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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o Apr 27. 2017

JTBC 주관 후보자 토론회를 보고 나서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가운데 가장 방대한 기록을 남긴 사람은 한비자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아마도 '거꾸로 돋친 용의 비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세난'편인 듯싶다.

'세난說難'이란 '유세의 어려움'이란 뜻이다.

오늘날에는 국회의 원이나 대통령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를 '유세'라 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는 선비들이 군주 앞에서 자신의 사상 또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써달라고 주장하는 행위를 '유세'라 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주권이 유권자에게 있으므로 이들 앞에서 유세를 벌이는 게 당연하듯, 군주제 치하에서는 군주가 모든 결정권을 지니고 있으므로 군주 앞에서 유세를 벌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비자, 권력의 기술] 중에서, 이상수 작가 지음.


정책공약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을 할 수 있게 대선후보들을 모셔서 몇 차례의 방송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이제는 대선 후보자들의 유세를 방송을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다.

KBS와 MBC에서 주관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초청대상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시작과 함께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로 인하여 제대로 된 정책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회자 또한 중재 역할이 미흡해 보였으며, 단지 남은 발언시간에 대한 inform만 해주는 정도였다. 방송사에서도 대선 후보자들이 편하게 발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못한 듯 보였다.

이에 반해, 4월 25일 진행되었던 'JTBC 주관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1. 토론을 하기에 적합한 원탁의 테이블을 적용함으로써 질문하는 사람과 질문받는 사람이 서로 바라보면서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형성해 주었다. 이를 통해, 보다 진정성 있는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2. 또한 후보자 스스로 남은 시간을 체크할 수 있도록 각자에게 모니터를 제공해주었다. 그럼으로써 사회자인 손석희 아나운서도 중재 역할에 보다 치중할 수 있었다. 후보자들이 감정적으로 변해가면 사회자는 잠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 또한 잘 수행해주었다고 생각된다.

3. 토론회 시작에 앞서 정치학회 회장이 네거티브보다는 정책토론에 치중해 달라는 첨언을 해줌으로써, 후보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이 또한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다.


JTBC 주관 후보자 토론회를 통해 각 후보자들의 유세를 심도 있게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4월 28일(금) 20시에 진행되는 2차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이미지출처. 대선후보tv토론회/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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