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이건 아닌 거 같아
오랜만에 들른 서점은 예전과는 많은 점이 달랐다.
하버드 도서관을 연상시킬만한 근사한 독서등이 있는 독서할 수 있는 장소도 생겼고, 아기자기한 잡화들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예전에는 지금과 다르게 서점에서 책을 읽을 수 없게끔 유도했노라면 지금은 오히려 책을 편안하게 볼 수 있게끔 여러 편의시설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러한 방법으로 성공한 사례가 해외에 있거나, 어느 리서치 업체의 조사 결과 이러한 부분들이 오히려 서점에 오랜 시간 머무르게 해서 매출 증대에 효과를 준다라고 밝혀졌을지 모른다. 아무튼 이용하는 입장으로서는 환영할만한 변화이다.
찬찬히 돌아보던 중, 경영란에 베스트셀러가 눈에 들어왔다.
1위의 팻말 위에 당당히 있는 책에 눈길이 갔다. 아무래도 1위이니
GRIT (당신에겐'그릿'이 있는가?)
처음 듣는 단어였다.
호기심과 함께 일단 책을 구입했다.
베스트셀러인데 한 번쯤 읽어봐 줘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왜 누군가는 중간에 포기하고 어떤 사람은 끝까지 노력해 성공하는가?
성공의 정의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이 뒷문장의 글이 나를 끌어당김과 동시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는 수천수만 가지의 이유가 각자에게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끝까지 해서 시간 낭비를 하느니 차라리 빨리 그만두고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저 글귀는 맞지 않는 생각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무슨 다른 이유라도 있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책을 펼쳐보게 만들었다.
몇 장을 펼쳐보자, 이 책이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저자는 그릿, 성공의 필요조건이라는 제목과 함께 그 예시로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신병훈련인 비스트를 통과하는 사람과 통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를 그릿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이다. 신병훈련의 통과는 포기하는 것이 아니면 왠만하면 통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기 여부에 대해서 그릿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훈련을 받음으로써 지금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상상 이상의 훈련강도로 인하여 앞으로의 생활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다른 길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만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신체적으로 남들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인하여 포기를 하게 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찌 보게 된다면 그 사람들이 포기를 했을지언정 인생의 실패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성공의 요소로 그릿을 들었으며, 그릿이 없는 사람은 실패한 것으로 묘사했다.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록 신병훈련에서 포기는 했지만 다른 방향으로 목표를 바꿔서 성공했을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난 이 책의 저자에게 물어보고 싶다.
"신병훈련을 포기하고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그릿이 있어 신병훈련을 포기하지 않고 군인으로 평범하게 남았다면 어느 쪽이 더 성공할 삶인가?"
저자는 또한 다른 예시로 그릿이 높은 성인일수록 학교 교육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또한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이다. 그릿이 높을수록 끈기가 많은 것이니 학교 교육을 계속 받을 가능성은 클 수가 있다. 적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학교교육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은 그 분야에 흥미나 아니면 집안 형편 등의 여러 가지 변수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의미 없는 조사자료가 될 뿐이다. 조사를 안 하더라도 저러한 이론은 당연히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이다.
결국에 이어지는 내용은 1만 시간의 법칙이었다. 오랜 시간 그 분야에서 그릿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된다면 한국식으로 '달인'이 된다는 내용이다. 달인이 된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자녀의 그릿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있지만 그리 많은 도움이 되지는 못한 내용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느낄 수 있는 바는(어찌보면 '그릿' 작가의 생각과는 달리하는) 그릿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릿을 이끌어 낼 만한 흥미가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릿도 생기고 성공도 할 수 있다.
이상 베스트셀러 '그릿'을 읽고 난 후 감상평이었습니다.
모두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