 오고 간 후에, 앱을 따로 제작해 준다는 PM의 말은 금세 바뀌었다.

"네 사실 저희도 앱 제작은 따로 만들어 드리는 건 어렵고 하이브리드 앱으로 제작해드릴게요."


이 미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업체를 찾기로 했다. 사업이 되든 안되든 마음에 안 드는 업체, 말 바뀌는 업체와는 믿음이 안 가서 계약 진행을 안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서였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주변에 자문도 묻고 여러 방향성을 가지고 다시 한번 업체 선정을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았다. 프로그래밍 잘하는 대학생들을 계약직으로 뽑아서 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있어서 그런 쪽으로도 알아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또한 모험이었기에 쉽사리 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어느 날이었다.

"웹 제작 견적 문의하려고 전화드렸는데요."

"네 사장님 바꿔드릴게요."

잠시 후 전화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사장님의 목소리는 영업성을 띄기보다는 기술자의 목소리를 지녔다고 생각되어졌다.

"안녕하세요 견적 문의하셨다고요?"

사장님은 제작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말하자, 견적금액을 제시하였다.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지금까지는 원하는 내용을 듣고 견적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나의 예산을 물어본 후 예산에 맞는 금액을 제시했었다.

몇 마디를 나눠보니, 진행을 해도 된다는 판단이 서게 되었고 곧바로 미팅을 하기로 했다.


이렇게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나서 함께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게 하는 업체를 만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아서 일까?

지금 하고자 하는 사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백수생활 즐기기라는 글을 연재하고부터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그에 따라 내용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백수생활을 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처음 생각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백수에서 CEO로의 방향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정부지원을 받으면서 지내는 일들에 대해 쓸 예정입니다. 연재는 계속 진행되니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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